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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이] 아주 작은 인정, 그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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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이] 아주 작은 인정, 그거면 됩니다.

서울에서 상당히 큰 모텔을 운영 중인 분을 만났습니다. 모텔 시가, 월수입, 지금 어떤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지 등 자신의 경제력에 대해 길게 말씀하시더군요. 하지만 어쩐지 남모를 아픔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더 자신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듯했습니다.

남은 뭐라고 해도 관심 없지만...

모텔을 운영하다 보면 속상한 일도 많고 곤란한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많죠. 하지만
남이 뭐라고 하든 관심 없습니다. 제가 돈을 많이 버니까 시기하는 거죠. 한국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기만 치지 않는다면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게 답 아닌가요?”
, 맞습니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모은 돈이니까요. 다만 제가 궁금한 것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장님.”
제가 생활비도 많이 주고, 저축도 많이 하고, 가끔 해외여행도 보내주니 가족들도 나쁠 게 없죠.”
가장으로서 나의 수고로움을 가족들이 몰라주고 인정해주지 않아서 속상하고 외로울 때가 있잖아요. 가장이신 분들을 만나면 그런 마음을 토로하실 때가 많습니다. 사장님도 그런 순간이 있지 않으셨는지요?”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 못한 속사정

이 분께 고향 선배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정말 조심스럽게요.
돈을 꽤 많이 벌던 고향 선배 한 분이 이민을 간다고 해서 의아했던 적이 있어요. 막상 선배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무척 공감되더라고요. 저도 많이 속상했고요.
선배는 유흥주점을 운영했거든요. 그런데 득남을 하자 아내가 나중에 아이에게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려주지 않을 거라고 하더래요. 가족을 위해 일하는 건데, 가장 잘 알아줘야 할 아내가 그런 말을 하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속상하고 가족에게까지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잠도 오지 않고 존재 이유까지 흔들리더래요. 결국 선배는 사업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이민을 갔습니다. 제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다양한 분들과 만나며 그분들 이야기를 듣고 아픔에 공감하다 보니, 혹시 사장님께서도 그런 마음고생은 없으셨는지 살피게 되네요.”
순간 그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담뱃갑만 만지작거리며 오 분 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화를 내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기다리는데 이렇게 말했습니다.
,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아내와 같이 상담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최근에 비슷한 문제로 크게 다투었는데 너무 속상했습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어떻게 제 마음을 표현해야 될지 몰라 그렇습니다. 부탁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얼마 전, 아이 학교에서 아버지 면담이 있어 참석하려고 했더니, 아내가 선생님이나 다른 학부모들이 그 지역 유흥가의 모텔 사장이 애 아버지인 걸 알면 도움이 안 된다며 말렸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부부싸움을 했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내가 너무 야속했답니다. 하지만 말주변이 없어자기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화만 낸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대요. 그 일이 있은 후 벌써 일주일 넘게 부부간 대화가 끊겼답니다. 일도 재미가 없어졌고, 일을 하면 뭐하나 싶었다고 합니다. 고민이 많아지고 모텔을 팔고 다른 사업을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이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정말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원하는 것은 아주 작은 '인정'

사모님을 만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사모님, 혹시 사장님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생각해보셨는지요?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가장 원하는 것은 바로 인정입니다. 쉽게 말하면 칭찬일 수도 있겠네요. 내색하진 않았지만 사장님은 밤낮이 뒤바뀐 생활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도 가장, 남편,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잘해내고 싶어서 견디신 거지요. 힘들지만 가족이 행복하고 또 잘되면 좋겠다는 생각 하나로 견뎌오던 분에게 며칠 전 사모님이 하신 말씀은 벼락과 같은 충격이었을 거예요.”
그날 부부는 나를 중재자로 삼아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부분의 부부싸움은 서로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중간에 말을 끊거나, 상대방의 처지와 상황을 공감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라고 주장할 때 커지곤 합니다. 모처럼 서로의 마음을 교환하는 자리를 가졌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

가족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힘듭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 때, 나의 상황이나 고민 및 처지에 대해서 공감받지 못할 때,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고 그것이 곧 갈등이 되어 싸움이 됩니다.
그래서 가족은 일부러라도 대화를 늘려야 합니다.
내 마음은 이렇다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상대의 마음도 한번 들어보세요. TV리모컨, 스마트폰에서 잠시 손을 떼고 가족과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삶의 에너지이자 희망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밀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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