경영 자기계발/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직원이 위험한 이유

스마트북스 2019. 5. 20. 14:49

'척하면 척'이 환영받는 조직?

위계조직에서는 명령을 수행하면 되므로, 이른바 척하면 척하는, 즉 마음이 잘 통하고 아무렇게나 말해도 행간을 읽어 윗사람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윗사람이 한마디만 해도 눈치 빠르게 열 가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최고의 직원이다. 물론 그 열 가지는 모두 윗사람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그래서 위계조직의 직원들은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윗사람의 한마디를 확대 해석해야 한다.

No assumptions, 짐작하지 말 것!

반면 역할조직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를 들었는데 아홉 가지의 오해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위계조직에서야 오해에서 비롯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해도 윗사람이 바로잡아주면 되지만, 모두가 결정권자인 역할조직에서는 다시 처음부터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해야 한다. 그러니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사람은 역할조직 입장에서는 투명하게 소통하지 않는 사람이니 그야말로 위험천만이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말 중에 하나가 “No assumptions”이다. 아무것도 짐작하지 말고 하나하나 다 물어보라는 것이다.

알아서 잘해라 vs 시시콜콜 말해라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제안했는데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사장 : 디자인이 좀 별로인 것 같은데요.

위계조직, 특히 말보다 마음이 통해야 하는 우리나라 기업문화에서는 사장이나 상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알아서 해석하여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바꿔야 할지 막막하지만 눈치껏 사장의 취향을 파악해서 해내야 한다. 그 직원은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나 고객의 취향보다는 사장의 의중을 살피는 데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반면 역할조직에서는 이렇게 대화가 진행될 것이다.

사장 : 디자인이 좀 별로인 것 같은데요.
디자이너 : 어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사장 : 색감이 올해의 대세인 파스텔톤에서 벗어나 있고, 형태도 좀 더 둥글고 친숙한 것이면 좋지 않을까요?
디자이너 : 색감에 대한 의견은 일리가 있는 것 같네요. 형태는 의견을 참고하여 결정하겠습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역할조직, 열을 알려주려면 열 번의 소통이 필요한 환경에서는 이처럼 정확한 피드백이 가능하다. 물론 역할조직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한 디자이너가 최종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사장의 최종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장이나 다른 직원들이 구체적인 피드백을 한다면 디자인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도제식으로 교육하는 경우,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는 자세가 윗사람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다. 물론 하나를 배워 열을 알아야 하는 아랫사람에게는 매우 비효율적인 과정이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역할조직에서는 각자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도제식 상하관계가 아니라, 서로 돕고 멘토링을 해주는 관계가 되며, 교육 또한 위아래가 아닌 평등한 관계에서 지식만을 전달해주는 과정이 된다.
지식을 전달할 때에는 정확한 정보의 전달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라고 하는 것은, 말하지도 않은 것을 마음대로 생각하라는 위험한 주문인 것이다.

이 포스트는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