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통화량을 집계한 1986년 이래 지난 34년 동안, 통화량(M2)은 연평균 약 13% 증가해왔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2020년 7월 당시에는 통화량이 1년 동안 14%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더 가팔라지고 있었죠. 부동산 가격과 통화량 증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재화/서비스의 가치가 변하거나, 수요/공급이 변하거나, 유동성 통화량이 변할 때 가격 변화가 일어납니다. 부동산을 예로 들어 가격 변화가 언제 일어나는지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재화의 가치 변화 : 부동산의 주변환경이 변하거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실사용가치가 감소한 경우
수요/공급의 변화 : 부동산의 공급물량이 줄어 매매 및 전월세 물량이 감소했을 경우, 공급물량이 많아서 물량이 증가했을 경우, 또는 수요가 변동한 경우
통화량(돈 가치) 변화 : 생산되는 재화와 서비스보다 통화량이 급증하거나 급감한 경우
이런 가격 변화의 3가지 요인 중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통화량의 변화입니다.
경제 내에서 유통되는 화폐의 양을 ‘통화량’이라고 합니다. 통화량은 유동성의 정도에 따라 본원통화(M0), 협의통화(M1), 광의통화(M2), 금융기관유동성(Lf), 광의유동성(L)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협의통화는 현금과 언제든 현금으로 찾을 수 있는 결제성 예금보통통장, CMA 등을 더한 것으로 좁은 의미의 통화이고, 광의통화는 만기 2년 미만의 예적금, MMF머니마켓펀드 등의 금융상품들을 포함한 좀더 넓은 의미의 통화입니다. 집을 사거나 목돈이 필요할 때 약간의 이자 손실을 감수하고 해지하여 비교적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통화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뉴스에서 ‘통화량’이라고 하면 보통 광의통화(M2) 를 말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화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6년 이래 광의통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습니다. 1986년 1월 약 43조 원이었던 광의통화는 2020년 상반기 3천조 원을 넘어서며 34년간 약 67배가 늘어났습니다. 연평균 증가율은 약 13%입니다. 재화의 가치에 관련한 조건이 동일하다면, 재화의 가격도 그와 똑같지는 않더라도 대략 유사하게 수십 배 올라 있어야 정상일 것입니다.
물론 화폐유통속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통화량 증가율과 정비례해서 상승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현재 경제 시스템에서 통화량은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죠. 현재의 경제 시스템이 붕괴되거나 다른 시스템으로 대체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앞으로도 통화량의 증가를 기본 전제로 하고 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즉,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재화/서비스의 가격은 시간에 따라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재화 중에 특히 좋은 부동산의 가격은 장기적으로 하락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주거의 수요는 항상 존재하고,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좋은 입지의 부동산은 공급이 제한적이죠. 여기에 재화의 가치변동과 상관없이 통화량의 폭발적인 증가량 덕분에, 단기적인 수요 버블이 끼어 있지 않았다면, 장기적으로 부동산의 가격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평가된 자산은 ‘가치 대비 가격이 오르지 않은’ 자산, 즉 ‘가치가 나쁘지 않은데 자산가격이 통화량 증가율만큼 오르지 않은’ 자산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통화량은 자산의 가치와 가격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재화와 서비스들의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하다면, 통화량이 급격히 늘어나면 그만큼 가격이 오를 것입니다. 따라서 통화량의 방향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통화량은 가격에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통화량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을까요? 통화량을 예측하기 위해 추세선을 그려본다고 할 때, 통화량의 시계열 데이터에 잘 맞는 추세선은 2차 다항식입니다.
다음 그래프의 추세선이 중요한 이유는 투자의 결과를 예측하는 데 기준으로 삼을 만한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통화량 예측을 통해 미래의 현금흐름을 예측하고, 화폐가치와 자산가치의 비교를 이용해 자산 가격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통화량의 시계열과 통화량 추세선의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통화량이 추세선을 벗어나 급증했을 때는 자산에 버블이 생기고 위기에 취약해집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이했던 시기에는 통화량이 추세선에 비해 급증했습니다. 또한 최근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적 위기 역시 유동성의 급증을 동반하고 있고, 이에 따라 통화량도 역사상 최대폭의 증가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은 어떻게 보면 지난 위기보다 더 큰 위기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지나고 나서야 위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죠. 투자를 할 때는 모든 것이 안정적이고 내 예상대로 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서가 아니라, 언제든지 위기가 발생하고 나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런 시기에는 자산가격의 변동이 심해지고 현금흐름이 급감하여 자산이라고 믿고 있던 것이 부채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런 위기가 나타날 때를 대비해서 리스크를 분산하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을 준비하는 것이 투자자로서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이 포스트는 『투자의 재발견』(이고은 지음)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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