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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낚시꾼 강태공에게 배우는 용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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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트북스 2017. 5. 2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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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낚시꾼 강태공에게 배우는 용인술

미끼 없는 낚시질로 왕을 낚다

강태공 하면 모두 낚시를 떠올릴 것입니다. ‘를 기다리느라 위수 가의 빈 초가집에서 미끼 없는 빈 낚시질을 했다는 유명한 이야기는 다 아시죠?
여씨춘추에는 강태공이 주나라 문왕이 어질다는 소리를 듣고 그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위수에서 낚시를 하며 기다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가 뛰어난 군사모략가였으니 그럴듯한 이야기입니다. 연출이든 아니든 강태공은 고기는 못 낚았으나 왕을 낚았으니대성공이었죠.
또 다른 고사도 있습니다. 주문왕이 위수 북쪽으로 사냥을 나가기 전에 점을 쳤는데, ‘이번에 사냥을 나가면 짐승은 못 잡고 왕을 보필할 인재를 잡을 것이라고 나왔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강태공은 자기를 알아줄 왕이 필요했고, 주문왕은 자기의 대업을 이끌어 줄 사령관이 필요했으니, 두 사람이 위수에서 우연히만나 단번에 마음이 통했을 것입니다. 문왕이 강태공에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太公; 태공]인 고공단보가 언젠가 주나라를 도와 줄 성인이 나타나 나라를 강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바로 당신이 그 사람입니다. 기다린[; ]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강태공(강상)의 호칭도 태공망(太公望; 할아버지가 기다린 사람)이 됩니다.
공자는 “(태공망은) 나이 70세에 문왕을 만나 광리천하(廣利天下)의 공업(功業)을 끝내 완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옛날에 칠십이면 이빨도 다 빠져 초라했을 텐데 그와 몇 마디 말을 나누고 인물됨을 알아본 문왕의 안목도 대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왕과 늙은 낚시꾼은 한 수레를 타고 궁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문왕의 뒤를 이은 무왕 시기에 태공망은 총사령관이 되어 상나라를 궤멸시키고 이로써 주나라가 천하의 주인이 됩니다.
이후 태공망은 일등공신으로서 중국 동쪽의 제나라(우리나라 서해 건너편)의 제후로 봉해져 그 나라의 시조가 됩니다. 제나라는 춘추오패 중의 하나였고 전국칠웅에도 포함됩니다. 전국칠웅 중 진나라에 의해 마지막으로 멸망했죠.

병서의 고전, 『육도』와 『삼략』

중국의 7대 병법서로 분류되는 무경칠서(武經七書) 중에 육도삼략을 태공망이 썼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편 후세 사람이 병서 육도를 쓴 뒤 저자 이름에 명망가가 필요해 태공망의 저술로 살짝 바꾸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삼략은 황석공(黃石公)이 써서 한()나라 유방의 참모였던 장량에게 전해 주었다는 설이 신빙성이 높습니다. 어쨌거나 사마천은 사기』 「제태공세가편에서 육도를 중국 고대의 병서 중 모략사상이 돋보이는 최초의 저작이고, 태공망은 중국 병가(兵家)의 비조(鼻祖)라고 소개했습니다.
육도(六韜)는 문도(文韜), 무도(武韜), 용도(龍韜), 호도(虎韜), 표도(豹韜), 견도(犬韜)6, 60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때 도()감추다라는 뜻인데, 화살통 또는 칼집에 넣은 칼을 보관하는 주머니라고도 합니다. 일종의 비결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이 책은 천하를 다스리고 군대를 통솔하는 6가지 비책을 정리한 것으로 문왕이 질문을 하고 태공망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육도를 후대에 다른 사람이 정리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태공망의 말이 맞을 가능성이 높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태공망은 육도에서 단순히 전쟁의 기술만을 설명한 것이 아닙니다. 먼저 문도에 도덕의 존중과 백성의 교화, 어진 정치 등이 나오고, 그 다음 무도부터 정치철학과 군사전략 등이 나옵니다. 또 전쟁에서는 정치와 외교적 모략을 이용해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죠. 무도편을 잠시 들여다보죠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이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므로 마치 지혜롭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큰 모략을 내는 사람은 이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므로 아무것도 획책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큰 용기를 가진 사람은 적과 싸우기 전에 적을 미리 약화시키므로 언뜻 용감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큰 이익을 꾀하는 사람은 천하의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의 이익을 나누어 주므로 자신은 이롭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천하를 이롭게 하는 자는 천하가 길을 열어주며, 천하를 해롭게 하는 자는 천하가 그를 가로막는다.

사람을 부리는 기술

삼략(三略)은 진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한 이후에 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상략(上略), 중략(中略), 하략(下略) 3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상략은 으뜸가는 모략으로 정치의 큰 도리와 군대 운영의 기본원칙, 중략은 왕의 덕목과 권도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하략은 나라의 안위를 좌우하는 도덕윤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중략에 나오는 문장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장수는 사람을 부릴 때 그가 지혜롭거나 용감하거나 욕심이 많거나 우직하거나 누구도 버리지 말고 각각의 자질에 따라 쓸모 있게 써야 한다.
지혜로운 이는 자기의 꾀를 써서 공을 세우기를 좋아하고, 용감한 이는 자기의 의지를 떨치며 목적을 이루기를 좋아하며, 욕심이 많은 이는 재물을 추구하고, 우직한 이는 목숨을 돌보지 않고 싸운다. 그러므로
각 사람의 성질과 자질에 따라서 알맞게 활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군대의 미묘한 권모술책이다.

이 포스트는 동양고전의 바다에 빠져라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최진기의 동양고전의 바다에 빠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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