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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했는데 왜 예금이 늘어날까?

경제상식 경제공부/디플레 전쟁

by 스마트북스 2020. 8. 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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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리와 통화공급량의 관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습니다.(참고로 미국 연준은 20203월 코로나19 쇼크에 대응해 정책금리 범위를 역사상 최저 수준인 0.0~0.25%로 인하했고, 한국은행도 같은 달에 기준금리를 0.75%까지 낮춘 바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0.5%입니다.) 그 결과 경제 전반에 통화공급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다음 그림은 미국의 정책금리와 통화공급량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그림에서 보듯, 정책금리가 인하될 때마다 시중에 총통화(M2) 증가율이 크게 늘어났으며, 반대로 정책금리가 인상될 때에는 통화공급 증가율이 둔화되었습니다.

여기서 총통화(M2)란 현금(및 당좌예금)에 저축성 예금을 더한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현금에다 은행이 고객에게 대출해줄 수 있는 자금의 근원을 합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한국은행의 M1, M2에 대한 정의
“M1(협의통화)은 화폐의 지급결제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중시한 지표로서,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에 예금취급기관의 결제성 예금을 더한 것이다. 즉, 현금과 아울러 우리가 언제든찾을 수 있는 보통예금, 당좌예금 등이 M1에 속한다. M2(광의통화)는 M1에 예금취급기관의 각종 저축성 예금, 시장성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및 거주자예금을 더한 것이다.”

정책금리 인하 효과

예금금리를 낮추었는데 은행의 각종 예금이 늘어나다니! 그 반대가 아닐까?”
일리 있는 생각이지만, 정책금리의 인하가 가져오는 여러 효과를 함께 감안해야 합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면, 은행의 예금금리가 내리게 되고, 그러면 예금자들은 저축보다는 투자에 매력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예금금리가 떨어지면 예금보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 등 이른바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책금리 인하 초기에는 은행 예금의 매력이 낮아지며 통화공급이 일시적이나마 줄어드는 현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은행 예금은 금리가 떨어졌는데도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늘어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은행 대출로 풀린 돈이 다시 예금으로 회귀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통화승수는 15배

A 자동차회사가 금리인하를 계기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공장을 짓고 근로자를 고용했다고 합시다. A사가 대출받은 돈으로 하청업체와 근로자에게 기계 납품대금과 임금을 지급하면, 이 돈은 이들의 예금통장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그러면 하청업체와 근로자들은 이 돈을 고스란히 은행에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부품을 구입하거나 생계에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지출하게 됩니다. 돈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순환하며, 순환하는 돈은 은행 등 금융기관을 매개체로 계속 몸집을 불려나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지표가 통화승수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통화승수는 중앙은행이 푼 돈이 얼마나 불어났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통화승수는 15배 정도입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및 공개시장조작으로 시중에 푼 돈이 대략 15배 이상 불어서 은행 예금창구에 다시 들어온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정책금리를 인하하면 경제에 돈이 풀리고, 또 돈이 풀리면서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중앙은행과 맞서지 말라라는 증시 격언이 존재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의 통화승수에 대한 정의.
“중앙은행이 공급한 본원통화는 예금은행의 신용창출 과정을 통해, 이의 수배에 달하는 통화를 시중에 유통하게 한다. 통화승수(money multiplier)는 본원통화 한 단위가 몇 배에 달하는 통화를 창출하였는가를 나타내주는 지표로서 통화 총량을 본원통화로 나누어 산출한다.”

이 포스트는 디플레 전쟁(홍춘욱)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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