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 Maslow의 욕구 단계 이론은 어떤 욕구가 충족되어야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
생리 욕구생리 욕구가 충족되면 사람은 이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전 욕구를 느낀다. 신체적, 생리적 안전도 중요하지만, 지금 자신이 가진 사회적 지위와 회사 내 역할에 대한 안정성도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직원을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미션을 함께 이루어가는 프로페셔널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언제든 직원을 해고할 수 있지만, 직원들이 잘릴까 걱정하면서 회사를 다니는 경우도 거의 없다. 많은 비용을 들여 힘들게 검증하고 데려온 프로페셔널 파트너를 해고하고 싶어 하는 회사는 없다.
반면 직원을 프로페셔널 파트너로 보지 않고 시키는 일을 잘하는 일꾼이라고 생각하는 회사는 안전 욕구를 위협하여 일을 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직원 행복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잘리고 싶어?”, “너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아!”, “영원히 휴가 가고 싶어?” 같은 메시지로 안전 욕구를 끊임없이 위협한다. 이런 회사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3. 애정·소속 욕구
건강하고, 배도 부르고, 휴식도 충분히 취했고, 회사에서 때리는 사람도 없고, 잘리는 것도 두렵지 않다면 일단 행복을 느낄 기본 요소는 다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이러한 행복의 요소를 갖추지 못한 채로 긴 세월을 살아온 전후 세대와 산업화 세대는 요즘 젊은 세대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행복은 생리 욕구와 안전 욕구를 갖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애정과 소속의 욕구는 주로 가정에서 충족되는 욕구다. 그렇지만 회사에서도 팀 안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으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 가운데 각 직원의 성취가 높아진다. 회사 일을 애정을 가지고 할 수 있다.
직원은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다. 에너지를 공급하고 일을 시키면 결과가 나오는 로봇과 달리, 소속감을 가지고 팀원들과 좋은 팀워크를 이룰 때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분기별로 평일 하루 날을 잡아 야외 활동을 하면서 팀 빌딩을 하고, 일대일 미팅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분기별 야외 활동은 도보 여행, 자전거 타기, 자동차 경주, 세그웨이 경주, 탈출 게임 등 팀원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것으로 한다.
4. 존경 욕구
존경은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낮은 자존감은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존경 욕구는 외부의 평가보다 스스로의 평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존경 욕구를 채우는 데 좋다.
내가 만난 한 매니저는 늘 긴장감을 조성했다. 나를 다른 엔지니어들과 비교하면서 더 뛰어난 엔지니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했다. 이 매니저와 함께 일할 때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자책과 불안함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또 내가 실수한 부분을 다른 사람이 볼까 봐 숨기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작은 잘못이 큰 사고로 돌아오는, 좋지 않은 경험도 몇 번 했다. 그럴수록 자신감은 더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그 뒤에 다른 매니저를 만나면서 나는 자존감을 회복했다. 그는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있는 것이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었다. 엔지니어들마다 장단점이 있고 내게도 분명 단점이 있지만, 내 장점이 팀과 회사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내가 더 많이 기여하려면 뭘 보완하면 좋을지를 정확히 피드백해주었다.
내가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내 단점 때문에 회사에서 잘리거나 쓸모없는 존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은 나는 당당해졌고, 일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단점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보완해야 할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늘 부족하니 더 나은 무언가가 되라는 말은 내 행복에도, 내 일에도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왔다. 반면 회사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가치 있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 성장하리라 기대한다는 말을 듣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
회사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다. 다음과 같은 욕구가 충족되기만 하면 된다.
1. 생리 욕구 : 잘 먹고 잘 쉰다.
2. 안전 욕구 : 협박이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다.
3. 애정·소속 욕구 : 팀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갖는다.
4. 존경 욕구 : 회사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기대받는다.
5. 자아실현 욕구 : 자신의 장점과 전문성을 살려 자발적으로 기여한다.
즉 회사가 직원을 일꾼이 아닌 프로페셔널 파트너로 대하고, 회사 미션에 직원이 기여한 바를 회사와 직원이 함께 기뻐하면 된다.
반면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회사에 있는 것이 불행해진다.
1. 생리 욕구: 늘 피곤하고 힘들다.
2. 안전 욕구: 일 못하면 잘린다고 협박당하거나 폭언을 듣는다.
3. 애정·소속 욕구: 팀원들끼리 경쟁한다.
4. 존경 욕구: 다른 사람들과 늘 비교당하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5. 자아실현 욕구: 싫어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
즉 회사가 직원을 프로페셔널 파트너가 아닌 미덥지 못한 일꾼으로 대하면서 온갖 협박으로 직원에게 일을 강요하면 된다. 협박이나 강요 속에서 일하면 좋아하는 일도 싫어지게 마련이다.
이 포스트는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회사는 뭐가 다를까』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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