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뉴스테이블로그
‘뉴스테이’라고 불리는 기업형 임대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개인이 99%를 차지하던 민간 주택 임대차 시장에 드디어 기업이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죠.
뉴스테이란 간단하게 요약하면, 기업이 아파트를 대규모로 매입 또는 신축하여 임대사업을 하면서 임차인들에게 8년간 주거기간을 보장하는 사업입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장기간의 임차기간이 보장되고, 임대료 인상률이 매년 5% 이하로 제한된다는 것이 장점이 있습니다.
뉴스테이 사업자들은 8년간의 임대기간 동안에는 월세를 받고, 이후에는 분양을 해서 팔거나 임대를 계속하거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사업을 하면서 새로 증축되는 분량을 아예 통째로 뉴스테이 사업자에게 넘겨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태까지 기업이 주택 임대 시장에 들어오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돈이 안 되어서’였습니다. 전세라는 제도와 함께 나타나는 ‘시장 평균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낮은 이익률’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저금리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기업이 자금을 훨씬 쉽고 싸게 융통할 수 있게 되었고, 정부가 세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게다가 초기 임대료는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률 관리가 가능합니다.
뉴스테이를 비롯해 기업의 주택 임대차 시장 진출은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임대 시장에 매우 중요한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앞으로 전세는 점차 소멸할 것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월세 시장인데, 여기에서는 어떤 변화가 생겨날까요?
첫째, 기본적으로는 임차주택의 공급이 늘어날 것입니다.
기업이 임대 공급의 주체에 추가되었습니다. 기업들은 월등한 자금력과 사업 기획력을 가지고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의 공급이 늘어날 것이고 시장의 질도 변화할 것입니다. 일단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둘째, 월세가 좀 더 비싸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형 공공임대주택인 뉴스테이가 은행금리에도 못 미치는 월세로 공급될 수는 없습니다. 이로 인해 월세가 아무래도 현재의 수준보다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임대사업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더 커질 것이니, 월세도 그 비용 부담에 맞추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임대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법적으로 깔끔해질 것입니다.
일단 이상한 갑질을 하는 집주인들은 줄어들 것입니다. 집에 보일러가 터졌는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무시하거나, 월세가 밀렸다고 쳐들어와서는 고함을 지르는 일도 기업형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월세가 밀렸다면 그저 조용히 ‘퇴거 명령장’ 같은 것을 집으로 배달하는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보일러가 터졌다면 수리를 요청하는 것도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사실 이런 방식이 임차인이나 임대인 모두에게 훨씬 깔끔합니다. 법적으로 정해진 권리와 의무가 분명한데, 왜 서로 얼굴을 붉히면서 싸우겠습니까?
한국의 주택 임대 시장은 그동안 월세와 전세가 경쟁하는 관계였습니다.
전세는 월세에 비해 비용부담이 적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지만, 개인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목돈을 요구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적 분쟁이라도 생긴다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사기 등으로 날리는 일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금융 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전세가 계속 유지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거액의 전세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유일한 주거 선택지가 월세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의 임대 시장 진출은 개인에게만 쏠린 시장의 구조를 다양화할 뿐만 아니라 온갖 전근대적인 관행이 판치는 시장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대한민국 부동산 7가지 질문』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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