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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음식’을 연결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다 : 박현린 인디고네프 대표

경영 자기계발/그녀의 창업을 응원해

by 스마트북스 2017. 6. 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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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음식’을 연결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다

박현린 인디고네프 대표

“창업은 자기 자신이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면 찾아오는 기회인 것 같아요. 창업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뛰어드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창업으로 연결되는 셈이죠. 관심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면서 차근차근 준비하면 창업 세계에 진입할 수 있을 거에요.”
박현린 대표는 ‘기억에 남는 한 끼 식사’를 표방하며 인디고네프를 창업하여 세계요리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프랑스 유학 시절, 다른 문화권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각자의 음식을 나누며 대화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고,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박현린 대표.
귀국 후 에어비앤비 활동을 통해 '공유' 개념을 접하고 이를 음식 문화에 접목하면 좋겠다 싶었답니다.
그녀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글로벌 시대, 젊은 세대의 취향을 읽다

“20169월 원파인디너를 통해 알려진 요리의 재료와 요리법을 배송해주는 원파인박스를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론칭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펀딩이 끝난 후에 더 사고 싶다는 피드백이 계속 있어서 사업으로 키울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외국에 나가지 않고 외국의 음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원파인디너를 시작으로 원파인박스까지 성공시킨 인디고네프의 성장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읽어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그 특별한 성장 뒤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박현린(36) 대표가 있었습니다.

여행자처럼 살고 싶다

박현린 대표는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사촌동생과 일본 오사카와 교토 등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대학생 신분으로는 처음 떠난 여행이었던 데다 부모의 동행 없이 사촌과 둘이 다녀왔던 만큼 자유로운 첫 번째 여행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자유롭게 여행하자는 게 모토였기 때문에 항공권은 물론 숙소와 현지 이동교통수단을 알아보는 것도 모두 직접 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싶다는 생각에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는데, 좁은 게스트하우스 거실에서 10여 명의 친구들이 영어와 일어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답니다.
대학 3학년 겨울방학에는 프랑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평소 미술사에 관심이 많아서 미술관 투어를 해야겠다는 게 일차 목적이었어요. 파리와 남부의 니스, 동부의 스트라스부르 등에 숙소를 잡고 보름 일정으로 다녀왔어요. 여자 혼자 배낭여행 간다고 하면 아버지는 허락을 안 할 게 뻔해서 어머니한테만 말씀드렸죠.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저 혼자 여행 다녀온 줄 모르세요.”
긴 여행은 아니었지만, 해 질 녘 레스토랑 테라스 한편에 앉아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와인을 음미했던 시간은 너무나 평화롭고 행복해서 그냥 이렇게 이곳에서 이방인처럼 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오래도록 했다고 해요    

파리에서 친구와 음식으로 위로받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그러한 열망이 더욱 커졌고, 마침내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선 언어를 익히기 위해 20033월 프랑스 리옹에 있는 불어 어학당 알리앙스프랑세즈에 들어갔고, 그해 여름 리옹2대학에 있는 어학원에 입학했습니다. 리옹의 어학당에는 불어를 배우러 온 학생들이 많아서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답니다.
그녀는 20039월부터 아비뇽대 컬처앤커뮤니케이션과에 다녔고, 졸업 후에는 파리1대학 예술대 문화사회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파리 입성이 이뤄졌지만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답니다. 석사 논문을 준비할 때는 지도 교수가 모욕적인 언사로 상처를 주는 일도 적지 않아 스트레스가 많았고, 먼 이국땅에서 받은 상처는 깊은 외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과 함께하는 저녁 파티였다. 각자 음식을 한 가지씩 준비해오는 포틀럭 방식이어서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일본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었죠.
우리 음식을 갖고 가야 하니까 저도 요리를 만들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불고기나 잡채를 했고 나중에는 된장찌개나 김밥 등을 만들었습니다. 원래 요리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포틀럭을 하면서 각국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음식 맛에 대해 서로 품평도 하면서 호기심과 흥미가 생겼어요.”
20068월 그녀는 석사 학위를 받았고, 명품 브랜드 끌로에에서 인턴 생활을 하다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에 정직원 자리가 생겨 통역과 번역 일을 맡게 됐습니다.
대사관에서 1년 남짓 일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문화는 물론 경제, 국방 등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과 따뜻한 안부 인사를 건네며 지낼 수 있다는 점도 큰 위로가 됐고요.”   

