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는 “실적이 좋은 종목이 상승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연한 말 같죠? 그래서 실적이 좋은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 우량종목을 싸게 살 기회로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➊ 기아차는 연이어 2006년과 2007년 영업이익이 -1,253억 원, -554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➋ 2008년에 들어 영업이익은 3,085억 원, 당기순이익은 1,138억 원으로 모두 흑자로 전환되었습니다.
➌ 2006~07년 기아차의 주가는 실적부진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턴어라운드를 시작한 2008년부터 실적이 상승하기 시작하고, 2009년 상승세가 계속 이어졌을 것입니다.
대충 이렇게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 기아차의 주가가 실제로 실적과 같이 움직였나요?
기아차는 2006~07년 실적이 적자였으므로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2008년 기아차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죠? 그럼에도 주가는 오히려 15,000원에서 5,700원까지 무려 62%나 하락했습니다. 만약 실적이 나아지는 것을 보고 2008년에 1억 원을 투자했다면, 한때는 겨우 3,800만 원이 남았을 것입니다.
물론 그 후 기아차의 주가는 84,000원까지 상승했지만, 2008년의 턴어라운드를 보고 투자한 사람들의 심정은 과연 어땠을까요?
6개월이 지난 2008년 7월을 보면, 주가는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41,00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래도 2008년 실적이 2007년 실적보다 좋았으니, 주가가 최소한 2007년 고점인 87,000원 선까지 오를 수 있을까요? 이 경우 수익률은 2배가 넘습니다. 정말 이 시점에 실적을 믿고 한 번 더 매수해야 할까요?
그런데 예측과 달리, 주가는 2008년 10월 19,000원 근처까지 떨어졌습니다. 만약 2008년 1월 1억 원을 투자해 54,000원에 매수했다면 겨우 3,600만 원이 남았을 것이고, 41,000원에 매수했다면 4,700만 원이 남았을 것입니다. 이제 주가가 19,000원까지 떨어졌으니 매수할 타이밍일까요?
다행히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008년 11월 17일 16,707원을 저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만약 그해 10월에 샀다면 최저점은 아니더라도 발목 근처에서 산 셈입니다. 그러므로 2008년 10~11월은 당시 최적의 투자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이후 2011년에 무려 175,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불과 약 3년 만에 2008년 11월 저점대비 10배나 오른 것입니다. 하지만 실적만 보고 2008년에 투자했다면, 2007년에 비해 주가가 거의 1/5 토막이 났으므로 지옥 같은 1년을 보냈을 것입니다.
이처럼 주가의 흐름은 실적 추이와 동일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6~09년 실적이 꾸준히 상승한 반면, 주가는 2007년 고점인 87,000원부터 78%나 하락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예를 보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실적이 좋은 종목은 결국 상승하는구나’, ‘그냥 실적 좋은 종목을 사고 가만히 있으면 되겠네.’ 하지만 실제로 주식계좌의 자산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있으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7~08년 78%나 떨어졌죠? 1,000만 원이 220만 원이 되는데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물론 주가는 결국 기업 실적, 기업 본연의 가치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러나 기업 실적이 나아진다고 해도 주가가 언제부터 상승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죠.
그럼,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의 차트를 분석해볼까요? 차트 분석을 하면 주가의 상승 혹은 하락을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차트는 ‘이중바닥’이라는 추세전환형 패턴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 흐름이 지속되는데 이중바닥 패턴이 출현하면 흔히 매수 타이밍으로 봅니다.
차트를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2009년 2월 이중바닥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때 샀다면, 2008년 11월 17일의 최저점은 아니더라도 무릎 아래에서 산 셈이라 이후 대세 상승기를 충분히 누려 10배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차트를 읽을 수 있었다면 매수 타이밍을 잡는 데 유용했겠죠.
아울러 차트 분석은 투자의 시간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기투자가 아닌 중기 이하의 투자 스타일을 추구한다면, 차트 분석은 반드시 필요한 공부라는 점을 기억해두세요.
이 포스트는 『주식투자 오늘부터1일』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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