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 내에 위기 없을 듯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이코노미스트는 아무도 없겠지만, 현 시점에서 볼 때 중국이 단기간(1~2년) 안에 큰 위기를 겪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2020년부터 ‘내수경기를 부양하는 한편, 부실한 국영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상과 같은 정책 집행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중국이 아직 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은 중국의 정부・기업・가계의 GDP 대비 부채비율을 보여줍니다. 중국 정부 및 민간 부문의 부채 수준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합니다. 즉, 기업들에 구조조정을 강요하더라도 경기가 급격히 악화될 위험은 낮다는 이야기입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업자가 늘어날 위험이 있지만, 대신 가계대출을 늘려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고, 정부가 다양한 재정지출 사업을 벌려 실업자를 흡수하면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중국 부동산시장은 어떨까?
일부에서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거품’ 수준이라고 지적하지만, 과거에 비해 오히려 안정된 면이 있습니다.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100%를 이미 넘어선 반면, 중국은 이제 50% 전후 수준에 도달한 데 불과합니다. 더 나아가 선전이나 상하이 등 연안 핵심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3선 혹은 4선 도시 등 내륙지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 은 지난 10여 년간 소득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선전 등 해안지역의 대도시 주택가격은 분명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편임에 분명합니다. 다만 전국 기준으로 볼때, 1인당 소득의 증가가 부동산 가격의 상승속도를 추월하는 등 ‘전국적 버블’의 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주식시장은 어떨까?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쇼크를 가장 먼저 받은 만큼, 어쩌면 가장 빨리 회복되는 행운을 누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시장 참가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규모가 2009년의 4조 위안 수준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는 만큼, 중국이 새로운 경제위기의 진앙지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호황 중에 가려져 있던 ‘숨겨진 치부’가 드러날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어디가 가장 유력한 후보일까요? 필자는 지방정부 소유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가장 걱정됩니다. 중앙정부 소유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은 국가 전체의 시스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중앙정부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며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지방정부 소유의 금융기관과 기업은 정보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대응능력도 제약된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판단 때문에 필자는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견해를 2015년부터 지속하는 중입니다.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데다가(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로 무역갈등에 대응했던 것을 잊지 말자), 회계 및 경제지표의 투명성이 너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 금융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상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 포스트는 『디플레 전쟁』(홍춘욱)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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