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부터 창업 이후 지금까지 주어진 일에 몰입했기 때문에 오늘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고민한 것들이 내 몸에 체득되고 실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법이니까요. 땀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고 도전하세요.”
월급 70만원을 받는 디자이너였던 홈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27세에 사표를 내고 창업에 나섰습니다.
그녀는 어떻게 성공의 열쇠를 잡았을까요?
그녀가 키워낸 회사 데코뷰는 2016년 170억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연 매출 330억원을 내다보는 홈 인테리어 전문 기업으로 성장 중입니다.
디자인팀에 소속돼 있었지만 백화점 매장과 소통하는 일도
, 백화점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도 어느덧 그녀의 업무가 됐습니다. 자신의 고유 업무를 벗어나 제품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습니다. 중견 기업만 됐어도 경력이 일천한 사원한테 그런 업무를 주지는 않았을 텐데, 이 회사는 오히려 해보라고 등을 떠미는 분위기였습니다.
그즈음 경쟁사에서 그녀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왔습니다
. 정미현 대표는 이직을 결정하면서 그 기준을 디자인에 전념할 수 있는 곳으로 정했습니다. 2005년 가구 품목을 메인으로 하는 인테리어 전문 기업에 입사했습니다. 패브릭 담당자가 없었던 만큼 그녀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디자인을 할 수 있었죠. 하루 평균 디자인 시안만 10개를 냈고, 원가와 판매가를 함께 고려해 상품화했습니다. 사장은 일벌레인 그녀를 아꼈고, 어느 순간 그녀의 일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사실 웹 기술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요. 그래도 어느 순간 HTML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닥치니까 했고, 해야 하니까 끝까지 버텼어요.”
정미현 대표는 자신의 집을 사무실 삼아 혼자 일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동대문 도매상가에서 원단을 구매해 공장에 주문 제작을 맡겼고, 완제품 사진을 옥션에 올려 팔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인부터 원단 공수, 공장 오더, 다림질까지 모든 과정에서 자신의 손을 거친 제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무척 감격스러웠고, 고객 반응도 좋아서 이만하면 창업을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해 12월 정미현 대표는 ‘데코뷰’라는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했습니다. 데코레이션(decoration)을 선도하면서 데코의 뷰(view)를 제시하겠다는 철학을 담은 이름이었죠. 옥션을 통해 고객의 반응에 자신을 얻은 그녀는 웹호스팅업체 카페24를 통해 데코뷰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첫 아이템은 주문 제작 커튼으로 정했습니다.
“당시 30평 집 기준으로 거실과 방 3개를 꾸밀 커튼을 주문 제작하려면 150만원 정도가 들었어요. 하지만 데코뷰가 내놓은 주문 제작 커튼은 50만원 선으로 시중가의 3분의 1 수준이었지요. 게다가 포인트커튼을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내놓으니까 고객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기존 인테리어 회사들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데코뷰의 전략은 차별화된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이었습니다. 트렌디한 감성을 담기 위해 자카드나 자수지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원단 선택과 제한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면이나 시폰 등으로 원단을 다양화하면서 디자인의 선택지를 넓혔습니다. 또한 대량 생산 체제에 비해 생산 비용이 클 수밖에 없는 주문 제작을 선택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죠.
“주문 제작이란 영역을 대중적으로 풀기 위해선 원단비, 재단 시간, 봉제 시간, 인건비 등을 전체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개별 비용의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원가 계산이 가능하지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느 누구보다 그것을 확실히 익혔고, 그게 창업 과정에서 소중한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거죠. 덕분에 주문 제작 시장에서 기존에는 없던 단가가 가능했던 거예요.”
물론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던 첫 시도에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공장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무조건 할 수 없다고 버티는 공장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설득이 안 되면 결국 같이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행히 그녀와 호흡이 맞는 공장을 만나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미현 대표가 자신의 기준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끌려다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고집한 결과죠.
단골이 하나둘 늘면서 사업도 조금씩 안정됐습니다. 2007년 봄 일산 행신동에 쇼룸을 겸한 사무실을 얻었습니다. 사업은 순조로워 그해 말에 사무실을 화정동으로 옮겼고, 이듬해에는 30평대 넓은 공간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커튼으로 시작한 사업이 불과 매트커버 등 침구류, 쿠션과 방석 등 데코레이션, 앞치마와 식탁보 등 주방 소품, 실내화와 티슈커버 등 인테리어 소품, 낮잠이불과 범퍼 등 키즈 제품 등으로 다양해졌습니다.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자 2012년에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정미현 대표의 철학을 엿볼 수 있죠.
데코뷰는 창업 초기부터 하나의 제품을 4가지 콘셉트로 디자인했습니다. 디자이너가 제시하는 스타일링이 고객 각자의 개성과 취향에 맞추어 집을 꾸미는 다양한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죠. 그래서 데코뷰의 상징도 카멜레온입니다. 세상의 흐름을 발 빠르게 읽어 고객의 개성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디자인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죠.
“비싼 원단으로 좋은 디자인을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데코뷰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디자인을 제시함으로써 차별성을 확보합니다. 트렌디하면서도 베이직해요. 계속 보면 질리는 트렌디함이 아니라 3년이 지나든, 5년이 지나든 베이직하게 다가서는 디자인이지요. 그래서 우리 디자이너들한테 중산층의 집에도 어울리고 고시원 원룸에도 어울리는 디자인을 고민하라고 주문합니다.”
정미현 대표는 몇 년 안에 우리나라 패브릭 브랜드도 유럽이나 미국의 유명한 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글로벌 리빙 시장을 선도하는 덴마크 리빙 브랜드인 블루밍빌레(Bloomingville)나 하우스닥터(House Doctor)를 넘어서고 싶습니다. 현재 데코뷰는 패브릭 중심이지만 향후 영역을 넓혀서 고객의 홈 스타일링 전반에 녹아드는 브랜드로 성장할 거예요. 그래서 디자인의 본고장유럽으로 역진출하겠습니다.”
2016년 데코뷰의 매출은 170억원이었고, 올해는 33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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