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요리와 제과제빵 블로그를 자주 방문합니다. 어떤 블로그는 먹음직하고 아름다운 요리 사진이 가득하고 다른 블로그는 요리 레시피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블로그는 요리에 대한 서정적인 글이 매력적입니다.
그중 제가 특히 좋아하는 ○○ 블로그는 요리법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는데, 블로그 주인장에 따르면 요리법을 쓰는 데에도 철학과 요령이 있다고 합니다.
‘요리법을 정확히 이해할 것’
‘정확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것’
‘쉽게 쓸 것’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수할 것’ 그리고
‘블로그 방문자의 성향을 파악할 것’.
글을 잘 쓰는 법과 이 요리법을 잘 쓰는 방법과 다르지 않지요.
이 책을 만들면서 결국 본문에 넣지 못한 원고 중 일부이다. 나는 이 글이 참 좋다. 요샛말로 ‘애정’한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이보다 더 재밌게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어쩌다 보니 본문에서 빠졌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넣으리라 마음먹었지만 결국 넣지 못했다. 책의 편집자로서 나의 모자람을 느끼며, 여기에 소개한다.
읽다보면 술술 써지는 신기한 글쓰기 수업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에는 다양한 읽을거리가 있다. 인쇄기가 없던 시절 직접 글을 써서 책을 만든 필경사부터 역사상 최초로 글을 써서 돈을 번 사람, 육하원칙을 처음 쓴 사람 이야기가 있다. 저자 자신이 글을 쓰며 익혔던 ‘요약의 기술’, ‘메모의 기술’, ‘제목 뽑는 법’, ‘인터뷰 노하우’에 대한 정보가 있다. 또 독후감부터 에세이, 인터뷰기사, 논술문, 자기소개서에 이르는 좋은 글 사례가 풍성하게 있다. 그냥 책을 읽기만 해도, 나도 모르는 사이 글쓰기 실력이 쑥~ 좋아질 것만 같다.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는 이상하게도, 따스하고 친절하다. 설명 위주의 실용적 글쓰기 책이니 객관적이고 차가울 것 같지만, 한참 읽다 보면 마음이 따스해진다. 책 전체를 이끌어 가는 문체(강의 말투)가 그렇다. 또 저자가 좋은 글 사례로 제시한 글들이 재밌고 따스하다. 저자의 곧은 생각과 따스한 시선이 그런 글들을 가려 뽑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와 함께 글쓰기 수업을 한 아이들도 그러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작가, 교수, 기자들과 책을 꽤 만들었지만 여전히 글쓰기가 어려운 편집자 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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