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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그들은 어떻게 특별한 성공을 이루었을까

경영 자기계발/셀트리오니즘

by 스마트북스 2021. 1. 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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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평범한 스펙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셀트리온은 돌연변이입니다. 셀트리온의 경영진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과 견줘도 부족한 스펙을 갖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의 창업 멤버 중에는 일명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 한 명도 없고, 바이오와 관련된 분야를 전공한 사람도 없습니다.
임원진의 면면을 따져봐도 비슷합니다. 셀트리온의 임원 41(2020630일 기준, 사외이사 제외) SKY 대학 졸업자는 11, 해외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은 7명입니다. 전체 임원의 절반도 안 되죠. 셀트리온 내부에서 주류는 인하대 출신입니다. 이 학교를 졸업한 임원이 10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2003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를 인하대 의대 안에 세우고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셀트리온이 비주류들의 회사가 된 건 상황 탓이었습니다. 회사의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이지요.
한마디로 창업 멤버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새로 들어온 직원들도 대기업에서 영입하려고 할 정도의 인재는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브레인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수 있었던 걸까요?

누가 적합한가

셀트리온은 적합한사람을 골랐습니다. 서정진과 함께 대우차에서 나와 창업한 의리파 5인방은 자동차 이외엔 아무것도 몰랐지만 일하는 방법과 자세를 알았습니다. 대우차가 망했을 때 동고동락하며 위기를 함께 겪은 5인방은 서로의 능력과 한계를 잘 알았습니다. 서정진은 대우차 기획조정실에서 일하면서 눈여겨봤던 사람을 셀트리온호에 태웠습니다. 이들은 창업하기 전부터 약 10년간 믿음과 동지애로 결속돼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의 바다에서는 끝까지 남아 사투를 벌이는 선원이 필요합니다. 다른 배로 갈아타 살길을 도모하는 약삭빠른 선원들만 있다면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죠.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선장을 따르는 선원들이 있다면 보물섬은 아니더라도 신대륙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셀트리온에는 배를 버리고 도망가지 않을 선원들만 모여 있었습니다. 이들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미련하게 버텼습니다.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셀트리온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혼자 똑똑한 건 필요없다

셀트리온은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으로 이뤄진 고전적인 채용방식을 고수합니다. 차별화된 채용 기준이나 시험이 있는 것도 아니며, 직무에 따라 외국어 면접을 실시하고 직무, 전공, 인성을 평가하는 정도입니다. 서정진은 전 세계를 뒤져봐도 한국인처럼 습득 속도가 빠르고 일을 잘하는 민족이 없다고 합니다. 그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사람은 행복한 줄 알라며 인재가 없음을 한탄하는 기업가들을 나무라기도 했죠.
서정진이 생각하는 인재는 세상이 생각하는 인재와 좀 다릅니다. 그는 성공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면 똑똑하고 잘난 것이라고 말합니다. 당신이 똑똑하고 잘났다면 장사를 해야지 사업을 해선 안 된다. 똑똑해도 똑똑하지 않아 보이고, 잘나도 잘나지 않아 보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입니다.
서정진은 인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경계했습니다. 자타공인 인재들은 대체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죠. 서정진은 스스로가 인재라고 착각했던 시절에 이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서 삼성그룹에 입사했고 대우그룹에 스카우트돼서는 32살에 대기업 최연소 임원이 되어, 11년을 일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요점만 정확히 찍는 능력이 있었어요. 실력 있고 똑똑한 게 목표였고 그러면 성공하는 것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우에서 나와 사업을 몇 년 해보니까 아무리 해도 안되는 겁니다. 기획도 잘했고 전략도 잘 짰고 싸움터도 잘 선택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계속 실패만 했어요. 내 능력이 대단한 줄 알았는데 사실은 대단한 것이 아니란 걸 그제야 알게 된 겁니다.”

능력보다 협업이 중요하다

사업은 사장이 하는 게 아니었어요. 직원들이 하는 것이고 회사를 믿어주는 주주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서정진과 셀트리온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을 인재로 여겼습니다. 우수한 인력을 가려 뽑을 수 없는 처지였던 초기의 셀트리온은 다른 회사는 잘 알아보지 못했던 화합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뽑았습니다. 지금은 일부 기업들이 집단토론이나 팀별 과제수행을 통해 리더십과 조직 융합 능력을 평가하는 면접 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러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채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채용 시장에서 덜 매력적으로 평가됐던 사람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믿고 일을 맡겼고,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셀트리온의 충성스러운 직원이 됐습니다.
셀트리온 직원들은 누가 봐도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모였을 때 발휘되는 힘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죠.

이 포스트는 셀트리오니즘 :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는가를 바탕으로 발췌, 재구성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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