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택시 vs 우버, 경쟁력 차이는? : 4차 산업혁명과 공유경제

본문

우버는 기존의 택시 서비스와 본질적으로는 거의 같다고 보면 장기적으로 우버의 수익률은 기존 택시업계의 수익률로 수렴해간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도심지 운송 서비스인데, 우리나라 택시업계는 기업가치를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우버는 천문학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버 경쟁력은 '규제 회피'?

택시업계의 경우 정부에서 쿼터제로 전체 택시 번호판 개수를 통제하는 식으로 진입규제가 강력합니다. 새로 택시기사가 되려면 이미 번호판을 과거부터 쭉 보유하고 있던 택시회사에 들어가서 사납금을 내고 일하거나, 기존에 면허를 가진 개인택시 기사에게 번호판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를 주고 사야 합니다.
우리가 내는 택시요금에는 택시기사의 노동에 대한 인건비나 차량 감가상각비, 유류비뿐만 아니라 번호판 값에 대한 비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택시 번호판 총량 규제는 마치 사법고시 정원 규제처럼 경제적 지대를 발생시키는 제도이고, 이러한 제도가 처음 생겼을 때 택시 번호판 쿼터를 받았던 업자들은 번호판 가격 상승으로 많은 지대수익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우버의 경우에는 비싼 번호판 값을 내지 않으며, 택시 회사에 사납금을 내지 않고도 그냥 자기 차만 한 대 있으면 택시기사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버 요금을 택시요금보다 훨씬 싸게 책정하더라도, 일반 택시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고, 우버 기사로 일하겠다고 자원하는 사람들이 계속 생기는 것이지요. 참고로 우리의 개인택시 번호판은 수도권 기준으로 수천만 원에서 비쌀 때는 1억 원에 달하고, 택시회사 사납금은 하루 13만 원 정도입니다(택시 사납금은 2020년부터 폐지 예정).
우버의 경쟁력은 이처럼 기존 산업의 진입장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대로 인한 고비용에서 자유롭다는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기업가치 상승의 배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버의 일차적인 경쟁력은 ‘규제회피’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택시와 거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우버는 택시업계가 받는 규제를 거의 회피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택시와 우버가 이렇게 불평등한 대접을 받고 있다면 그 해결책은 두 가지가 가능합니다.
첫째, 기존 택시업계도 각종 규제를 풀어 더욱 경쟁하게 하는 방식이고, 둘째, 우버도 택시와 똑같은 규제를 받게 하는 방식입니다. 둘 중 어떤 방식이 맞다고 생각합니까?

규제와 진입장벽, 어떻게 할까?

출처 : 카카오T 홈페이지

 

기존의 번호판 허가제를 통한 총량 규제는 일종의 진입장벽입니다. 이건 택시 서비스 비용을 높여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번호판이 없는 사람이 새로 택시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비용을 치러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시장에서 이러한 총량 규제식의 인위적인 장벽은 철폐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번호판의 가격이 폭락하면 개인택시 기사들이 반발을 안 할 수가 없지요. 회사 택시기사로 오랫동안 일하며 고생해서 모은 돈으로 비싼 번호판을 샀으니까요.
택시회사도 번호판을 가지고 회사택시 기사들에게 빌려주고 지대를 받아왔으니 당연히 격렬히 반발하고, 회사택시 기사들은 번호판의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은 없지만 기사가 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경쟁이 격화될 것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 번호판이라는 지대 철폐의 과정에서 커다란 저항이 발생하고 많은 사회적 갈등비용이 생겨납니다.
그러다 보니 공유경제 서비스 중에서는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들만 대상으로 한정해서 이러한 갈등을 피해가려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택시의 경우, 우버와 달리 일반인들은 기사가 될 수 없게 막아놓고 철저하게 기존 택시기사들만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기존의 진입장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들로부터 반발이 별로 없었고, 택시를 잡기 힘들었던 지역에서도 온라인으로 쉽게 연결되므로 수요를 늘린다는 측면에서는 기존 택시업계에서 환영을 받았습니다. 기존 산업의 경계와 진입장벽을 유지한 채, 온라인으로 기존 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만 해준다는 제한적이고 타협적인 접근법의 한 예입니다. 커다란 갈등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이점이지만, 대신에 기존의 지대를 없애서 서비스 가격을 대폭 낮추는 것은 어렵습니다.

규제를 피한다고 해서 서비스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우버의 각종 서비스를 보면 놀라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합승에 동의하면 노선에 따라서 합승 승객을 받아 가격을 할인해준다거나, 혼잡시간대와 그렇지 않은 시간대에 따라 가격을 달리 받는다거나, 손님과 기사가 서로를 평가하여 높은 평점을 받은 사람들에게 연결을 더욱 강화해주는 등의 서비스가 있습니다.
우버의 이런 서비스는 기존 택시업계에도 큰 자극이 될 것 같습니다. 우버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든 아니든 간에, 우버의 플랫폼 혁신은 얼마든지 모방할 수 있으며, 실제로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IT 기업들의 진출로 기존의 전통적인 산업 영역도 부가가치를 크게 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IT 융합으로 전통산업 혁신 가능할까?

IT 기술을 대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전통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유경제나 O2O 서비스의 경우 IT기술이 주로 수요와 공급의 매칭 부분에 접목되고 있으며, 실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여전히 지극히 전통적입니다.
우버도 운전은 기존 택시와 똑같이 사람이 직접 하고, 에어비앤비도 손님이 자고 가면 사람 손으로 침구 정리와 청소를 직접 해야 하는 것은 기존 숙박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프라인상에서 물리적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까지도 자동화되지 않는다면,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자율주행으로 택시를 운전하거나, 로봇이 직접 방을 청소하고 이불을 수거해서 세탁하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않는다면, 노동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IT 기술의 도입이 전통적 서비스산업을 더욱 활성화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반면에 그 산업의 전통적인 고유한 속성이나 실제로 일을 하는 방식은 미래에도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전통산업에서 IT 융합이 얼마나 깊이 있게 이루어질 수 있느냐에 달린 것인데, 아직 IT 융합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포스트는 4차 산업혁명, 당신이 놓치는 12가지 질문(남충현, 하승주)를 바탕으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