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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커서만 껌뻑껌벅... 글 못 쓰는 괴로움, 이제는 안녕! :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편집후기

책후일담

by 스마트북스 2017. 3. 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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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커서만 껌뻑껌벅... 글 못 쓰는 괴로움, 이제는 안녕!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편집후기

 

글 잘 쓰는 법과 레시피 쓰는 법의 공통점

요즘 저는 요리와 제과제빵 블로그를 자주 방문합니다. 어떤 블로그는 먹음직하고 아름다운 요리 사진이 가득하고 다른 블로그는 요리 레시피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블로그는 요리에 대한 서정적인 글이 매력적입니다.

그중 제가 특히 좋아하는 ○○ 블로그는 요리법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는데, 블로그 주인장에 따르면 요리법을 쓰는 데에도 철학과 요령이 있다고 합니다.
‘요리법을 정확히 이해할 것’
‘정확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것’
‘쉽게 쓸 것’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수할 것’ 그리고
‘블로그 방문자의 성향을 파악할 것’.

글을 잘 쓰는 법과 이 요리법을 잘 쓰는 방법과 다르지 않지요.

이 책을 만들면서 결국 본문에 넣지 못한 원고 중 일부이다. 나는 이 글이 참 좋다. 요샛말로 애정한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이보다 더 재밌게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어쩌다 보니 본문에서 빠졌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넣으리라 마음먹었지만 결국 넣지 못했다. 책의 편집자로서 나의 모자람을 느끼며, 여기에 소개한다.

 

 

읽다보면 술술 써지는 신기한 글쓰기 수업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는 한마디로 실용적이다. 이론적인 설명은 좀 약할 수 있지만, 글쓰기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 준다. 예컨대 논리적인 글쓰기가 안 되면 왜냐하면을 비롯해 접속사를 활용하고, 글쓰기 구상을 할 때 생각만으로 안 되면 마인드맵을 그려 보라 한다. 육하원칙에 맞춰 문장 쓰기를 따라 할 때는 어느 순간 문장이 뚝딱 만들어져서 놀랍기까지 하다. 육하원칙은 글을 쓸 때도 유용하다. 신문기사를 쓸 때, 책이나 사건의 줄거리를 요약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에는 다양한 읽을거리가 있다. 인쇄기가 없던 시절 직접 글을 써서 책을 만든 필경사부터 역사상 최초로 글을 써서 돈을 번 사람, 육하원칙을 처음 쓴 사람 이야기가 있다. 저자 자신이 글을 쓰며 익혔던 요약의 기술’, ‘메모의 기술’, ‘제목 뽑는 법’, ‘인터뷰 노하우에 대한 정보가 있다. 독후감부터 에세이, 인터뷰기사, 논술문, 자기소개서에 이르는 좋은 글 사례가 풍성하게 있다. 그냥 책을 읽기만 해도, 나도 모르는 사이 글쓰기 실력이 쑥~ 좋아질 것만 같다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는 이상하게도, 따스하고 친절하다. 설명 위주의 실용적 글쓰기 책이니 객관적이고 차가울 것 같지만, 한참 읽다 보면 마음이 따스해진다. 책 전체를 이끌어 가는 문체(강의 말투)가 그렇다. 또 저자가 좋은 글 사례로 제시한 글들이 재밌고 따스하다. 저자의 곧은 생각과 따스한 시선이 그런 글들을 가려 뽑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와 함께 글쓰기 수업을 한 아이들도 그러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커서만 껌뻑껌뻑.. 글 못 쓰는 이들에게

그래서일까. “껌뻑껌뻑……. PC 화면의 커서가 껌벅이길 벌써 3분째”, “문장 하나를 완성했을 뿐인데 이어서 쓰고 싶은 문장이 떠오르는 마법 같은 법칙!”, “문장에도 강약중강약박자가 필요해”, “촛불을 든 손이 꽁꽁 어는 추운 겨울 밤, 공동체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식사를 하는 모습등 책을 읽다 보면, 공감이 가고 밑줄을 치고 싶은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나도 글을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 불끈 솟아오른다.

 

작가, 교수, 기자들과 책을 꽤 만들었지만 여전히 글쓰기가 어려운 편집자 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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