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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조직 CEO vs 역할조직 CEO, 결정적 차이

스마트북스 2019. 5. 20. 14:51

위계조직 CEO는 종종 신격화된다

위계조직 CEO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다. 조직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사람으로서 회사의 거의 모든 중요한 결정을 담당하며 최종 책임을 진다. 어떠한 결정도 그가 반대하면 취소해야 한다. 회사가 잘되면 그의 덕이고, 잘못되면 그의 잘못된 결정 때문이며, 직원들은 그의 결정을 믿고 따라야 한다.
위계조직에서 CEO는 종종 신격화되곤 한다. 위로부터 내려지는 명령을 빠르게 수행하는 위계조직에서 CEO의 결정사항을 무시하기 시작하면 명령체계가 흔들리고 조직 자체가 와해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의 모든 결정은 믿고 따를 만한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도 지금은 모르지만 미래에는 옳은 결정일 것이다라는 식으로 미래를 보는 CEO의 혜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조직의 명령체계를 흔드는 것보다는,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지금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계조직에서는 회사 전체의 미션보다는 CEO가 한 말이나 생각 등을 더 중요하게 인식한다. 심지어 종종 CEO가 엔지니어보다 엔지니어링에 관한 결정을 더 잘 내리고, 디자이너보다 디자인을 보는 눈이 더 뛰어나다고 간주하기도 한다.
CEO의 명령에 의문을 제기하고 수행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되어버린다. 결정권이 없고, 위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하부 구성원이 CEO의 결정을 무시하고 다른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에서는 문제제기를 해도 CEO가 착한 사람이어서 들어주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CEO가 아랫사람의 의견을 들어주었을 때는 권위가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문제제기가 수용된다 해도 CEO의 의견처럼 활용될 뿐 의견을 낸 사람이 크게 얻을 것은 없다. 반면 CEO가 그 아이디어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의 시간을 낭비한 사람으로 찍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상하 간의 소통은 중요하지도 않고 위험하다는 취급까지 받게 된다. 결국 아래로부터의 소통이란 소원 수리, 아이디어 수집 정도의 의미에 그칠 뿐이다.

역할조직 CEO는 회사 동료이다

역할조직에서 CEO의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 그는 회사를 대표하고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만, 권위를 가진 윗사람이 아니라 CEO의 역할을 하는 회사 동료이다. CEO도 기본적으로 회사 전반의 결정을 내리는 일에 특화되어 있는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또 그가 다른 분야에 전문성이 있지 않은 한, 엔지니어보다 엔지니어링을 더 잘하거나, 마케팅 전문가보다 마케팅을 더 잘하거나, 디자이너보다 디자인을 더 잘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그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는 회사 전반의 중요한 결정사항, 예를 들어 주식 상장을 언제 할 것인가, 향후 어느 쪽으로 사업 확장을 할 것인가, 어느 사업 분야를 포기할 것인가 등의 결정을 내린다. 제품 디자인과 엔지니어의 결정, 마케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낸다 해도 개인의 의견일 뿐 그 이상의 권위를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역할조직의 실리콘밸리 회사들에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비전문가인 CEO가 한 말이 전문가인 우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착한 갑도 갑일 뿐, 결정은 내가 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생각을 가졌다고 존경받는 CEO들은 대부분 착한 갑이다.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사람일 뿐, 동등한 관계에서 전문적 의견과 결정권을 존중하고 전문가를 위해 경영적 관점에서 의견을 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디자이너가 멋진 제품을 디자인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의 위치에 있는 CEO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것이다.

’ CEO : 그 디자인 별로인데? 다른 좋은 디자인을 다시 가져와보세요.

CEO가 명령권자이자 최종결정권자로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면 좋겠지만,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서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럴 정도의 전문성도 없다. 대부분 CEO의 감에 의존해서 결정을 내린다.

착한 갑’ CEO는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착한 갑’ CEO : 멋진 디자인을 해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이 디자인은 회사의 전반적인 이미지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 시대의 흐름에 맞도록 각진 디자인을 없애고, 코너를 좀 더 둥근 느낌으로 디자인을 다시 검토해주세요.

착한 갑 CEO는 디자이너의 노력에 감사하는 말로 시작한다. 다른 CEO들과 달리, 자신의 의견이 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착한 CEO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하겠지만, 그 디자인의 최종 승인은 자신의 권한임을 분명히 한다.

물어봐줘서 고마워, 전문가 판단을 믿어


역할조직의 CEO는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역할조직 CEO : 제 의견도 물어봐줘서 고마워요. 저는 확 와닿지는 않네요. 각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제가 디자인 전문가는 아니니까 당신의 전문적 판단력을 믿을게요.

역할조직에서는 디자이너의 노력에 감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간단히 의견을 더할 수는 있겠지만, CEO가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굳이 강조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만약에 CEO가 디자이너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그렇게 되면 디자이너의 매니저에게 이야기해서 디자이너에게 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 업무성과 개선 프로그램)를 하도록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면 3개월여의 프로젝트의 결과로서 해고를 결정할 수 있다. CEO가 일방적으로 해고할 경우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대부분 인사팀과 그 직원의 매니저에게 그 일을 맡긴다.
CEO에게 디자인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사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그래서 CEO는 자신의 의견을 물어본 것에 대해 오히려 고마워한다. CEO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겠지만, 디자인의 최종 결정은 디자이너가 한다. 나중에 CEO에게 다시 검사를 받으러 올 필요도 없다. 디자인의 최종 결정권은 디자이너에게 있기 때문이다.
, 디자이너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누구에게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라고 감으로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디자인에 대해 아무 질문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결정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한 경우 왜 부족한지, 어떠한 점을 감에 의존해서 결정했는지 사내 문서 시스템인 사내 위키피디아에 정확히 써놓아야 한다.

이 포스트는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