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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부모가 되었다 : 『세상을 품은 아이들』 편집후기

책후일담

by 스마트북스 2016. 5. 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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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부모가 되었다 : 『세상을 품은 아이들』 편집후기

 

 책을 만드는 동안,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덜컥 엄마가 된 후 좌충우돌하며 겪었던 일들, 아이와 함께 망망대해에 좌표 없이 떠 있는 것만 같았던 나날들이 스쳐지나갔다.
 
한 사람을 만나다
 
아이를 키우며 고민에 빠질 때마다 이런 저런 이론과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많이 접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고, 그 순간에는 굳게 다짐했다. 좋은 부모가 되리라! 하지만 아이와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게 되는 바로 그 때가 되면 이상하게도 그런 지식과 다짐은 맥을 못 추곤 했다. 아직 온전한 엄마가 되지 않은 나와 상처받기 쉬운 아이가 만나는, 그 민감한 순간에는 어떤 이론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 가시 돋친 아이들을 끌어안고 끝까지 사랑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났다.

 

그를 통해 가슴에 품은 한 아이
 
책을 만드는 일은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를 만나고, 책을 구상하고, 책이 만들어지고, 독자의 손에 들려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만남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다른 모든 일들도 그러하겠지만, 특히나 책을 만드는 과정은 그 만남을 통해 특별한 마음들이 더해진다.
거기에 나만의 온기도 함께 담기기를 소망하며 한 문장, 한 문장 품다가, 어느 시점에서 나도 저자처럼 한 아이를 만났다.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나를, 스무 살에 멈춰 있는 떠나간 친구를, 충분히 안아주지 못한 내 아이를, 그리고 늘 기도하는 내 친구의 아픈 아이를 가슴으로 만났다. 그리고 마음이 뜨거워졌다. 한 아이를 가슴에 품게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그 만남을 통해 나의 삶도 조금 달라졌다고 고백해야겠다. 만남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결정한다. 만남을 통해 어떻게 관계를 맺어 가느냐에 따라 오늘 하루, 지금 하고 있는 어떤 일, 내 옆의 누군가의 하루, 내 아이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준다.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책이다. ‘관계가 삶의 여러 문제들의 근본적인 동력임을 깨닫게 하고 진실한 관계,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관계가 어떤 생명력이 있는지 보여준다. 
 


아이와 함께 가는 부모의 길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알 것 같다.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소통하며 함께 불안의 강을 건너는 것, 아이를 변화시키려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변화의 길을 걸으며, 실패하고 일어서고 함께 성장해 가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함께 가는 길, 그것 자체로 행복이 될 수 있겠다.
이제 그 길이 두렵지 않다. 어떤 길을 가게 되더라도 끝까지 사랑하기로 결정하였으므로.
올 여름엔 나도 아이들과 진짜 여행을 떠나야겠다. 그리고 아이들이 한 뼘 더 자라기 전에 온가족이 함께 즐겁게 걷는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야지.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예쁘다
 
책을 마무리하고 나니 장난꾸러기 두 아들이 이전보다 예뻐 보였다.
잊고 있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예쁜 아이였는데.  투닥거리며 붙어 다니는 아이의 친구도 예쁘고, 옆집에 사는 뚱한 얼굴 사춘기 소년도 반갑다.
내 아이 하나 품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제 이 땅 모든 아이들이 예쁘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아이들을 품고 싶다.
 
오늘 나는 내 아이를 꼭 껴안아 줄 것이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을 마음으로 안아줄 것이다.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함께 가는 길이다.
우리 아이들과 손잡고 가는 길이다.
어느 날 성큼 자란 아이가 먼저 내 손을 잡아끌어 줄 수도 있겠다.
 
이 책 세상을 품은 아이들 을 통해 저마다 가슴에 한 아이를 품게 되기를, 메말랐던 마음에 뜨거운 눈물 한 방울 흐르게 되기를, 그리하여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을, 내 옆의 누군가 한 사람을 마음으로 품게 되기를 소망한다.   

2016518
스마트북스 편집팀 우리네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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