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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작이면 농민이 운다 ? 공급의 가격 탄력성을 통해 본 김장철 배추밭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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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작이면 농민이 운다 ? 공급의 가격 탄력성을 통해 본 김장철 배추밭의 경제학

 

본격적인 김장철입니다. 올해는 다행히 아직 그런 뉴스가 없습니다만 배추가 대풍작이어서 농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밭을 갈아엎는 장면을 뉴스에서 본 적 있을 겁니다. 배추 뿐 아니라 양파나 무 등도 자주 이런 뉴스에 자주 등장합니다. 풍년이고 풍작이면 좋아야 할 텐데 농민들은 애써 지은 농산물의 수확을 왜 포기하는 걸까요? 공급의 가격 탄력성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급의 가격 탄력성 : 가격에 따른 공급 민감도

공급의 가격 탄력성은 한 재화의 가격이 오르내림에 따라 공급량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크다는 것은 가격이 조금만 변해도 공급량이 크게 바뀐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염병이 유행하여 마스크가 품귀현상이 벌어져 가격이 상승하면, 기업은 잔업을 해서라도 생산량을 크게 늘립니다. 반면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작다는 것은 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해도 공급량을 크게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는 것이죠.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작은 대표적인 재화는 농산물 입니다.
농산물은 가격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농산품은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바로 추가 생산을 할 수 없지요. 또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부키가 큰데다가 저장도 쉽지 않아 공급량을 줄이기가 힘듭니다. 또 작황이 날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공급량이나 가격을 예측하기도 매우 힘들죠.     

배추가 대풍작이면 밭을 갈아엎는 이유

평균적으로 배추값이 포기당 4,000원이고 공급량이 100포기인데, 올해 배추농사가 잘되어 공급량이 120포기로 늘었고, 배추가격이 4,000원에서 3,000원으로 떨어졌다고 합시다. 이때 배추 공급의 가격 탄력성은 약 0.8입니다. (아래 표 참조)

배추 출하량이 100포기일 때 농부의 수입은 40만원(A)이고, 120포기일 때는 36만원(B)입니다.
배추 같은 농산물은 출하기에 가격이 떨어진다고 갑자기 공급량을 줄일 수 없고, 풍작이라도 수요가 크게 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는 배추 생산이 늘었을 때 모두 소비된다고 가정했지만, 실제로는 100포기만 소비되는 데 그칠 확률도 높지요. 그럴 경우 가격은 더욱 떨어지므로 실제 농부가 얻을 수 있는 소득은 30만원에 불과합니다.      

만약 배추 생산량이 200포기로 늘어났다면, 가격은 더 떨어지고 농가소득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게다가 배추 수확 비용도 더 듭니다. 그래서 농민들은 대풍작이 되면 한숨을 쉬며 논밭을 갈아엎는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최진기의 지금 당장 경제학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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