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은 생산, 소비, 분배의 3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경제학에서 쓰는 개념은 좀 다릅니다.
생산, 소비, 분배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경제지표를 파악하거나, 경제활동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자, 그럼 퀴즈를 통해 생산, 소비, 분배의 명확한 개념 정리를 해볼까요?
【퀴즈】 다음 중에서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은?
일상생활에서 생산은 쓸모 있는 무엇(something), ‘보이는 재화’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생산은 시장 안에서 재화나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거나 유지시키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즉 ‘시장 안에서’ 거래가 이루어져야 하며 유통, 보관, 판매 활동도 생산으로 봅니다.
답을 맞추어 볼까요?
1. 우유배달은 가치를 키우며 가격에도 반영되므로 생산입니다.
2. 진기가 교육 서비스를 해서 돈을 벌고 있으므로 생산입니다.
3. 생선을 이동시키는 것도 가치를 증식시키므로 생산입니다.
4. 주말농장에서 수확한 배추는 시장에서 거래하지 않으므로 생산이 아닙니다.
5. 전업주부 강희의 가사노동도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으므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이 아닙니다. 그래서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대표적인 생산지표인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6. 은행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판 것이므로 생산이지만 광필이 입장에서는 예금상품을 구입한 것이므로 소비입니다.
【퀴즈】 다음 중에서 경제학에서 말하는 소비는?
【퀴즈】 다음 중에서 경제학에서 말하는 분배는?
일상생활에서 분배는 몫을 나누어 주는 것을 말합니다. 경제학에서 ‘분배’는 생산활동에 기여한 대가를 시장가격(상품이 시장에서 그때그때 실제적으로 거래되는 가격)으로 보상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책을 생산하려면 자본이 필요하고 사무실 비용, 저자의 집필 노동, 출판사 직원의 노동, 광고료, 유통까지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가 투자되어야 합니다. 책을 팔아 생산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그 대가를 나누어 주는 것을 ‘분배’라고 합니다.
자, 답을 맞추어 볼까요.
1번과 2번의 경우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분배입니다.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대가를 은행이나 기업으로부터 받는 것이니까요.
3. 기초연금은 분배가 아니라 재분배입니다. 경제학에서 분배는 생산활동에 기여하는 대가를 받는 것인데, 기초연금은 생산활동에 기여하는 대가로 받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복지정책은 분배정책이 아니라 재분배 정책이고, 정부는 재분배의 역할을 할 뿐 분배의 역할은 하지 않습니다.
4. 광필이는 다른 사람이 갖고 있던 현대자동차 주식을 산 것일 뿐, 현대자동차에 직접적으로 투자한 것은 아닙니다. 만약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주식을 공모할 때 구입했다면 이 경우 광필이의 돈이 직접 현대자동차로 들어간 것이므로 투자입니다만, 이런 일은 흔치 않죠. 일반적으로 주식 구매는 투자가 아니로 투자상품을 산 것이고 소비로 봅니다. 그러나 배당을 받으면 분배가 됩니다.
경제라는 거대한 시스템은 결국 ‘소비’가 살아나야 원활하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가계는 소비의 주체이므로 결국 일반 국민들의 소비 능력이 커져야 경제가 그만큼 살아날 가능성이 큽니다. 가계가 식료품을 사고 옷도 사고 책도 사고 뮤지컬도 보러 가죠.
이렇게 일반 국민들의 소비가 활발해져야 그만큼 기업의 생산도 늘어나는 겁니다. 이제 매출이 높아진 기업이 분배를 많이 하게 되고, 그러면 소비가 더 늘어나고……. 결국 한 나라의 경쟁력은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 인구가 얼마나 많은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무릇 재물은 우물과도 같다. 우물의 물은 퍼서 쓸수록 자꾸만 가득 채워지는 것이고 이용하지 않으면 말라버리고 만다.
(박제가)
그만큼 소비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배가 불평등하고 한쪽으로 부가 쏠려 대다수 가계의 소득이 크게 늘지 않고 소비능력이 약화되면, 결국 소비가 계속 줄어들고 생산도 위축되고 경제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월급 200만원인 사람이 월 10만원을 더 벌면 당장 식료품이나 생활필수품, 아이 피아노 교습비 등 소비에 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월소득 10억원인 사람이 1억원을 더 벌었다고 소비를 얼마나 더 할까요? 저축을 하거나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죠. 그러니 부가 국민 골고루에게 평등하게 돌아갈 수록 소비가 활발해지고 경제가 성장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입니다.
1930년대 미국에서는 상위 10%가 국가 전체 부의 50% 이상을 소유했을 때 대공황이 터졌습니다. 즉 부가 한쪽으로 편중되어 중산층의 소비능력이 크게 떨어졌을 때 대공황이 일어난 것이죠. 그런데 2008년에도 미국에서 상위 10%가 전체 부의 약 50%를 소유했을 때, 대공황 이래 최대 경제위기인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분배가 왜곡되어 국민 대다수의 실질소득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누가 기업의 생산물을 사줄까요? 결국 분배의 왜곡은 경기불황, 때로는 거대한 공황으로 되돌아와 뒤통수를 치게 되어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최진기의 경제상식 오늘부터1일』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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