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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내정치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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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정치는 나쁘지 않다 잘못하면 나쁘다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정치가 시작된다. 정치는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는 방법을 결정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학술적 정의를 따르자면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 할 수 있다. 어떤 권위를 부여해서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자연상태에서는 한정된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폭력이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부서가 더 많은 예산을 가져오길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예산이 가장 많이 할당되기를 바라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정치의 본질은 이익 싸움이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극심해지고 지저분한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또한 정치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혐오와 극단적인 편 가르기를 이용하기도 하고, 돈과 권력이 있는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도록 행동하기도 한다.

한편 정치의 발전이 참정권의 확대과정이었듯, 회사가 민주화되고 발전할수록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맨 윗사람이 자원을 분배할 때에는 그의 룰만 제대로 파악하면 되지만, 결정권자가 늘어나면 고려해야 할 지점이 많아진다.

 

역할조직의 사내정치는 어떻게 다른가?

역할조직에서는 모든 사람이 결정권자이다. 모든 사람이 결정권자라면 끊임없이 정치활동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자원배분의 양상이 미세하게 조정되기 때문이다.

한창 성장하는 스타트업은 자원이 많고 사람은 적기에,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도 된다. 문제가 크게 비화되지 않고 사내정치를 잘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런데 회사가 커질수록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자원은 무한정 늘어나는 것이 아니므로 정치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진다.

이 경우 리더십과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 매니저가 되고 팀을 대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와 팀의 가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예산을 많이 가져올 수 있는데, 이때 제대로 된 규칙이 없으면 가치를 부풀려 더 많은 자원을 독식하는 사람도 생기게 된다. 정치를 잘 못하는 사람이 그런 자리에 있다면 그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사내정치가 없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며 그런 회사는 존재할 수도 없다. 사내정치를 안 한다는 것은 자원배분을 위한 토론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스템이 잘 짜여 있거나, 아니면 위에서 시키는 대로 무조건 한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사내정치가 없어야 한다기보다는 사내정치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내정치를 잘 하는 두 가지 조건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연공서열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리더가 되는 시스템의 경우, 정치에는 관심도 없고, 막상 하려면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리더가 되면 안 된다. 리더십과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 매니저가 되고 팀을 대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은 리더가 되면 돈을 더 많이 받고 권력도 더 많이 가지게 되며, 나이와 경험을 중시하는 연공서열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를 하기 싫은 사람이 끝까지 팀원으로 남아 있어도, 그들이 회사에 기여하는 가치에 따라 공정한 보상이 충분히 돌아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명확한 규칙이 있어야 한다

회사에서 자원배분의 의사결정이 윗사람의 마음에 따라 결정되면 치열한 눈치 싸움이 생긴다. 목표를 확인하고 토론을 통해 자원배분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든, 빅데이터 분석으로 의견을 뒷받침하든, 아니면 누군가에게 전권을 일임하든 간에 명확한 규칙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내정치가 눈치 싸움과 이전투구의 장이 되어버릴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사내정치

실리콘밸리 회사에도 사내정치가 있다. 물론 자원배분이 항상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사내정치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신의 팀이 더 중요한 일을 했는데도, 다른 팀에서 이것을 무시하며 자원을 더 많이 배분받아 가는 일도 종종 생긴다. 그래서 리더는 정치를 잘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사내정치가 사내 자원을 배분하는 데 필요한 의사결정 도구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그것을 얼마나 공정하게 만드는지는 각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이자 믿음의 문제이며, 회사도 자원배분을 위한 공정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가장 안 좋은 것은 사내정치가 존재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내정치를 부정하고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온갖 눈치 싸움과 술수로 자원을 배분하는 방법밖에 없어진다. 실제로 존재하는 사내정치를 부정하면 무정부 상태가 되어 오히려 힘과 협박과 거짓말이 자원을 얻는 수단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 포스트는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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