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성의 특징
수나라는 고구려를 공략하기 위해 공성무기 종합세트를 완벽하게 갖춰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구려의 성은 결코 공략하기 쉽지 않았죠. 성에는 요철 모양의 ‘치’라고 하는 돌출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적을 향해 세 방향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문은 반원형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안에 들어온 적군은 꼼짝 없이 갇힌 채 화살 공격을 받았습니다. 또한 당시 한반도의 유물 흔적으로 보아, ‘철질려’ 같은 전진 방해 도구도 깔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요동성 수성의 핵심
수나라 100만 대군이 고구려의 수도 평양성까지 가려면 3개의 방어선을 뚫어야 했습니다. 첫 번째가 요하 방어선, 두 번째가 압록강 방어선, 마지막으로 수도인 평양 방어선이었습니다. 수나라군은 첫 번째 방어선인 요하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첫 전투를 하기도 전에 일이 꼬였습니다. 이 전쟁에는 수양제가 직접 친정에 나섰기 때문에 수나라 육군이 요하 지역에 오기까지 무려 6개월이나 걸렸죠. 그리고 보급품을 잘못 계산하는 바람에 전투부대보다 보급부대가 보급품을 더 많이 소모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죠. 다급해진 수양제는 전투를 개시했지만, 요하 지역의 고구려 성들은 굳건히 버티며 오히려 수나라군에게 출혈을 강요했습니다.
요하 방어선에서는 요동성 전투가 특히 치열했습니다. 고구려군은 수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이 성벽에 가까이 붙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수나라는 고구려 공략을 위해 다양한 신형 공성무기까지 가지고 온 터였죠. 고구려군은 성 밖에 해자를 파고 철저히 수나라군의 접근을 막았습니다. 설사 성벽의 일부가 무너지더라도 고구려군은 단시간 안에 이를 복구할 수 있었죠. 하지만 아무리 해자 등등이 있었다고 해도 요동성을 공격하는 수나라군의 규모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석 달을 버티며 끝내 이기다
요동성은 어떻게 수나라군을 막아냈을까요?
첫 번째는 바로 단합된 요동성의 힘이었습니다. 방어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성벽에 사람이 있으면 함락이 안 되는 것이고, 여기서 한 명이라도 도망을 가거나 방어의무를 소홀히 한다면 성은 뚫리게 되어 있습니다. 요동성의 고구려군은 끝까지 단합된 힘으로 성을 지켜냈습니다.
두 번째는 고구려 활의 눈부신 활약이었습니다. 고구려군은 여러 소재가 혼합된 합성궁을 썼고, 화살촉도 수나라에 비해서 훨씬 길고 견고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수나라군의 갑옷을 쉽게 뚫고 들어가서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수나라군은 예상보다 큰 피해를 입게 되고, 요동성은 무려 석 달을 버텨내며 성공적으로 수나라군의 공격을 막았습니다.
결국 첫 전투에서 수나라군은 고구려군에게 대패합니다.
이 포스트는 『토크멘터리 전쟁사 이세환 기자의 밀리터리 세계사 1. 고대편』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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