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통화량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통화량은 어떤 요인으로 증가 또는 감소하고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인구가 1천명인 가상의 섬나라 통화량을 통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이 섬나라의 통화량은 1천억원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섬나라의 통화량이 1,500억원으로 50%가 늘어났습니다. 섬나라의 통화량은 어떻게 늘어났을까요?
통화량이 늘어나는 요인
2. 섬나라 사람들이 마구 돈을 빌려서 투자에 나서면 됩니다. 예금/대출, 예금/대출이 활발할수록 즉 대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통화량은 급격히 늘어나게 됩니다.
3. 수출을 많이 해서 해외의 달러를 많이 가져오면 됩니다. 또 해외에서 외국인이 달러를 싸들고 와서 섬나라의 주식과 부동산을 사들이고 공장도 지으면 됩니다. 외국 돈이 섬나라로 들어오면 섬나라 돈으로 환전되어 투자되니까 통화량이 늘어납니다.
사실 경제가 발전하면 통화량은 완만히 증가하게 되어 있습니다. 생산물이 많아지고 거래가 늘어나니 당연히 돈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가정한 이 섬나라는 1년 만에 50%라는 경이적인 통화량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화량이 이처럼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1922~23년 1년에 물가가 무려 약 100배 올랐던 1차 세계대전 후의 독일이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200,000,000%라는 최악의 물가폭등을 겪은 짐바브웨, 2017년 물가상승률이 14,000%에 달한 베네수엘라 등에서 볼 수 있는 일이죠.)
통화량이 늘면 어떻게 될까?
통화량이 늘면 섬나라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1. 돈이 많아졌으니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 등 물가가 오릅니다.
2. 돈이 흔해졌으니 그만큼 돈 가치는 떨어지겠죠? 예전엔 천원으로 파 한 단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1,500원을 내야 합니다.(물론 파 같은 농작물은 그해 작황이 좋은지 나쁜지에 따라서도 가격이 영향을 받지만, 일단 딱 고정시켜 놓고 생각해보는 겁니다)
3. 돈이 많아졌으니 부동산이나 주식의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통화량이 5% 증가해서 1,050억원으로 늘었다면? 물가도 위의 예보다 덜 오르고 돈의 가치도 덜 떨어지고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적어지겠죠.
통화량이 줄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는 섬나라의 통화량이 거의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든 상황을 봅시다. 통화량이 왜 늘지 않았을까요? 경기가 침체되면 원금을 못 받을 위험이 크기 때문에 돈을 잘 빌려주지도 않고, 소비와 투자가 적어져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도 줄어듭니다. 통화량은 예금/대출을 반복하는 신용창조 과정을 통해 늘어나는 데 대출이 급감하니 통화량이 거의 증가하지 않죠.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잠깐 통화량이 오히려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통화량이 줄면 섬나라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1. 시중의 통화량이 줄어들었으니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 등 물가가 내립니다.
2. 돈 가치는 올라갑니다.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없으니 돈이 금값이 되고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요.
3. 시중에 돈이 별로 없으니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도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가가 내리고 사람들이 소비도 하지 않고 기업도 투자에 나서지 않으니 경기가 더욱 침체되죠. 섬나라 정부나 중앙은행이 어떻게든 통화량을 늘리기 위해 여러 조치들을 취합니다. 일단 돈이 돌아야 사람들이 소비도 하고 기업도 투자를 하고 그래야 경기가 살아나니까요.
경제는 워낙 다양한 요인이 많아서 통화량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통화량의 변화가 경제상황과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뉴스에 통화량 기사가 자주 나오고, 정부나 기업, 투자자들도 통화량 지표를 주목하는 이유이죠.
이 포스트는 『최진기의 경제상식 오늘부터1일』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