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부 지출 내역을 쓱 훑어보자
지출을 고정비, 생활비, 활동비, 꾸밈비, 기여비, 자동차비, 예비비로 나누고, 일곱 가지 지출별 금액과 총 합계를 보면 대략적으로 내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진 씨와 가인 씨의 세부 지출 내역을 예로 살펴볼까요.
이렇게 항목별 지출 비율을 살펴보면 어떤 부분은 생각보다 많이 지출하고 있는지, 또 어떤 부분은 생각보다 지출액이 적은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비용에 내가 쓰는 만큼 만족도를 느끼고 있는 지도 파악하기가 수월하고요.
저마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가 다르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지출 금액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수진 씨와 가인 씨의 지출 내역만 살펴보아도 사람에 따라 지출하는 부분이 얼마나 다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수진 씨는 평균적으로 197만 원을 사용하고 가인 씨는 193만 원을 사용해 두 사람이 쓰는 금액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약 200만 원을 어디에 사용하는지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어떤 게 옳고 어떤 게 그르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나에게는 어떤 부분이 중요하고 그 부분에 실제로 내 돈을 투자하고 있는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어떤 부분이고 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지 확인하면 그만입니다.
2. 전체 그림을 통해 수지차를 파악하자
이제 전체적인 그림을 볼 차례입니다.
수진 씨의 경우 수입이 250만 원이라고 합니다. 수진 씨의 수입 250만 원에서 총 지출액인 197만 원을 빼면 약 53만 원이 남습니다. 그런데 수진 씨가 매달 드는 적금이 40만 원이고 학자금 대출을 갚는 금액이 30만 원입니다. 그럼 남은 53만 원에서 매달 추가적으로 70만원이 빠져나가겠지요? 58만 원에서 70만 원을 빼면 -17만 원이 나옵니다. 수진 씨의 경우 들어오는 돈에 비해 나가야 할 돈이 매달 평균적으로 17만 원 더 많은 것이지요.
수지차가 마이너스인 경우
이렇게 들어온 돈(수입)에서 나가는 돈(지출)을 빼준 금액을 ‘수지 차’라고 부릅니다. 단, 수지 차에서의 지출은 내가 당장 쓰는 돈 뿐만 아니라 저축을 위해 모으는 돈, 대출을 갚는 돈도 포함한다는 걸 유의하세요.
수진 씨처럼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야 할 돈이 많으면 생활이 어떻게 유지될까요? 먼저, 내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수입이 있어 그 수입으로 부족분 17만 원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평균적으로 17만 원씩 신용카드 대금이 쌓일 수도 있고요. 따로 부채가 늘지 않는다면 평소에 미래에 써야 할 돈까지 미리 쓰고 나중에는 모은 적금을 해지해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은 제일 마지막 경우가 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진 씨는 40만 원 정도 적금을 들고 있지만, 나중에 모아서 쓰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저축하는 금액은 23만 원이라고 보면 됩니다.
수지차가 플러스인 경우
가인 씨의 수지 차를 살펴볼까요? 가인 씨 역시 250만 원을 벌고 있습니다. 그중 193만 원을 쓰고 있고, 40만 원을 모으고 있네요. 빌린 돈은 따로 없어 대출 상환에 들어가는 돈은 없습니다. 들어온 돈 250만 원에서 쓰는 돈 193만 원과 모으는 돈 40만 원을 빼면 17만 원이 남습니다. 그래서 가인 씨의 수지 차는 매달 플러스 17만 원가량 됩니다.
가인 씨처럼 수지 차가 플러스면 좋은 걸까요? 왠지 수지 차가 마이너스인 것보다는 플러스인 게 좋아 보이죠? 하지만 유의할 점은 우리가 이미 수지 차를 계산할 때 모으는 돈까지 고려했다는 점이에요.
그럼 남는 돈 17만 원은 무엇일까요? 매달 17만 원가량이 지금까지 가인 씨의 통장에 그대로 쌓였다면 가인 씨는 적금을 40만 원씩 하고 있었을 뿐이지 실제로 모으는 돈은 57만 원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생각보다 더 많은 돈을 모으고 있었다는 게 문제될 건 아니지요. 하지만 통장에 그만큼 남는 돈이 없다면 어떨까요? 가인 씨는 193만 원 정도를 쓴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곳에 17만 원가량을 더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수진 씨와 가인 씨의 사례를 통해 내가 쓰는 돈을 파악하는 법을 알아보았습니다.
3. 상황을 고려해 예산을 세우자
쓰는 돈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이유는 앞으로 내 돈을 더 내 뜻대로 잘 쓰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어떻게 쓰고 있었는가를 알아야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 방향을 잡을 수 있으니까요.
앞서 수진 씨의 수지 차가 마이너스 17만 원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수진 씨가 모으는 돈이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이렇게 생활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보증금 인상이나 대학원 진학 등 다른 목표를 위해 모으고 있는 돈이라면 수진 씨의 지출에는 조정이 필요하겠지요? 지금 쓰는 돈에서 17만 원을 줄여 추후에도 적금을 건드리지 않고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는 어디에 얼마를 쓰면 좋을지 계획하는 이 작업이 바로 ‘예산 세우기’입니다.
그러면 어떤 지출을 줄이면 좋을까요? 각자의 취향대로, 나에게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것부터 줄이면 됩니다. 수진 씨는 17만 원을 줄여야 하니 활동비에서 10만 원, 꾸밈비에서 7만 원을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항목별로 그 예산이 정해져 있어야 추후 가계부를 쓸 때 내 지출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생깁니다. 또한 항목별 예산이 없을 때는 돈을 쓸 때 총 수입인 250만 원을 떠올리며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데요. 항목별 예산이 있을 경우에는 옷을 살 때는 꾸밈비의 예산을, 밥을 먹을 때는 생활비의 예산을 고려해서 지출하기 때문에 과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가인 씨는 수지 차가 플러스 17만 원이었기 때문에 쓰는 돈이나 모으는 돈, 갚는 돈에서 17만 원만큼을 올려주어 예산을 잡아줍니다. 그래야 가인 씨가 파악하지 못하고 새는 돈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가인 씨는 10만 원은 추가 적금을 들고, 평소 너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느꼈던 꾸밈비 부분에 7만 원가량을 더해주기로 했습니다.
4. 실전! 나의 예산 세우기
이제 자신이 쓰고 사는 돈을 직접 정리해보세요. 자신의 지출을 고정비, 생활비, 활동비, 꾸밈비, 기여비, 자동차비, 예비비로 나누고 각 항목별 지출 금액을 한 번 적어보세요. 어떤 비용을 어떤 항목에 포함시킬 지는 스스로 결정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찬영 씨는 운동하는 비용을 기본적인 생활이라 생각해 ‘생활비’에 포함시킵니다. 반면, 소정 씨는 운동을 외적인 꾸밈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꾸밈비’에 포함시킵니다. 지혜 씨는 운동을 취미생활로 생각하기에 ‘활동비’에 포함합니다. 이런 식으로 내가 결정자가 되어 이 비용이 어디에 속하는지 판단하면 됩니다. 개인별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가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앞으로는 각각의 지출에 얼마를 쓰고 싶은지 수입과 저축, 대출 상환액을 고려하여 적어보세요. 여러분의 현재 수입에서 저축과 대출 상환액을 제외한 금액이 예산 합계가 되어야 합니다.
이 포스트는 미스 페니의 『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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