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권으로 경매 신청하면 그 권리의 채권액이 확정되나요?

근저당권으로 경매 신청했다 취하하면, 다시 경매를 신청할 때까지 발생한 이자는 받을 수 없나요?

질문
제가 돈을 빌려주면서 채무자의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는데요.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아 경매를 신청하게 되었고, 개시결정이 났습니다. 하지만 채무자의 간곡한 부탁도 있고, 실제 채권액에 비해 채권최고액이 충분하여 원금 상환이 1~2년 더 지연되더라도 원리금을 손해 볼 일은 없을 것 같아 취하했습니다. 그런데 근저당권자가 일단 경매를 신청하면 피담보채권이 확정되고, 이후 그 경매사건을 취하하더라도 채권확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관련 판례를 찾아보니 그 말이 맞더군요.(대법원 89다카15601) 그렇다면 채무자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아 나중에 경매를 다시 신청하더라도, 그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은 먼저 신청한 경매사건의 신청금액으로 한정되는지요? 즉, 경매 취하 후 다시 경매를 신청할 때까지 발생하는 이자는 받을 수 없는지요?

한줄 답변
이자나 지연손해금 채권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이 경우 이자도 받을 수 있습니다.

---

경매신청으로 확정되는 피담보채권은 원금채권

근저당권자가 그 피담보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경매신청을 하면 그 경매신청과 동시에 근저당권이 확정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경매신청으로 확정되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원금채권으로 한정되며, 그 이자나 지연손해금 채권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즉, 경매신청으로 확정된 근저당권으로 더 이상 담보할 수 없는 채권은 근저당권이 확정된 후 새롭게 발생하는 원금채권에 한합니다.
근저당권은, 그 담보할 채권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유보하여 설정하는 저당권을 말합니다. 장래에 확정될 채무란 그 금액만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가령 갑이 을에게 1억원을 빌려주면서 을 소유의 아파트에 채권최고액을 2억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면, 그 근저당권은 원금채권 1억원과 원금채권에 관한 이자나 지연손해금 채권까지 담보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후에 갑이 을에게 5천만원을 추가로 빌려준다면 갑과 을 사이에 새로운 원금채권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때 이미 설정된 근저당권이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면 그 근저당권으로 새로운 원금채권 5천만원(이자와 지연손해금 포함)까지 담보할 수 있지만, 이미 확정됐다면 5천만원은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채권이 상환 등의 이유로 소멸되고 새로운 원금채권이 발생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채권에 관하여 계속 증가되는 이자 및 지연손해금은 그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담보되므로 경매절차에서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근저당권자의 경매신청 등의 사유로 인하여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을 경우, 확정 이후에 새로운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원본채권은 그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지 아니하지만, 확정 전에 발생한 원본채권에 관하여 확정 후에 발생하는 이자나 지연손해금 채권은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근저당권에 의하여 여전히 담보되는 것이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다38300 판결 [청구이의])

이 포스트는 『김재범의 현장경매 오늘부터1일』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