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자기계발/셀트리오니즘

이 회사가 특히 구내식당에 신경쓰는 이유

스마트북스 2020. 12. 28. 17:04

바이어 접대 영빈관, 직원에 개방

해외 고객사나 외부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만든 셀트리온의 영빈관은 현재 임직원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인천 송도가 개발되기 전이었던 셀트리온 창립 초기에 중요한 손님을 모시고 갈 호텔이나 레스토랑이 없어서 만든 곳입니다. 영빈관의 셰프도 국내 유명 호텔에서 스카우트한 실력자입니다.
지하에는 와인 창고도 있습니다. 그랜드워커힐호텔 출신의 김윤기 소믈리에가 와인을 관리하며, 와인 시음을 비롯해 와인 구매, 보관까지 그가 총괄합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보유한 와인의 품질과 등급은 국내 유명 호텔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게 김 소믈리에의 말입니다.
고급 주택을 개조한 영빈관에는 최대 10~12명 정도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방 3개가 있고, 돌잔치, 환갑, 스몰 웨딩 등 직원의 경사시 모임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이용할 경우 음식과 와인 값은 무료입니다. 사내 복지 차원에서 회사가 부담합니다. 10명을 초대한다고 하면 일류 호텔급 요리에 와인까지 100만 원 이상의 혜택을 누리는 셈이죠. 인천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영빈관은 임직원들에게 반응이 좋습니다. 음식도 맛있고 조경도 뛰어나서 1년 치 주말 예약이 꽉 차 있습니다. 셀트리온그룹 전체 직원수가 3000명에 육박하면서 예약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하네요.

직원들 먹는 데 돈 아끼지 말 것

셀트리온 구내식당 풍경 : 사진 출처 센트리온 블로그

셀트리온은 임직원들이 먹고 마시는데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20191월 시무식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하 서정진)은 회식비를 대폭 풀겠다고 했습니다. 청주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신년 인사회에서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올해는 직원 1인당 120만 원을 지급하고 무조건 지역 식당에서 밥 먹으라고 당부했습니다. 회식비 예산도 통제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들 하는데 우리가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소상공인들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 먼저 돈을 풀어야 합니다.”
경제 살리기에 대한 서정진의 생각은 확고합니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간단합니다. 돈을 많이 벌면 돼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느냐면 사람들이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줘야 합니다. 국가경제는 경제학이든 경영학이든 이론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와 관련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예요.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합니다.”
서정진에게 회식은 일하고 싶은 분위기를 만드는 장치입니다.

가장 신경쓰는 곳, 구내식당

셀트리온 구내식당 메뉴들 : 사진 출처 셀트리온식사일지 인스타그램

 

2011년 당시 이순우 우리은행 은행장(이하 이순우)은 은행장 취임 직후 인천 송도의 셀트리온 본사를 견학한 적이 있습니다. 서정진은 회사를 구경시켜주면서 우리 회사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이 여기라며 구내식당을 보여줬습니다.
우리 회사의 주인님들이 식사하시는 곳인 만큼 식단과 인테리어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는 설명도 덧붙였지요. 이순우는 서정진에게 셀트리온의 주인이 직원들이면 너는 뭐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봉사자라고 하더라쇼크를 받고 돌아와서 회현동 본점 7층의 구내식당을 최신식으로 리모델링했다고 했습니다. 이순우는 은행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구내식당을 주말에 결혼식 연회장으로 사용하도록 임직원에게 개방하고 자신에게 배정된 차량을 웨딩 카로 쓸 수 있게 했습니다.
밀레니얼세대에게 회식비 무제한이나 별장 무료 식사권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지 모릅니다. 없어서 못 먹는 시대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셀트리온에는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시작해 밥은 먹여서 보낸다로 끝나는 정서가 남아 있습니다. 밥벌이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밥벌이와 상관없이 밥을 함께 먹는 행위는 분명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포스트는 셀트리오니즘 :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는가를 바탕으로 발췌, 재구성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