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저축 많이'의 부작용?
재테크 관련 책들은 하나같이 돈을 모으려면 ‘저축을 먼저 하고 남는 돈으로 여유 있게 생활하라’라고 말합니다. 남는 돈이 적은데 어떻게 여유 있게 생활하라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런 방법 외에는 저축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저축을 하고 남는 돈이 터무니없이 적어서는 안 됩니다. 일단 돈을 묶어놓으면 추가로 돈을 융통할 방법이 없었던 과거에는 적금을 들어놓으면 나머지 돈으로 절약해서 생활하는 게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각종 금융 회사들이 앞다투어 돈을 빌려주겠다고, 그러니 먼저 돈을 쓰라고 권합니다. 결제를 미루면서도 돈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신용카드 할부와 리볼빙, 휴대폰 소액 결제, 현금서비스까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쓰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돈이 없어도 쓸 수 있는 방법이 많은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굳은 의지로 적금을 들어놓고도 생활비가 많이 모자라면 우리는 남은 생활비에서 사는 방법을 찾는 대신 눈앞에 손쉽게 잡히는 신용카드를 쓰기가 쉽습니다. 그러다 신용카드 대금이 쌓여 감당하기가 어려워지면 어렵게 모았던 적금을 깰 수밖에 없고요. 이렇게 굳은 결심으로 저축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남는 것은 ‘나는 역시 안 돼’라는 좌절감뿐입니다.
수입의 딱 1%만 저축해볼까?
그러므로 처음 저축을 시작할 때는 무조건 많은 돈으로 적금을 들기보다는 적은 돈이라도 끝까지 저축을 함으로써 돈을 모았을 때의 성취감을 누려보라고 권합니다. 《수익 먼저 생각하라》의 저자인 마이크 미칼로위츠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높여주는 기업 컨설턴트입니다.
그는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 비용을 분기별 1퍼센트씩 줄이고, 수익률을 분기별 1퍼센트씩 늘려보자고 제안하는데요.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 무리 없이 계획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개인의 저축에도 효과적입니다. 지금은 아무리 살펴봐도 저축할 돈이 없다면 수입의 1퍼센트부터 저축을 해보세요. 100만 원을 번다면 1만 원을, 200만 원을 번다면 2만 원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아무리 수입이 적고 나갈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오직 수입의 1퍼센트라면 지금까지 수입의 100퍼센트로 해오던 것을 수입의 99퍼센트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이미 저축을 하고 있지만 추가 저축이 필요하다면 현재 수입 대비 저축률을 계산해보고 거기에서 1퍼센트씩 늘려보세요. 200만 원 수입 중에 50만 원을 저축하고 있다면 저축률이 25퍼센트입니다. 그러면 저축률을 26퍼센트로 올려 52만 원을 저축하다가 그 상태가 익숙해지면 다시 1퍼센트씩 올립니다.
금액은 쪼개고, 기간은 짧게
현재 저축 가능한 금액을 쪼개서 적금을 들고, 만기 일시를 단기로 잡는 것도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50만 원을 저축할 수 있다면, 50만 원을 통째로 적금을 드는 게 아니라 20만 원 적금 하나와 30만 원 적금 하나로 나눠서 들어보세요. 50만 원으로 적금을 들고 있다면, 예기치 않게 돈이 필요할 경우 50만 원짜리 적금을 모두 해지해야 합니다. 반면, 20만 원과 30만 원 적금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면 둘 중 하나만 해지해서 해결할 수 있기에 적금을 유지할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기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만기의 경험이 없다면 은행에서 가입 가능한 가장 짧은 기간으로 적금을 들어보세요. 3개월, 6개월부터 시작해서 그 적금이 만기되었을 때의 기쁨을 맛봅니다. 한 번 만기까지 적금을 유지해보면 설사 금액이 적더라도 만기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그 뿌듯함을 느끼면 적은 금액일지라도 계속 저축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신상 저축상품에 혹하지 말자
요즘에는 금융 소비자들의 저축 욕구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저축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는데요. 모 은행에서는 1,000원부터 10,000원까지 적은 금액으로 시작해 매주 불입액을 늘려가는 26주 적금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적은 금액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는 상품이지만, 저는 이런 상품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더라도 매주 금액이 증액되면 불입액이 빠른 기간 내에 올라가기 때문에 매달 입금해야 하는 금액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한 개인이 쓰는 지출액에도 항상성이라는 게 있어, 따로 체크를 하지 않아도 매달 비슷한 금액을 지출하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달 저축액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그 속도로 지출액을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매주 금액이 납입되니 한달 저축액이 얼마인지 매번 헷갈린다는 단점도 있고요. 이 정도는 저축하고 싶다는 마음에 무리해서 적금을 넣거나 새로운 아이디어 적금, 이율이 높다는 적금만 찾아다니다보면 결국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해지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작은 성공도 엄연한 성공
작은 성공부터 이뤄내는 아이디어는 절치부심해서 큰 성공을 이뤄낸다는 이야기만큼 섹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낮은 기준일지라도 일단 시작을 하고 끝까지 유지해낸 경험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나를 저축과 친해지게 할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미스 페니의 『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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