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꿀팁] 교묘하게 내 뒷담화하는 부하직원 대하는 법
요즘 주현희 과장은 고민이 많습니다. 자신보다 경력이 한참 아래인 부하 직원이 자꾸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같은 부서 여직원들끼리만 그러는 듯하더니, 이제는 남자직원들까지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동조하는 눈치여서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주 과장은 회사에서 뛰어난 업무능력과 성실성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년 전에는 회사가 전액 학비를 지원하는 MBA 과정까지 선발되어 부러움을 샀습니다. 조만간 차장 승진 대상 발표도 있는데 혹시라도 나쁜 영향을 받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그 부하직원은 한때 주 과장 밑에서 일했습니다. 회사 일보다는 개인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이었죠. 당시 주 과장은 그녀가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몇 번 경고했고, 그래도 시정되지 않자 본부장과 상의해서 다른 팀으로 전출을 보냈습니다. 그 일이 화근이 된 것 같아 후회막심합니다. 옥상으로 몇 번 불러 타이르고 주의를 주었지만, 앞에서만 사과를 할 뿐 행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 달 전에는 그 직원이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나가기에, 그러면 안 된다고 한마디 했더니 “원래 저는 사장님 빼고는 아무에게도 인사 안 해요”라고 대꾸했다고 해요. 그러고는 다른 직원들에게는 “딴 생각을 하느라 미처 못보고 지나친 것인데, 너무 심하게 권위적으로 꾸짖었다”며 말하고 다니니 속된 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 거지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런 사람, 가끔 만납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있을 때는 예의바르게 행동하면서도, 둘이 있을 때는 안하무인의 행동을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모르니 자신이 이에 대해 호소해도 “설마요? 그런 사람 아닌 것 같은데. 그 친구 괜찮은 사람이니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라는 질책성 당부를 듣기 십상입니다. 자신만 나쁜 사람이 되어버리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공감하지 않고 그 친구를 감싸니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참으로 속상합니다.
“회사를 1년 휴직하고, 대학원 과정도 휴학할까 고민 중이에요. 둘째 낳고 미룬 휴직기간이 있어서 아직 신청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다니다가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거나 고민해도 해결되지 않은 일이 생길 때,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를 우선 회피하려 합니다.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해명하기도 힘들고, 설혹 그런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둘 사이의 세세한 일까지 알지 못하니 해명이 먹히는 것에도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정말 답답하죠? 내 앞에서는 무례한 사람이 다른 사람앞에서는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니, 잘못하면 오히려 내가 나쁜 사람처럼 되어버리니까요. 더구나 과장님은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니 은근히 시기심을 가진 사람도 있을 테고. 속상하고 어이없고 답답한 마음일 듯해요. 그런데 휴직했다가 1년 후 복직하면 그 여직원과 만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사실 그게 문제에요. 남편과도 상의했는데 똑같은 이야기를 했거든요.”
휴직을 하고 싶었지만 결정을 쉽게 하지 못했던 것은, 그것이 결코 해결책이 아니며, 스스로 잘못을 인정해버리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이런 경우에는 화나서 그 직원에게 더 심하게 대할 것 같아요. 가령 아는 체를 안 하거나 인사를 안 받거나 하는 것 처럼요.”
“네. 맞아요. 요즘은 아예 무시하고 있어요. 내가 더 인정받고 직급도 높기 때문에 손해 볼 게 없다 생각해서 아는 체도 하지 않고 아예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있어요.”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아예 부서장, 임원 및 사장이라면 마지못해 복종하지만, 일반적인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간에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상사 앞에서는 안 그렇더라도 자기들끼리 모이면 약자를 위주로 생각하게 됩니다.
험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주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따라갑니다. 그리고 내심 그들이 다른 자리에서는 내 험담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요. 그런 사람들을 극복하는 방법은 더 대범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세세한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보이는 모습만을 가지고 상황을 판단합니다.
주 과장이 그 여직원을 못 본 척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을 본 다른 후배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볼까요. 아마 “잘나간다고, 부하 직원한테 너무 심하게 대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윗사람은 그런 모습을 보고 ‘부하직원이 예의가 없구나’ 또는 사람에 따라서 ‘주 과장은 부하직원의 신뢰를 별로 못 받고, 리더십도 부족하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합니다. 똑같은 행동이라도, 자신의 처지나 입장,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합니다.
그들에게 나의 처지와 그녀의 나쁜 행동을 이야기하는 것은 변명일 뿐 아무런 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좀더 대범해지는 것입니다. 오히려 더 합리적인 모습, 어른스러운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주는 것이지요.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그 후배에게도 더 크고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하고 아는 체해주세요. 분명 험담에 동조한 직원들은 처음에는 ‘저분 왜 이래?’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신경 쓰지 말고 꾸준하게 하세요. 누군가가 그녀 이야기를 하면 ‘그 친구 입장에서는 내가 싫을 수 있을 거예요’라고 그녀의 입장을 인정해주세요.
두 분 모두 서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을 거예요. 과장님도 무의식중에 ‘내가 과장인데’라는 생각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남에게 인정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인정하는 거예요. 이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만 할 수 있어요.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은 쉽게 사과하지 못하고, 남을 인정하기 싫어 헐뜯고 다니거든요. 과장님이 훨씬 우위에 있으니 쿨하게 인정하고 안아주면, 상황이 잘 풀릴 겁니다. 그 직원의 태도가 바뀌든, 사람들이 그 직원의 말에 휩쓸리지 않고 상황을 제대로 보게 되든 말이에요.”
대부분의 갈등은 자신의 입장이나 처지 또는 위치를 인정받으려는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내 입장에 대해 공감을 받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나도 그렇고 상대도 그런데, 해결이 안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네가 인정하면 나도 인정하겠다. 너부터 해.”
직장이나 조직에서의 갈등도, 부부싸움도, 친구들과의 다툼도 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 친구나 직원을 평생 안 봐도 살 수 있다면 인연을 끊고, 상대가 먼저 굽힐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하지만 내가 연을 끊을 수도 없고, 끊어서도 안 되는 관계라면 그럴수록 스트레스이고 상처만 커질 뿐입니다. 그럴 때는 내가 먼저 상대를 인정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포스트는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밀』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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