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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제가 찾아 헤맨 한혈마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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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랑받는 황제 한무제

전한시대의 황금기를 이끌어 오늘날까지 중국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황제인 한무제 유철은 BC 141년에 16세의 나이로 즉위했습니다. 그는 아버지인 한경제의 열한 번째 아들이었으며 심지어 후궁의 소생이어서 왕위계승 서열에서 한참 뒷줄에 선 인물이었으나 러나 어머니 효경황후의 뛰어난 모략에 의해 옥좌를 차지할 수 있었죠.
22세 때부터 수완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화폐개혁을 실시해 지하경제를 양지로 이끌어냈고, 소금과 철, 술의 전매제도를 통해 국가재정을 튼튼히 했습니다. 이때 확립된 염철 전매제도는 이후로도 중국 세수의 근간이 됩니다.
왕위에 오른 지 2년 뒤인 BC 139, 한무제는 먼저 장건을 서역 월지국에 사신으로 파견했습니다. 이때 장건이 개척한 길이 그 유명한 비단길(실크로드)입니다. 당시 한나라의 주요 생산품은 비단이었는데 이 비단을 서역에 팔아야 수익이 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서역으로 가는 도중에 흉악한 흉노 놈들이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비단을 안정적으로 많이, 잘 팔기 위해서는 이들을 반드시 제거해야 했습니다.
마침내 한무제는 흉노 정벌을 결심합니다. 한무제의 용단 이후 약 220년에 걸쳐 한과 흉노는 전쟁을 벌였고 이 전쟁의 최종 승자는 한나라였습니다. 한무제의 흉노 정벌은 여러 차례에 걸쳐 행해졌는데, 그중 흉노에게 막대한 타격을 입힌 전쟁은 네 차례 정도였습니다.

한무제의 군대

전한시대 한무제의 군대는 병과 사이의 분업이 잘 이루어진 선진적인 군대였습니다. 이에 반해 유목민족이었던 흉노는 전형적인 기병 위주의 군대였죠. 한무제의 군대는 특히 진법이 상당히 발달해 있었는데, 보병 위주의 군대였음에도 불구하고 흉노의 기병에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고, 어느 정도 흉노 기병에 대한 전투가 가능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진나라 때부터 써온 노궁은 한무제의 군대에서도 여전히 주력 병기였습니다. 한무제의 노궁병들은 화살을 입에 물고 장전하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는 신속한 재장전을 위해서였죠. 심지어 노궁을 연속발사할 수 있는 장치들도 개발되었습니다. 다만 연속발사 장치는 재장전이 까다롭고 효과도 생각만큼 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무제의 군대는 노궁기병도 운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았는지 이후에 노궁을 이용한 기병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노궁을 대형화시킨 쇠뇌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투석기도 사용되었습니다. 한무제의 군대는 고대 군대임에도 원거리 무기에 상당히 신경썼다는 이야기입니다.

궁기병 군대, 흉노

반면 아시아 최초의 유목민족이었던 흉노는 모든 성인 남성이 기마와 기사말 위에서 활쏘기가 가능한 전형적인 궁기병 군대였습니다. 흉노가 사용한 활은 단일 목재로 만든 일반적인 환목궁이 아닌, 두 가지 이상의 소재를 혼합한 합성궁이었습니다. 환목궁은 어느 정도 이상 힘을 주면 부러지기 때문에 위력에 한계가 있었지만, 합성궁은 앞면에는 동물의 뿔과 같은 강한 소재를, 뒷면에는 동물의 힘줄과 같은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해 활 자체의 탄성 강도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합성궁은 연강수량이 250~500밀리미터 미만인 스텝 기후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는 합성궁의 탄성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합성궁은 중원 북쪽에 위치한 내륙 지역 유목민족의 전형적인 무기로 간주됩니다. 스텝 기후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합성궁인 각궁이 사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고대 전쟁에서 말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흉노족은 중앙아시아 특산인 말을 사용했는데, 이 말은 추위와 거친 먹이에 잘 견디며 지구력이 강할 뿐 아니라, 다른 짐승에 대한 저항력도 강하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또한 흉노족 전사들은 항상 말 서너 필 이상을 끌고 다니며 사냥 직전에 항상 새 말로 갈아타는 유목민족 특유의 전통을 전투에서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당연히 전투력과 기동력이 좋을 수밖에 없었죠.

붉은 땀을 흘리는 천리마, 한혈마

한무제는 흉노를 제압하려면 흉노의 말보다 더 힘 좋고 빠른 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 한무제의 귀에 서역의 대완국(오늘날 투르크메니스탄)에 하루 천 리를 달리고 피처럼 붉은 땀을 흘리는 말(한혈마)이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한혈마는 실제로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360킬로미터나 되는 카라쿰사막을 횡단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한무제는 무려 7만의 병사를 소모하며 가까스로 암수 합쳐서 한혈마 3,000마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혈마는 오늘날에도 세계 최고의 명마로 취급되며,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토크멘터리 전쟁사 이세환 기자의 밀리터리 세계사. 고대편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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