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에서 근무 중인 김기남 과장은 10년째 만년 과장인데다 급여도 별로 오르지 않는 걸 답답해했습니다. 회사가 탄탄한 실적을 올리고 있고, 자신도 최선을 다해 일하며 성장에 일조하고 있으니 이번에는 연봉협상을 단단히 하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김기남 과장은 만약 급여를 올려주지 않으면 그만둔다고 말할 것이라며, 사장에게 연봉 인상을 강력하게 어필할 만한 말이 무엇인지 내게 물었습니다.
“과장님, 10년째이면 지난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도 이 회사에 다니셨겠네요? 그때 많은 회사들이 힘들었는데 과장님 회사는 괜찮았나요?”
“힘들긴 했지만 우리 회사는 그래도 사정이 좀 나았어요. 당시 이 지역에서 급여가 밀린 회사도 여럿이었고 바로 옆 회사는 부도가 났지요.”
“경영자 입장에서만 보면 회사가 힘들었어도 월급 한 번 밀린 적 없이 경영을 잘한 거네요. 그렇다면 이번 연봉협상에서는 ‘금융위기 때 회사가 안정적이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고 또 감사했습니다’라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과장님이 사장님께 연봉 인상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사장님도 회사를 잘 경영하고 있다고 인정받고 싶을 수 있으니까요.”
협상의 목적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문제는 상대편도 똑같이 이익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협상은 사장님이든 김기남 과장이든 둘 중 한 사람이 기꺼이 기분 좋게 양보할 때 성공합니다.
이때 핵심은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해주는 것입니다. 이는 상대방의 의견에 무조건 따른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너의 입장은 이런 것이지’라고 물어주고 그것을 인정해줄 때, 상대도 내 말을 들어줄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협상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윈-윈 전략입니다. 이 연봉협상에서 김 과장은 실제 숫자(돈)를 얻는 것이고, 사장님은 인정이라는 감정을 얻는 것이지요.
“연봉도 오르고 진급도 했어요. 돌아보니 금융위기가 닥쳐 다른 회사가 부도날 때 우리 회사는 건재한 것이 천만다행이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월급 한 번 밀린 적 없었던 당시가 기억나더군요. 그래서 사장님께 ‘한 번도 그런 말씀을 못 드렸는데 감사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라고 한 것이 전부였어요.”
김 과장이 내게 전해온 말입니다. 김기남 과장의 경우는 운이 좋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인정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합니다.
경제가 힘들수록 남에게 공감해주려는 사람보다는 공감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그런 것처럼 상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상대방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습니다. 정말 상대방이 듣고 싶어 했던 말을 할 때, 그들이 공감을 받았을 때 내 말에 귀를 기울여줍니다. 협상은 그런 것입니다. 내가 얻으려고 하기 전에 상대방을 더 챙겨주려는 마음을 보여주기만 해도 그 협상은 이미 절반 이상 성공한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밀』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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