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장의 위기상황과 경영진 교체를 계기로 우리 농장이 새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농장을 이끌고 싶었다.
우선 인사 원칙에 관한 틀을 잡고 싶었다. 주주들이 농장의 법적 주인일지는 모르지만 내 눈에 비친 현장 직원들의 농장 경영에 대한 기여는 일반 제조업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특히 지금 근무하는 직원들은 어려운 시절을 함께하고 있는 역전의 용사들이 아닌가? 나는 농장 직원들을 파트너로 대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나는 새 출발에 걸맞은 새로운 인사 원칙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우리 농장의 고용 형태를 ‘정규직’을 원칙으로 했다. 신용불량자로 입사한 농장 직원의 경우, 회사가 채무를 우선 변제하여 신용을 원상회복시킨 뒤 정규직원으로 전환했다.
‘직원은 회사의 파트너’이므로 회사 경영 상태를 직원들에게도 수시로 공개했다. 우리 농장은 결산을 포함한 농장의 재무 내역을 모든 직원들과 공유한다. 그리고 매년 결산 후 실현한 수익의 일정 부분은 직원들의 성과 보상으로 지급하는 원칙을 도입했다. 스톡옵션 제도도 도입하여 농장의 장기적 성장에 기여하는 직원들은 농장의 가치를 장기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성과 보상 체계를 명문화했다.
기왕 농장 대표로 축산인이 된 이상, 우리 농장을 좋은 농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좋은 농장이란 무엇일까?’ 나는 수시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광의의 개념에서 농축산업은 먹거리 산업이다. 농사를 잘 짓고 가축을 잘 키워야 생산자는 소비자의 식탁을 안전하고 풍성하게 할 수 있다. 나는 우리 농장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좋은 돼지농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내가 주목한 것은 우리 농장이 위치한 홍성군 결성면 우리 마을이었다. 돼지농장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가축을 키우는 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없앨 수는 없다. 깨끗한 공기, 좋은 환경은 마을 구성원 모두가 누려야 하는 일종의 공공재이다. 우리 농장은 돼지를 키우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환경적으로 우리 마을에 폐를 끼치고 있다. 주변 환경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마을과 상생하는 농장’은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농장’에 이어 내 마음속에 각인된 좋은 농장의 미래상이다.
이 포스트는 『나는 돼지농장으로 출근한다』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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