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시계 전문점에서 구입한 시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제대로 작동이 안 되거나 결함이 발견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당연히 화가 나겠죠. 어쩌면 ‘속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AS나 교환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불량제품이라는 것에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교환 및 반품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도 불편하고 짜증스러울 수 있고요.
그런데 만약 이 시계를 중고물품 가게에서 샀다면 어떨까요? 역시 속상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깨끗이 단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고물품 가게에는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지 않는다” 혹은 "AS 불가" 문구가 붙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쉽게 납득하고 단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미리 알면 너그러워진다?
미국 듀크대학의 심리학자 앤드류 카튼Andrew Carton은 70명의 대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12분 동안 교정 작업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작업 도중 감독관이 훼방을 놓는다’고 미리 일러둔 그룹에서는 감독관이 훼방을 놓아도 화를 내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감독관이 훼방을 놓는다는 걸 미리 알려주지 않은 그룹의 경우 감독관이 훼방을 놓자 감독관에게 화를 낸 학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상대방이 미리 공지를 해준다면 불쾌한 일을 겪더라도 너그러워질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전 예고의 힘
상대방의 귀에 거슬리거나 듣기 거북한 일, 또는 나쁜 일일수록 감추지 말고 처음부터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상대는 속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런 심리기술을 ‘사전 예고법’이라고 합니다. 일어날 수도 있는 나쁜 일은 미리미리 말해두면 나중에 상대방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고 당신의 인상도 전혀 나빠지지 않습니다.
‘예정날짜보다 1주일 정도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괜찮겠습니까?’
‘배편이라 배송 도중 상품에 흠집이 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이렇게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나쁜 상황을 예측해 상대방에게 미리 말해두세요. 그 일이 생기지 않으면 행운이라 여기고, 그 일이 생겨도 양해하기가 쉽습니다.
이 포스트는 『만회의 심리학 : 뜻밖의 기회를 얻는 일상의 심리기술』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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