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역할의 전문성을 중요시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세계 최고 전문가를 고용하고 싶어 한다. 최고의 경영자, 최고의 디자이너, 최고의 시니어 엔지니어, 최고의 주니어 엔지니어, 최고의 인턴을 뽑기 위해 국적, 성별, 나이, 학교를 가리지 않는다. 단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사람인지는 중요하게 고려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엔지니어도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고,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들 중에서 회사의 각 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재 한 명을 찾기 위한 과정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며 리쿠르터에서 면접관들까지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실리콘밸리에서 인재 선발은 대부분 서류 심사, 전화 면접, 초청 면접, 오퍼레터의 단계를 거친다.
회사 면접 과정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사람이 리쿠르터다. 우리나라에서는 헤드헌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리쿠르터들은 주로 계약직으로 회사에 고용된다. 그들은 회사에 일자리가 생기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연락하고, 면접 자리를 마련하고, 입사 지원자가 최종 합격해서 오퍼레터에 사인하면 상여금을 받는다.
리쿠르터는 자신이 찾은 입사 지원자가 그 자리에 얼마나 적합한지 꼼꼼히 서류 심사를 한 뒤 승산이 있다고 생각되면 지원자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면접을 잘 볼 수 있도록 돕고, 회사가 이 지원자에게 더 좋은 연봉(및 주식)을 제시하도록 설득한다.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지원자가 최종 합격하여 고용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인재를 찾고 인재들이 회사를 찾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1. 서류 지원
미국 회사들은 대부분 수시 채용이기 때문에 언제나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IT 기업 대부분이 한 번 떨어지면 1년 내에 재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작은 회사는 다를 수 있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은 이력서가 하루에도 수십만 통 도착한다. 서류 지원을 통해 전화 면접의 기회를 얻을 확률이 극히 낮다. 그럼에도 서류 지원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선택지다.
2. 캠퍼스 리쿠르팅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이 매년 1~2회 열리는 캠퍼스 리쿠르팅에 참여하기 위해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본 대학을 방문한다.
캠퍼스 리쿠르팅은 서류 지원에 비해 훨씬 쉽게 전화 면접으로 연결된다. 학교로 리쿠르팅을 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열린 마음으로 지원자들을 만난다. 특히 면접관으로 오는 사람들은 그 학교 출신인 경우가 많다. 공통점이 많으니 훨씬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을 잘 보면 이후 전화 면접 대신 캠퍼스 면접(On-campus Interview)을 볼 수 있다. 캠퍼스 면접을 잘 보면 바로 본사에 초대되어 면접을 볼 수 있다. 가난한 유학생일 때는 비행기와 렌터카, 숙소, 식사 등을 제공해주는 면접이 즐거운 여행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에 가서 면접을 치르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그렇지만 몇 번 해보면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하기 싫은 경험이 되기도 한다.
학교의 취업지원 팀도 이력서 작성법, 면접 복장, 나눠야 할 대화 내용 등 다양한 면접 교육을 제공한다. 내 경우, 재학 시절 학과에서 케이터링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면접관들을 만나는 자리에 갔는데, 이때 친구들과 모의 면접을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3. 링크드인 검색
링크드인은 이력서와 유사한 프로필을 올릴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다. 리쿠르터들은 링크드인 검색을 통해 현재 회사에서 일하고 있거나 인턴십 경험이 있거나 석사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학생에게 구인 메시지를 보낸다. 이 경우 대부분 바로 전화 면접으로 이어진다. 링크드인에 프로필만 잘 써놓아도 여러 회사에서 계속 연락이 온다. 대학을 졸업하면 링크드인 프로필 점검은 필수다.
4. 직원들의 추천
실리콘밸리 기업에 취업할 때 인맥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가령 구글에서 엔지니어를 뽑을 때 구글 직원이 그 자리에 맞을 것 같은 엔지니어를 리쿠르터에게 추천하면, 리쿠르터는 소개받은 사람을 최우선으로 검토한다. 물론 지인 추천이라고 해서 면접 과정이 쉬워지지는 않지만, 어쨌든 면접 볼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
이 포스트는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회사는 뭐가 다를까』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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