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만기가 길수록 돈을 못 받을 위험이 크므로 보통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습니다.
그런데 극심한 금융위기가 닥치면 누구도 돈을 선뜻 빌려주려 하지 않고 돈의 흐름이 꽉 막힙니다. 부도를 막으려면 일단 급전이라도 구하려고 뛰어다니니 단기금리가 치솟죠. 그래서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이를 ‘장단기 금리가 뒤집어졌다’고 하여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이라고 합니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장기금리의 대표지표인 국고채 3년물과 단기금리의 대표지표인 91일물 CD금리의 차이를 말합니다. 경제와 돈의 흐름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지표죠.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은 매우 드뭅니다. 그만큼 위기상황이고 신용경색, 즉 돈이 꽉 막혀 돌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쪽 방면에 고급정보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시기에 고금리 채권을 사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도 합니다.
국채는 국가가 발행하는 안전한 채권이라 금리가 낮습니다. 국채의 대표주자는 국고채 3년물.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거나 대형 국책사업을 위해 발행하는 국고채 중에서 만기가 3년인 것의 금리입니다.
회사채는 국채보다 돈을 못 받을 위험이 더 커서 금리가 높습니다. 회사채의 대표주자는 신용등급 AA- 3년물입니다.
경제가 좋을 때는 주식이나 원자재 등 투자할 것이 많은데 굳이 금리가 낮은 국채를 사려고 하지 않지요. 이런 시기에는 돈이 주식시장 등 위험 자산 투자로 흐르기 때문에 국채 수요가 많지 않으므로 국채 금리가 약간 높아집니다.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아져야 살 사람이 생기니까요.
반면 회사채는 경제가 좋을 때는 부도위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어 금리가 약간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두 금리의 차이인 국채/회사채의 스프레드가 줄어들죠.
국채와 회사채 두 금리의 차이를 신용 스프레드라고 합니다. 신용 스프레드가 작아지면 경제가 나아지고 돈도 잘 돈다는 뜻입니다.
경제가 나빠지면 돈을 못 받을 위험이 높아지므로 안전자산인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서 국채 금리는 떨어집니다.
반면 회사채는 기업이 경기침체로 망해서 돈을 못 받을까 봐 사려는 사람들이 줄어들죠. 금리라도 더 주어야 그나마 돈을 빌려주니 회사채 금리가 오릅니다.
국채 금리는 자꾸 떨어지고 회사채 금리는 나날이 올라가니, 둘 사이의 금리 차이인 국채/회사채의 스프레드는 나날이 커집니다. 즉 신용 스프레드가 커지면 경기가 매우 나쁘고 금융경색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최진기의 경제상식 오늘부터1일』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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