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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자율주행, 어디까지 왔을까? : 4차 산업혁명과 자율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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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의 단계사진 출처 : 웨이모 사이사진 출처 : 웨이모 사이트 홍보동영상 캡처트 홍보동영상 캡처

자율주행에는 여러 단계가 있는데, 제일 낮은 단계는 우리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하여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인간 운전자의 피로를 상당히 줄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단지 차의 속도만 자동으로 조절되고, 핸들 조작을 통한 방향 전환은 자동으로 되지 않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이보다 좀 더 나아가면, 고속도로나 차량 전용도로에서 스스로 차선을 따라가는 단계입니다.
그다음 단계는 차량 전용도로가 아니라 일반 시내주행까지 하면서 길을 찾아가고, 차선을 변경하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나 무단횡단하는 보행자와 같은 우발적 상황까지 전부 대처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처럼 차량 전용도로만이 아니라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시내주행의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 완전한 자율주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율주행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구글의 웨이모Waymo입니다. 이 차는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미국 25개 도시의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 운행을 했습니다.

구글 웨이모는 자율주행이 어느 정도 가능하죠?

인간 운전자가 항상 감시해야 하는 수준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인간 운전자가 탑승한 채로 자율주행 시험 운행을 했습니다. 평소에는 운전대를 놓고 자율주행 모드로 내버려두다가, 도중에 인공지능이 도로상황에 제대로 대처를 못해서 위험할 것 같으면 인간 운전자가 핸들을 빼앗아 위기상황에서 탈출합니다. 마치 운전강사가 연수 차량에 학생과 같이 타서 지켜보다가 개입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정된 도로에서는 대부분 성공적으로 자율주행을 했지만, 일부 상황에서는 상황 통제에 실패해서 인간 운전자가 핸들을 빼앗기도 했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구글 웨이모에 실제 도로 시험 운행을 허용하는 대신, 자율주행 모드가 에러를 일으킨 경우를 모두 주정부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2014~15년에 49대의 구글 자율주행차가 총 682천 킬로미터를 시험 운행하는 동안, 인간 운전자가 실제로 341번 개입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272번은 자율주행 장치에서 에러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인간 운전자에게 핸들을 넘겼고, 69번은 인간 운전자가 위험을 감지하고 핸들을 직접 조작한 경우입니다. 그중 최소 13번은 인간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충돌사고가 발생했을 상황이었다고 합니다<가디언>, 2016112일자 기사).
따라서 현 상황은 크게 복잡하지 않은 도로에서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오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인간 운전자가 항상 감시하고 있어야 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반자율주행 옵션들을 묶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스마트센스, 기아자동차의 드라이브 와이즈, 혼다의 센싱 등입니다.
보통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Advanced Cruise Control, 앞차와의 간격을 인식하여 앞차가 서면 따라 멈추고, 앞차가 출발하면 같이 출발하는 기능에다 차선 유지, 전방 추돌 방지, 후측방 차량 감지 등의 기능이 들어갑니다. 최근 이런 옵션 묶음은 200만 원 정도인데, 이 정도면 거의 전면 보급 단계에 들어와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반면 구글 웨이모는 2009년부터 10년째 테스트만 진행 중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우버에서 시험 중이던 자율주행차가 보행자 사망사고를 일으켰고, 테슬라도 자율주행 도중에 고속도로에서 운전자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재의 반자율주행 옵션과 개발 중인 완전 자율주행 기능 사이에는 엄청나게 큰 간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자율주행은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불규칙하고 돌발적인 상황에 취약

운전자에게 휴식을 권하는 현대자동차 스마트센스 (사진 출처 현대자동차 공식 포스트)

