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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오르는데 왜 구두창이 빨리 닳을까?

스마트북스 2018. 9. 18. 16:05

물가가 오르는데 왜 구두창이 빨리 닳을까?

인플레이션이란?

인플레이션(inflation)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걸 뜻합니다.
수요 인플레이션은 수요가 늘어나 생기는 인플레이션입니다. 경기가 좋고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죠.
비용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비용이 늘어나 생기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석유나 철,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물가가 오르죠. 임금, 지대(땅값, 임대료) 등이 상승해도 인플레이션이 생깁니다.
물론 이외에도 유통단계가 늘어나거나 독과점화가 심해져도 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물가상승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더 근본적으로는 통화량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통화 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이 크게 늘어나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여러 효과

물가가 자꾸 오르면 사람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집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대비해서 행동하는 것을 뜻합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기대 인플레이션율로 측정합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한국은행이 조사하는데, 매월 15일 전후 일주일 동안 전국 6,600가구를 샘플로 조사하는 소비자동향조사 중의 한 항목이죠.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을 일정 구간별(1.0% 간격)로 설문조사하여 중앙값으로 산출한 값이지만, 소비자 심리를 잘 보여줍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정부의 물가 억제정책도 잘 먹히지 않고 앞으로 인플레이션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되어 물가가 자꾸 오르면 사람들은 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려고 합니다. 돈을 들고 가만히 앉아서 인플레이션 때문에 손해보기 싫으니까요.

인플레이션 헤지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방어하려고 투자하는 겁니다.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으로는 보통 부동산, 원자재, 주식, 그리고 물가연동채 같은 게 거론됩니다.
구두창 비용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금융 거래가 잦아져 금융비용과 시간 허비가 늘어나는 걸 말합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려고 은행이나 투자시장을 뻔질나게 드나들다 보면 구두창이 닳겠죠?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을 올리느라 제품 포장이나 메뉴판의 가격을 자꾸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서 발생하는 것이 메뉴판 비용이죠. 구두창 비용이나 메뉴판 비용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이죠.

인플레이션이 되면 먼저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오릅니다. 정부도 가격이 높아지니 더 많은 세금을 가져가죠. 과자 하나를 사도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잖아요. 과자 가격이 100원 오르면 세금도 10원 더 많아지는 셈입니다.
물가가 오른 후에 임금은 뒤늦게 따라오르니 그동안
임금생활자의 소득은 실제로 줄어드는 효과가 생깁니다. 그 줄어든 돈은 소리 없이 기업가나 정부로 흘러들어가죠. 이를 인플레이션 세금이라고 합니다. 인플레이션 조세효과도 비슷한 말이고요.

인플레이션으로 누가 이득을 볼까?

 


인플레이션이 되면 이득을 보는 측도 있습니다.
돈 가치가 떨어지면 누가 이득을 볼까요? 바로 채무자입니다.
자동차 기업인 나재벌 회장이 은행에서 1조원을 빌려서 사업을 확장했다고 칩시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자동차의 가격도 따라 올랐습니다. 자동차 가격이 2천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올랐다고 합시다. 예전에는 부채 1조원을 갚으려면 차를 5만대 팔아야 했지만 이제는 45천대만 팔아도 갚을 수 있습니다. 돈 가치가 떨어져 채무부담이 그만큼 작아진 거죠.
반대로
채권자나 예금이나 현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손해를 봅니다. 광필이가 친구에게 2천만원을 빌려주었는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동차 가격이 2천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올랐다면 이제 돈을 받아보았자 자동차 한 대 값이 안 되니까요.
자 그럼 누가 가장 큰 채무자일까요?
대개 가장 큰돈을 빌리는 측은 몇 천억, 몇 조원씩 빌리는 대기업이나 정부입니다. 그리고 월급을 모아 적금이나 연금 붓는 평범한 사람들은 채권자들이죠. 사실 인플레이션은 일반 국민들의 돈이 대기업과 정부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깁니다
    

레버리지와 부의 효과

레버리지(leverage)는 지렛대 효과를 말합니다. 좀더 많은 투자수익을 올리기 위해 빌린 돈을 지렛대로 삼아서 투자를 하는 거죠. 주로 인플레이션 시기에 레버리지 투자를 많이 합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은행 융자를 크게 내어 투자하는 것이 레버리지 투자의 예입니다.
한때 강남에서는 일주일에 아파트 가격이 5천만원씩 올랐다느니 하는 소리가 떠돌았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오르다가 내릴 수도 있고, 팔아서 내 손 안에 들어와야 진짜 수익입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요? 자산의 평가가격이 오르면 돈을 더 쓰게 되잖아요.
부의 효과는 인플레이션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의 평가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자산 가격이 1억원 오르면 소비가 약 200만원 늘어난다고 합니다.
 

인플레이션 수출과 차이나플레이션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대(0.25%)로 인하한 적이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은 저금리의 달러를 빌려서 중국이나 브라질, 한국 같은 신흥국으로 몰려왔죠. 이 나라들은 통화량이 늘어나 물가가 자꾸 오르고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이처럼 미국이 저금리의 달러를 뿌려대어 다른 나라의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을 인플레이션을 다른 나라로 수출한다고 해서 인플레이션 수출이라고 합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죠.
차이나플레이션은 중국발 인플레이션을 말합니다. 2000년대 세계 각국은 값싼 중국산 제품으로 인해 물가를 비교적 낮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인건비도 오르고 국제원자재 가격도 상승해서 중국의 물가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오르니 수입하던 국가들의 물가도 덩달아 오르게 됩니다. 한국도 중국산 제품의 수입이 많아서 차이나플레이션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겁니다.

알아두면 좋은 여러 플레이션
 

이 포스트는 최진기의 경제상식 오늘부터1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