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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콩, 감자, 고구마 중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것은?

인문 교양 읽기/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2

by 스마트북스 2021. 5. 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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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다양한 식재료들 중 대부분은 원산지가 동북아 지역이 아니다. 우리나라 음식의 대표적인 식재료로 꼽히는 고추만 하더라도 원산지는 중남미 지역이다. 고추는 조선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조선 후기인 18세기부터 보편적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니 우리나라의 대표음식이라 할 수 있는 김치・깍두기・고추장 등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것은 불과 200~300년 전의 일이다. 감자・고구마 역시 원산지는 중남미이며, 보리도 서아시아인 홍해, 카스피해 지역이 원산지다. 심지어 우리의 주식인 쌀도 원산지는 동남아 지역에 가깝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식재료
그렇다면 우리 한반도가 원산지인 식재료는 무엇일까? 정답은 ‘콩’이다.
최초의 콩 원산지는 고구려 영토에 해당하는 만주지역과 한반도 지역으로 추정된다. 문헌상에 남아 있는 콩 재배 기록 역시 5000년 전으로 콩이야말로 우리 선조들의 대표적인 식자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두산을 중심으로 남만주 지역과 한반도에서 농경이 시작된 신석기시대부터 콩을 재배했고, 초기 청동기시대(BC 1500년)에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 콩의 식용이 보편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도 일찍이 콩을 대두(大豆), 숙(菽), 태(太)와 함께 융숙(戎菽)이라 칭했다. 이는 중국인들이 콩을 자신들이 재배하는 작물이 아니라 오랑캐(戎)들이 재배하는 작물이라 여겼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할 때, 콩을 인류 최초로 먹기 시작한 민족은 우리 한민족이라 할 수 있다.

 

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서양인
콩의 본고장은 동북아시아 지역이지만, 정작 그 가치에 주목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서양인이다. 콩은 1739년 프랑스 선교사가 중국에서 종자를 가져가 파리식물원에서 재배하면서 유럽인에게 처음 소개되었다. 이후 1790년에는 영국식물원에서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인들은 콩을 관상용으로만 본 것이 아니라 식자재로 재배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 20세기 초에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콩 생산을 위한 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그 결과 콩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콩이 전 세계에 전파된 계기
하지만 콩이 전 세계인들에게 급속히 전파된 계기는 세계대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식량 수급 체계가 붕괴하면서 극심한 식량난에 직면하자 전방의 군인들에게도 식자재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없었다. 이때 주목받은 것이 바로 콩이다. 콩은 영양학적으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대량 함유하고 있어 그 자체가 완전식품이라 할 수 있으며, 재배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쉽게 부패하지 않아 보관하기도 쉽다. 자연스럽게 전쟁 중 가장 쉽게 조달 가능한 식자재로 콩이 대두됐다.

오늘날 대표적인 군대 음식 하면 완두콩 수프(pea soup)를 떠올리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군에서는 ‘진급하다’라는 표현을 ‘완두콩 수프 진급(pea-soup promotion)’이라 할 정도로 콩은 군인들의 대표적인 식자재가 되었다.

_ 이 포스트는 『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2』 5장 음식에 숨어 있는 경제학 원리(박정호) 173~175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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