자율주행도 인공지능의 응용이므로 인공지능 기술의 일반적 특징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인공지능은 분명하게 정의된 룰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루틴한 상황에서는 적응을 잘합니다. 그러나 게임의 룰이 매우 복잡하고, 루틴에서 벗어나는 예외적인 상황이 자주 발행하는 경우에는 매우 취약합니다.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따라 계속 달리는 경우나, 대관령처럼 인간 운전자가 힘들어하는 급경사가 반복되는 길도 잘 통과합니다. 문제는 시내주행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예외적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끼어드는 차에 대응한다든가, 좌회전이나 유턴을 하면서 서로 차선이 겹친다든가, 보행자가 갑자기 무단횡단을 해서 도로에 뛰어든다든가 등. 자율주행차는 이와 같은 불규칙적이고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데는 아주 취약합니다.
바로 이 점이 이미 오래전부터 전철이나 비행기에는 자율주행이 실용화되었는데, 자동차의 자율주행은 훨씬 더딘 이유입니다. 현실적인 방법이 반자동인데, 고속도로나 차량 전용도로처럼 인공지능이 잘 적응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고, 복잡한 시내도로 같은 경우 인간이 운전대를 잡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여객기 운행에서 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이착륙은 복잡하고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하므로 인간 조종사가 담당하고, 대신에 이륙하고 나서 크루즈 비행을 할 때는 오토파일럿 모드에 맡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단계를 넘어서 완전 자율주행까지 가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음주운전, 졸음운전처럼 운전자의 문제나 고의로 하는 난폭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가 많습니다. 만약 무인운전이 가능해지는 수준이라면, 이런 사고는 아예 없어질 것이고 도로는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요? 어중간한 반자율 주행이라면 오히려 운전자의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어 사고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으니 아예 무인운전을 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너무 위험하니, 얼른 무인운전 시스템을 만들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자율주행, 과연 더 안전할까?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자율주행이 더 안전하다는 것은 기계는 인간과 달리 고장이 나지 않는 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계의 고장은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비를 제대로 하면 거의 0에 수렴할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기계 작동의 경우에는 맞는 이야기지만, 현재의 인공지능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요즘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니, 딥러닝Deep Learning이니,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니 하는 인공지능 기술들은 정확하고 확정적인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적으로 일반화된 확률적 답을 구하는 시스템입니다. 기존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작동방식이 미리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인다는 점에서 연역적이라고 한다면, 인공지능 기술은 케이스들을 일반화해서 스스로 작동의 룰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귀납적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인공지능은 확률적으로 언제든 틀린 답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 미리 프로그램된 대로 움직이는 일반적인 기계는 고장이 나지 않는 한 에러가 발생하지 않고, 에러가 발생하면 곧 고장을 의미하지요. 하지만 인공지능은 고장이 나지 않아도 확률적으로 꾸준히 에러가 납니다. , 에러가 나는 것 자체가 정상 작동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확률적으로 에러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재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운전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마치 인간 운전자가 확률이 낮긴 하지만 단순 실수로 인해 사고를 내듯, 인공지능도 비록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꾸준히 사고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주판을 이용해서 계산하는 것은 틀릴 위험이 많으니, 엑셀을 이용하라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위험하니 무인자동차를 이용하자는 말은 꼭 들어맞는 말은 아닐 수 있겠군요. 그래도 역시 ‘통계적’으로 사람의 음주나 졸음, 난폭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면, 기계에게 맡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도로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그것은 어떤 도로 구간을 달리느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야간에 트럭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야간에는 트럭 때문에 고속도로를 달리기가 무섭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고속도로 구간에서 차선을 따라 달리는 것은, 자율주행으로 구현할 때 가장 신뢰성이 높고 에러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인공지능은 피곤하다고 졸음운전을 하지도 않으니 더 안전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시내의 복잡한 도로상황에서는 인공지능이 적응하지 못하고 오류가 발생하면서 사고가 날 수 있는데, 문제는 인간이라면 매우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도 인공지능은 유연성이 크게 떨어져서 피하지 못하고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도로의 특성에 따라서 오히려 인공지능이 더 위험한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예전에 영국 BBC에서 테슬라 자동차를 자율주행 모드로 테스트 도로에서 달리게 했습니다.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 거기에 맞추어 속도를 줄이면서 정확하게 잘 섰습니다. 도로를 달리면서 스스로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것이지요.
문제는 앞차가 아니라 앞의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였고, 바로 앞차가 그것을 피하려고 옆 차선으로 빠져버린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인간 운전자는 , 앞의 앞차가 갑자기 멈추었구나!’라고 눈치로 파악하고 브레이크를 밟아서 추돌을 피합니다. 그러나 테슬라 자율주행차는 버벅거리다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인간보다 타이밍이 상당히 느려 결국 추돌하고 말았습니다.
러시아워에 도로에서 차선을 마구 바꾸는 것도 아닌데, 인공지능은 이처럼 비교적 단순한 상황도 인간처럼 임기응변으로 잘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더 골치 아픈 것은, 인공지능이 대응을 못하는 경우가 정확히 어떤 경우인지 미리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율주행이 반드시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다고는 할수 없다고 봅니다.

이 포스트는 4차 산업혁명, 당신이 놓치는 12가지 질문(남충현, 하승주)를 바탕으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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