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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독후감, 제목과 지은이만 써도 되는 이유

좋은 부모/우리아이 작은습관

by 스마트북스 2018. 12. 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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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독후감, 제목과 지은이만 써도 되는 이유

책 제목과 지은이만이라도 쓰면 어떨까?

아이~, 독서록 이번 주만 안 하면 안 돼요? 귀찮아서 하기 싫단 말이에요.”
계획한 독서록 쓰기를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실천하도록 권유하자, 아이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대꾸했습니다.
은율아, 일단 읽은 책 제목과 지은이만 쓰고, 나머지 책 내용은 저녁 먹고 난 다음에 하면 어떨까?”
일단 제목과 지은이만이라도 써보라는 제안에 아이는 기뻐했습니다.
진짜요? 알았어요. 딱 제목하고 지은이만 쓰면 되죠?”
10분 정도 지났을 때 딸이 제게 물었습니다.
아빠~ 지금 독서록 내용까지 쓸까요, 말까요?”
독서록 내용까지 쓰고 싶은 마음이 조금 생긴 거야? 지금 내용도 써볼래?”
딸은 크게 웃으면서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아빠, 사실 나 아까 내용까지 다 썼지롱~ 으히히히.”
이미 내용까지 다 써놓고 장난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지만 모른 척 해야 합니다. 이때 부모는 명배우가 되어야 합니다. “진짜? 우와, 정말 대단해! 언제 다 쓴 거야?” 놀란 척 했습니다. 그래야 아이가 더 기뻐하니까요.
제목만 쓰라고 하니 쉬웠지? 막상 제목과 지은이만 쓰니까 조금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딸이 웃으며 대답합니다.
~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동흥분이론 — 뇌의 관성 법칙

독일의 정신의학자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작동흥분이론(Work Excitement Theory)’을 발표하였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뇌도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고 합니다. 몸이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는 데에도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뇌는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팔굽혀펴기를 1회만 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하면, 뇌의 입장에서는 1회만 실천하고 멈추는 데에도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관성의 법칙에 따라 1회 또는 2회 정도 더 실행하려고 한다는 이론입니다.
실용심리학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감정이 먼저이고 행동이 나중인 것 같지만, 사실 이 둘은 함께 움직인다. 따라서 유쾌한 기분을 잃었을 때 그 기분을 회복할 수 있는 최고의 자발적인 방법은 유쾌한 태도로 이미 유쾌한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먼저 마음의 준비를 한 다음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하다 보면 마음도 따라오고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단 행동하면 감정이 변하고, 감정이 변하면 또 다른 행동을 유발하여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할지 스스로 알게 되면서 점차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아주 사소하게라도 시작하게 하는 것

 

은율이의 경우에도 작동흥분이론이 제대로 작동한 것입니다. 일단 독서록을 펴고 책 제목을 쓰는 순간, 딸의 뇌 입장에서 보면 제목만 쓰고 노트를 덮고 그만두는 데도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내용까지 조금 더 실천하려는 관성의 법칙을 따르게 된 것이지요.
<나는 엄마다> 팟캐스트에 출연했을 때도 이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진행자가 습관을 실천하기 싫은 날이 있을 텐데 어떻게 그 마음을 이겨내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은율이는 그냥 처음에 조금만시작하고, 밥 먹고 다시 하자고 생각하고 시작해요. 그런데 시작하면 끝까지 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은율이의 사례처럼, 아이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도 부모의 욕심이 개입되지 않도록 작은 목표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변화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합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흥미를 보이는 습관 1개부터 시작하면 그 이후에는 작동흥분이론이 점차 작동하기 시작하여 아이의 목표도 점차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우리아이 작은습관』(이범용)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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