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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고통을 주는 사람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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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트북스 2016. 7. 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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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고통을 주는 사람이 존재할까?

 

우리는 살면서 많은 어려움과 고비를 겪지만, 그중에서도 나에게 소중한 사람, 혹은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과 관계가 깨어졌을 때 가장 고통스럽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인생에서 그런 관계의 위기를 여러 번 겪는다.관계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냐에 행복의 질이 결정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아내는 큰아들을 웬수라고 불렀다. 아내가 아들한테 원수 같다고 하면서 그 뒤에 덧붙이는 말이 당신하고 똑같아.”라는 것이다. 실제로 외모도, 성격도, 하는 짓도 나와 똑같아서 내가 아들에게 아내보다 덜 야단치게 된다.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종종 움찔한다. 분명한 건 우리 아들은 나와 아내에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며, 우리는 그 아이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 문제는 그 아이가 내게 예상치 못했던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아들과 아내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누구나 연애 시절엔 정말 행복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연인이 나에게 언제나 행복한 순간만을 주었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하는 경우도 실제로 겪는다.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찌된 일일까? 내 인생에 가장 큰 행복을 주는 사람이 가장 큰 고통과 아픔을 주기도 하니 말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사람들은 관계가 주는 큰 기쁨을 누림과 동시에, 관계가 주는 큰 고통도 느낀다는 것이다.

 



원수 같은 모습도 천사 같은 모습도 그 사람이다

 


 

 


나의 부모는자녀는친구는동료와 이웃은 나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인가반대로 나의 부모는자녀는배우자는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지금 나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에 대해 잘 생각해 보자한때는 나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내게 기쁨이 되었고 동시에 고통이 된 이 사람이, 상황에 따라 변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같은 다중 인격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두 가지 모습이 다 동일한 그 사람의 모습이다. 두 모습 다 그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내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나에게 행복을 주기도 하고 고통을 주기도 한다. 그중에선 나에게 끊임없이 고통만 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나에게 고통만 주는 그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행복을 주는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사람은 왜 어느 순간에는 나에게 행복을 주고 어느 순간에는 고통을 주는가? 이 사람이 언제나 나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될 수는 없을까? 이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행복을 주는 사람인데 왜 나에게는 고통을 주는 사람인가? 이 사람이 나에게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될 수는 없을까?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큰 고통을 준다

 

삶이라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생의 여러 문제 중에서도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힘든 것 같다. 게다가 그 힘든 사람이 늘 함께 동고동락해야 할 가족, 친구, 동료, 이웃이라면 어떨까? 내 주변에 있으면서 나를 가장 힘들고 아프게 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자. 종종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분노를 일으키는 존재는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 중에 있을 것이다.

 

혼자서 살 수 없는 인생, 외롭고 도움이 필요한 인생, 그래서 가까운 가족과 이웃에게 위로 받고 싶은 우리 인생이 종종 너무나 힘들게 느껴지고 모든 게 엉망이 되어 버리는 것 같은 위기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바로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큰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이 주는 상처에 자꾸 생채기가 생기면 어느 순간 더는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만 없어진다면 이 괴로움이 끝나고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한번 상상해 보자. 그 사람이 내 주변에서 사라지면 어떨까? 나는 늘 주변 사람들로 인해 행복하고 기쁘기만 할까? 그 사람이 사라져도 내 삶에 또 다른 누군가가 다시 가시 같은 이웃으로 다가온다. 왜 내 주변에는 이렇게 고통을 주는 사람이 항상 존재할까?

 

내 뼈 중의 뼈, 살 중에 살이라며!

 

인간은 원래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태어난다.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섬기며 살아가도록, 그래서 누군가의 장점이 내 단점을 덮어 주고, 나의 장점이 누군가의 단점을 덮어 주고, 누군가의 사랑으로 내 아픔이 씻겨지고, 나의 사랑이 누군가의 아픔을 씻어 주면서 살도록 태어났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들이 언제부턴가 그렇게 사는 방식을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성경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아담이 이브를 처음 보고 내 뼈 중에 뼈요, 살 중에 살이라!”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나는 너 없이는 못 살고, 네가 내 삶의 전부다.’라는 표현이다. ‘너만큼 존귀한 존재가 없으며, 너는 내 삶의 이유라는 것이다. 여자를 향해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다. 그런데 인간이 죄를 지은 후 아담이 보인 반응은 당황스럽다. 아담이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하신 열매를 먹은 것은 당신이 내게 주신 이 여자가 시켜서 한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브의 마음은 어땠을까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함께 사랑하고 섬기며 사는 방식을 잊어버리고, 문제가 생기면 서로를 탓하며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는 게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 되어 버렸다.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행복이던 사람이 어느 순간 원수가 되고, 그 사람 없이는 못 산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당장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어서 못 살 것 같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흔히 본다.

명성진, 세상을 품은 아이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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