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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다니며 부업으로 창업할 때 부딪치는 결정적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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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다니며 부업으로 창업할 때 부딪치는 결정적인 문제

본업이 있는 직장인이 자영업을 부업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기에 무리수를 둘 확률이 적고, 아이디어에 대해 좀 더 깊이 고민하고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대출도 전업 자영업자에 비해 유리하게 받을 수 있고, 본업에서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왔다면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도움을 주고받기도 쉽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람 : 대리인 문제

그러나 본업을 유지하며 자영업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실행과정에서 만만치 않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가 대리인 문제이다. 이것은 주인-대리인 문제(principal-agent problem)’라고 하는데, 1976년 마이클 젠센과 윌리엄 매클린에 의해 탄생한 이론이다. 요약하자면, 기업의 소유자와 경영자가 분리되어 있을 때, 이들은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주인-대리인 문제는 자영업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자영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management)이다.
부업 자영업자의 경우 본업의 마감 후에 하는 것이 아니라면 관리가 어렵다. 이 경우 사업을 관리할 대리인을 세우는데, 서로 입장이 일치하지 않아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익의 극대화이다. 자영업자는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서 시간당 고객 수와 평균 단가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대리인들은 대부분 시간, 혹은 월에 따라 정해진 급여를 받기 때문에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많은 고용주들이 이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곤 한다. 심지어 알바를 쓰는 경우에도 이러한 문제는 매우 흔하게 벌어진다많은 고용주들이 요즘 젊은 것들은 책임감과 예의가 없다라고 하지만, 사실 이것은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관계의 문제다. 특정 세대에게 그런 편견을 드러내면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문제해결은 안 된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되기 때문에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동업자가 있거나 배우자를 내세우거나 

최근 들어 부업으로 사업을 운영하라는 책들이 속속 보이지만, 대부분 이 대리인 문제에 대해서는 얼버무리고 있다. 만약 관리를 전담해줄 좋은 동업자가 있다면 당신의 일은 편해질 것이다. 이 경우 당신은 일종의 지분 투자자가 될 것이다. 사실 직장인으로 할 수 있는 베스트는 이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밀히 따지면 사업이라기보다는 투자에 가깝다. 사업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에 수익 배분이 그만큼 낮은 것도 감수해야 한다. 중세 봉건제로 치자면, 내가 임명한 봉건영주가 세금만 제대로 받친다면 그 지역의 관리에 관여하지 않고 전적으로 맡기는 형태와 같다. 관리능력에서 의문부호가 붙더라도 적어도 신뢰도에서는 남들보다 낫기 때문이다.
만약
배우자가 관리를 담당하면, 부부라는 경제공동체의 운명상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자 훌륭한 동업자가 된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고용계약서에 겸업 금지 조항이 들어가 있으므로, 표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 운영주체는 배우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배우자가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사정이 낫지만, 직장을 다닌다면 둘 중 한 명이 그만 두거나 다른 사람을 알아봐야 한다. 배우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한다 해도, 매출이 예전의 급여보다 낮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자식이라고 내 맘 같을까?

자영업의 무급 가족 근로자 중에는 배우자뿐만 아니라 자녀도 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 관리를 자녀에게 맡기기도 한다. 남보다는 더 믿을 만하지만, 이들 또한 적정한 보상을 하지 않으면 대리인 문제가 발생한다. 부부는 가정을 운영하는 경제주체이기에 공동체로 묶여 있지만, 자녀는 가정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이기에 배우자에 비해 책임감이 적다.
특히 한국의 가족문화는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동안 재워주고 먹여줬는데 이 정도는 거들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녀들은 이러한 발상에 거부감이 크다. 자녀가 당연히 책임질 일을 해줬으면서 나의 시간을 빼앗는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일을 능동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
자녀가 원래 책임감이 없거나 나태해서가 아니다. 이해관계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성과급을 주면 된다고?

가게를 떠나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내 일을 확실하게 대신해줄 유능한 매니저를 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남의 사업을 잘 관리해줄 유능한 매니저를 찾는 것이 쉬울까? 그가 유능한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또 훌륭한 관리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얼마나 믿고 맡길 수 있을까?
가족도 동업자도 아닌 다른 사람을 관리자로 앉히려면, 결국 서로의 이해관계를 최대한 가깝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경영학이 오래전에 해결책으로 꺼내든 카드가 스톡옵션과 성과급등이다.
이것은 대리인이 오너십을 가지게 만들어 이해관계를 줄이는 것이다. 대리인을 두고 사업을 구상할 때 이 정도는 모두가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현실은 사업이 성공적으로 굴러가고 매출도 잘 나오니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것이지, 인센티브 때문에 사업이 잘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매출이 잘 나오면 인센티브도 주고, 수익배분도 해서 사기진작을 해야지라는 아름다운 생각을 한다. 다만 성과급은 고사하고 수익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기에,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할 뿐이다. 대부분이 이 정도에 그친다.
내가 임명한 대리인도 고만고만한 수준에 머무르기에 미덥지 못하다. 일은 제대로 안 하고 급여만 챙겨가는 월급도둑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행여나 잘되더라도 저 사람은 안 줘야지라고 생각한다. 또 대리인은 대리인대로 불만이 많다. 현실이 상상만큼 아름답지 못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포스트는 골목의 전쟁 : 소비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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