에어비앤비에서 공유의 가치를 보다

딸이 6년이나 타국에서 지내자 귀국을 원하는 아버지의 간절한 뜻을 외면하지 못한 그녀는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가 하시는 스테인리스스틸 무역이 산업 성장기에는 블루오션이었는데, 2000년대 중반부터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아버지는 제가 옆에서 조언도 해드리면서 의지가 되어주었으면 하고 바라셨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제게 가족이 어려울 때는 힘이 되어주는 게 맞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그게 가슴에 깊이 와닿더라고요. 도와드릴 수 있을 때 돕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파리에서 충분히 자유롭게 나의 생활을 즐긴 만큼 이제는 가족을 위해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죠.”
고국에 돌아온 지 1년 되던 2010, 그녀는 결혼을 하고 이듬해에는 아들도 얻어 평범한 생활을 이어갔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허전함이 한 번씩 진하게 밀려왔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생활이 그리웠고, 국제적 교류가 딱 끊긴 채 우물 안에 머물러 있다는 자괴감도 들었죠.
그런 그녀의 눈에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사이트인 에어비앤비(Airbnb)가 들어왔습니다.
아버지 일을 돕던 중에 파리로 출장을 갔는데, 혼자 가는 거라 현지인 집에 머물고 싶었죠. 그때 에어비앤비를 통해 유학 시절 제가 살던 집 근처에 빈방을 구해 며칠 머물렀는데, 공유의 가치를 이렇게도 실현할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했죠. 제가 그 집에 머물 때는 집주인인 대학생이 고향에 가 있을 때라 서로 메시지만 주고받았는데, 정말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이었어요. 이후에도 종종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 이런 공유의 콘셉트로 새로운 뭔가를 한다면 정말 의미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후 그녀는 오피스텔을 구해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로 활동했습니다. 출장 혹은 단기 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했는데, 어떻게 하면 이들이 한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어떤 음식을 소개해야 만족할까 등을 고민해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즐거웠죠. 그러다 외국인에게 한국의 평범한 가정식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에어비앤비와 집밥을 연결시키는 서비스를 구상했습니다. ‘공유라는 콘셉트와 세계인의 공통 언어인 음식을 연결시킨 것이죠.

글로벌 문화를 요리로 연결하다

2013년 가을 박현린 대표는 그녀와 비슷한 고민을 하던 대학 선배 박세현 이사와 뜻을 모아 공동 창업에 나섰습니다.
박세현 선배도 음식을 소재로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제 생각을 얘기했더니 너무 재미있겠다며 당장 같이 해보자고 하더군요. 박세현 선배는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문화를 이어주는 일이 궁극적인 꿈이었는데, 그 일의 가장 밑단에 있는 게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어요.”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요리로 강한 유대감을 경험했던 그녀는 그렇게 음식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2014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준비를 시작해 그해 7월 말 인디고네프라는 법인을 세웠습니다. 인디고네프는 개개인의 활동(Individual+Go)을 새로운(Neuf) 방식으로 지원하는 회사란 뜻을 지녔습니다. 개개인의 재능을 발굴하고 그 열정과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인디고네프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그 첫 번째 도전으로 기억에 남는 한 끼 식사라는 뜻을 가진 원파인디너를 20162월 선보였습니다.
“200만에 가까운 외국인들이 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원파인디너는 음식을 통한 문화 교류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 중에서 요리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만든 음식을 직접 먹어보거나 배울 수 있도록 식사를 중개하거나 요리법을 공유하는 것이지요.”
즉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외국 사람을 만나 현지 음식을 먹으면서 새로운 음식 문화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일반 고객은 소셜 다이닝 형식으로, 가족이나 친구, 회사 모임은 디너나 쿠킹클래스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스페인, 이탈리아, 몽골, 중국, 일본, 프랑스, 그리스, 터키, 체코 등 10개국 16명의 호스트(음식 제공자)가 참여하고 있죠.
외국 문화를 경험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주 고객층이 젊은 세대여서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저녁 모임도 늘고 있으며, 요리법을 하나둘 동영상으로 올리면서 외국 요리를 배우는 사이트로도 명성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20개 이상의 요리법이 올라가 있는데 각 음식에 스토리를 담기 위해 호스트의 인터뷰도 함께 올려놓았죠.
원파인디너를 통해 음식을 통한 교류의 장을 열었다면, 원파인박스는 그동안 축적한 음식 문화 자료를 기반으로 요리 재료와 요리법을 배송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원파인디너가 음식을 통한 문화 교류 플랫폼을 표방했다면 원파인박스는 음식과 문화를 함께 배달한다는 콘셉트를 갖고 있어요. 박스 안에는 요리법과 2인분 식재료, 그리고 그 요리를 둘러싼 문화 및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자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온전히 원재료를 중심으로 소스 만드는 방법부터 푸드 스타일링까지 세세하게 알려드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그것이 그 음식을 온전히 이해하는 방법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박현린 대표가 원파인박스를 내놓은 계기는 원파인디너를 통해 세계 요리를 맛본 고객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파인디너를 이용한 고객들이 이구동성으로 집에서도 직접 그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재료가 문제였던 거죠. 특히 향신료는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애써 구했어도 양이 너무 많아서 조금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결국 버리게 되더라는 거지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쿠킹 박스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던 겁니다.”
현재는 외국 음식의 요리법과 원재료를 제공하는 수준이지만, 조만간 간편 버전의 원파인박스를 만들어 요리할 시간이 적은 맞벌이나 1인 가구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 음식 문화의 한 축인 테이블웨어에서도 각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개개인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디고네프는 식기며 식탁보 등 주방 용품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 포스트는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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