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에서 생존하는 애런과 실리콘밸리에서 혁신하는 브라이언 이야기
국민소득 3만불 시대, 어떻게 일할 것인가?
시키는 일보다는 자신의 재능에 맞게 일하는 사람들.
여러 부서를 돌며 ‘회사’에 적합한 인재가 되기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업계’에 적합한 인재가 되려는 사람들.
누군가는 그들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위계적인 기업에선 이런 사람이 필요하지 않았다.
조직에 충성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모두가 평준화되는 한국 대기업 위계조직, 모두가 자신의 색깔을 내는 실리콘밸리 역할조직.
누군가를 벤치마킹한다면 더 이상 구글, 애플, 넷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가 아니다.
혁신의 시대는 등수와 격차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양성’과 ‘아이덴티티’로 이야기한다.
교육수준이 올라가면서 이제 우리는 스포츠카를 타는 것처럼 더 큰 업무역량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기업문화는 그에 맞춰 변화하지 않았고, 이전 시대에 안전을 중시하며 만들었던 속도 제한과 신호등을 그대로 유지했다. 따라서 그 안에 갇혀버린 고학력 전문 인력들은 지옥 같은 답답함을 맛보게 되었다. 그동안 열심히 돈을 모아 산 스포츠카를 시속 40km로 속도가 제한된 길에서 운전해야 하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쌓아올린 실력과 전문성도 위계조직의 틀에 갇히니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똑똑한 사람들이 회사에 들어가서 바보가 되어버리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_본문 중에서
다음 날 회사에 가서 매니저에게 내 실수로 2만 달러가 사라졌다고 고백했다. 매니저는 잔뜩 위축되어 있는 내게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했다.
‘괜찮다고? 2만 달러인데?’ 의아해 하는 내게 매니저는 회사 프로젝트들의 위험부담이 0%일 수는 없기에 항상 이런 사고가 생기는 것을 가정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에게는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매니저는 나에게 포스트모르템을 쓰자고 했다. (중략) 그런데 10분쯤 뒤 이메일로 답장이 오기 시작했다. “자세히 써줘서 고마워!”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드디어 해결이 되겠구나!” 응? 사람들이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왜 고맙다고 하지? 이것이 나의 첫 ‘비난하지 않는 포스트모르템 문화의 경험이었다._ 본문 중에서
나는 에어비앤비를 좋아하고 지금의 일을 사랑하지만, 에어비앤비를 위해서 희생하거나 헌신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뛰어난 엔지니어로 성장해서 또 다른 곳에서 멋지게 쓰이거나 사업을 하고 싶다.
이처럼 자아실현을 위해 커리어를 쌓는 것을 목표로 하면, 회사에서 일을 하지 말라고 해도 열심히 하게 된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내 커리어에 손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로 편하게 휴가를 가질 수도 있다. 나의 휴가를 위해 회사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커리어 발전을 잠시 멈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회사에서는 직원을 뽑을 때 물어본다.
“당신의 커리어 발전에 우리 회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_ 분문 중에서
저자 유호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문과 출신 엔지니어이다.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에서 영어영문학과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같은 학교에서 문헌정보학 석사를 마쳤다.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정보학 박사과정 중 트위터에서 이메일을 받고 면접 끝에 입사하게 되었다. 트위터 입사 후 초보 엔지니어에게도 자율성을 부여하는 문화가 놀랍고 이해가 가지 않아 몇 년간 그 근본원리와 기업문화에 대해 연구했다.
새로운 도전을 찾아 트위터 퇴사 후 에어비앤비에 입사했으며 더 자유분방하면서도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시스템에 매료되어 기업문화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다.
2017년에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에 관심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선후배들과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여 함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토론하면서 ‘역할조직’의 개념을 정립했으며, 긴 토론 끝에 나온 글과 그림으로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를 출간했다.
실리콘밸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은 하기 싫은 것이고, 삶은 일로부터의 해방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깨지고, 일은 삶의 목표를 완성시켜가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커리어를 위해 동기부여가 된 직원들을 가진 회사가 어떠한 힘을 얻게 되는지, 그들을 어떻게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기업 성과를 낼 것인지, 나아가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면 어떠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토론하고 싶어하며,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또한 그 과정이자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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