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은 우리나라 코스피지수와 달러/원 환율의 추이입니다.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코스피지수가 내리고, 환율이 내리면 코스피지수가 오르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죠. 즉 한국 환율과 주식시장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좀 이상하지 않나요?
‘단순히’ 생각하면,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한국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르면, 1,000원짜리 제품을 1달러가 아닌 0.8달러에 팔 수 있죠. 그러므로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는 GDP 대비 수출비중이 50%가 넘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환율이 상승할 때 오히려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까요?
일반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등 개발도상국의 환율이 상승 추세이면 그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을 팔아버립니다. 즉 환율이 상승하면 개발도상국의 주요 자산가격은 하락하는 거죠.
왜 한국 등 개발도상국의 환율이 상승하면 주식시장은 하락할까요?
한국은 자본집약적 산업의 비중이 높은데 이로 인해 경기 변동성이 더욱 커집니다. 자본집약적 산업은 ‘학습곡선’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설투자 초기에는 생산성이 매우 낮아 큰 손실을 입기가 쉽지만, 생산량이 두 배로 증가할 때마다 단가가 거의 20% 이상 하락하죠.
그래서 일반적으로 자본집약적 산업의 기업들은 경기여건이 나빠져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빠르게 늘려 단위 생산비용을 떨어뜨리려고 노력합니다. 수요가 감소했는데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니 제품가격은 폭락합니다. 결국 가장 경쟁력이 약한 기업이 파산하며 ‘공급과잉’ 상황이 끝나면 제품가격은 하락했던 속도만큼 다시 빠르게 반등합니다. 그러므로 한국처럼 자본집약적 산업의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선진국의 수요 변동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은 자본집약적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 때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수출기업들의 주가가 더욱 크게 하락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환율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돈 좀 굴려봅시다』(홍춘욱)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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