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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일본 주식시장 거품 붕괴 진짜 원인은?

경제상식 경제공부/디플레 전쟁

by 스마트북스 2020. 8. 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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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가 낮을 땐 증자보다 대출

금리가 급등할 때 주식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1980년대 말에 주식시장에 회사를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일본의 기업가를 생각해봅시다. 이 회사의 주당순이익이 100엔이라면, 공모가 400엔에 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참고로 이 경우 PER4배입니다. 주당순이익을 4년만 모으면 이 주식을 살 수 있을 정도로 공모가가 낮습니다) 왜냐하면 이 회사의 주식을 주당 400엔에 사면 매년 100엔의 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니, 기대수익률이 무려 25%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회사가 순이익을 전액 배당한다면 배당수익률이 무려 25%가 될 것입니다.

PER(Price Earnig Ratic) : ‘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하는데, 현재의 주가 대비 한 주당 순이익 비율을 말합니다. 즉, PER가 10배라는 것은 이 회사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금액을 10년 모으면 이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누어 구합니다.

그런데 1988년 당시 일본의 은행 금리는 2.5%에 불과했습니다. 이 경우 기업의 수익성이 매우 높으므로, 굳이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은행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받는 편이 이익입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침체되어 상장 기업들의 PER가 낮을 때에는 기업의 증자나 상장이 크게 줄어듭니다.

PER가 높은 상태에서 금리 급등하면?

반면 주가가 높아지면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탑니다. 예를 들어 1990년의 일본처럼, 돈도 제대로 못 버는 별 볼일 없는 기업의 주식도 PER100배에 거래되는데, 채권금리가 6%를 넘어선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1%(=주당순이익/주가×100)에 불과합니다. 최고경영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 자명합니다. 주식시장에서 부지런히 증자를 해서 조달한 돈을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가 됩니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일이 2000년 한국 코스닥 상장기업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일본 주식시장이 붕괴된 이유

“1980년대 후반, 일본의 PER는 몇 배였을까?”
다음의 그림은 1980년대 말 일본 주식시장의 PER를 보여줍니다.

당시 일본 주식시장은 PER가 무려 67배 전후였습니다. PER67배라는 것은 기업이 한 해에 벌어들인 이익을 67년 동안 모아야 그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니, 당시 일본 주식시장이 얼마나 비싼 수준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1990년 이후 일본 주식시장이 붕괴된 이유는 PER가 급등한 데다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의 수급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일본의 사례가 보여주듯, 금리인상 국면에는 주식의 PER가 높은 기업이나 나라가 가장 먼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PER가 너무 높으면 기업공개(IPO)가 급증하고, 시중의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금리가 하락할 때에는 주식시장 전반의 PER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디플레 전쟁(홍춘욱)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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