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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마지막은 어떨까?

인문 교양 읽기/만약에 과학 : 우주

by 스마트북스 2021. 1. 1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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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남은 수명은?

태양과 같은 항성들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 걸까요?
항성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첫 번째 단계는 바로 연료의 소진입니다. 항성의 중심에는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인해 계속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항성들은 아름다운 빛을 우주에 흩뿌릴 수 있죠. 그래서 연료를 모두 소진하는 것이 항성 죽음의 첫 번째 단계죠.
보통 항성이 태어나면서 가지는 수소, 즉 연료의 양은 항성 질량의 약 70% 정도고, 나머지 28%는 헬륨, 2%는 금속입니다.
물론 항성이 태어날 때 가지는 수소의 양이 항성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질량이 큰 거대한 항성의 경우 핵융합 반응이 더 활발히 일어나서 연료를 더 빠르게 사용하게 되고요. 질량이 작아 면적이 작은 항성들은 적은 양의 연료를 가지고 있지만 핵융합 반응이 천천히 일어나 훨씬 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적색 왜성이 있습니다. 적색 왜성은 아주 작은 항성으로 보통 800억 년에서 17조 년 정도의 수명이기에 우리는 아직 적색 왜성의 죽음을 보지 못했습니다.
태양의 수명은 어떨까요? 태양의 질량으로 계산해보면 태양은 약 110억 년 정도까지 핵융합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현재 태양의 나이가 약 46억 년인 걸 감안하면 태양의 수명이 앞으로 64억 년 정도 남았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렇다면 64억 년 후 연료를 모두 소진한 태양은 어떻게 될까요?

적색 거성이 되다

태양의 중심에서 수소 핵융합 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에너지는 빛과 열을 만드는 데만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태양이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중력과 태양 중심에서 이 중력을 밀어내는 척력이 평형을 이루어야만 하죠. 그래서 태양의 중심에서 연료가 모두 사라지면 핵융합 반응이 멈추고, 태양의 중심은 외부의 중력에 밀려 점점 수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수축으로 인해 태양 중심의 밀도가 높아지고, 온도도 올라갑니다.
이는 손바닥을 비비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양 손바닥이 딱 붙지 않은 상태에서 손을 비비는 것보다 양 손바닥 전체를 완전 밀착시켜서 손을 비비는 게 온도가 더 빨리 올라가죠. 밀도가 높아지면서 온도가 올라가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원자와 원자가 더 작은 공간에서 더 빨리 진동하기 때문에 중력이 태양의 중심을 수축시키면 온도가 올라가게 되죠.
이때부터 죽음의 두 번째 단계입니다. 태양 중심의 온도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중심핵 바깥쪽도 온도가 올라가 되는데요. 이로 인해 중심핵 바깥쪽에 핵융합이 일어나고, 이때 생기는 척력이 중력을 밀어내 태양을 부풀어 오르게 합니다. 이 시기의 태양을 적색 거성이라고 부르며, 이름 그대로 적색의 거대한 별이라는 뜻입니다.
태양이 적색 거성으로 진화하면 크기가 커진 만큼 자신의 질량 10%를 잃게 됩니다. 이후 적색 거성이 된 태양의 중심부는 계속해서 수축합니다. 그리고 태양 중심의 온도는 100,000,000까지 올라가서 뜨거운 온도 때문에 헬륨이 반응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태양에서는 수소 핵융합뿐 아니라 헬륨 핵융합 반응도 일어나기 시작하죠.
헬륨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 엄청난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게 되는데요. 이런 현상을 헬륨 섬광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헬륨 핵융합 반응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물론 태양의 헬륨 섬광은 1억 년 정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 입장에서는 아주 긴 시간이지만, 우주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이죠. 어쨌든 이렇게 헬륨 섬광이 일어난 태양은 다시 반지름이 약 11배 정도 줄어들고, 이 상태를 1억 년 정도 유지하게 됩니다.

백색 왜성

그 후 태양은 정말 마지막 단계로 넘어가죠.
태양은 헬륨 핵과 헬륨 핵이 서로 융합해 탄소를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탄소가 태양 중심에 쌓이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탄소가 계속 쌓이다가 탄소가 중심에 가득 차면 태양은 마지막 숨을 몰아쉴 준비를 합니다. 태양은 탄소를 이용해 핵융합 반응을 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태양의 중심은 중력을 밀어낼 척력을 잃어버려 다시 중력이 태양의 중심을 수축시키게 되죠. 이로 인해 태양은 자신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행성상 성운으로 자신을 감싸던 물질의 대부분을 우주로 흩뿌리게 됩니다.
NGC 1501이라고 불리는 행성상 성운은 지구로부터 약 5,000광년 거리에 있습니다. 행성상 성운은 별의 마지막 단계로 이렇게 우주로 흩뿌려진 물질은 다음에 태어날 별을 위한 좋은 재료가 되죠. 그래서 이 죽음은 한편으로 쓸쓸하지만 아름답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변을 감싸던 물질을 우주 공간으로 흩뿌린 태양은 별의 마지막 단계인 행성상 성운으로 변하게 되는데요. 이때 행성상 성운의 중심에서는 백색 왜성이 만들어집니다.
백색 왜성은 다른 항성들과는 전혀 다른 항성으로 행성상 성운 중심의 물질이 계속 수축해서 만들어지는 별입니다. 그래서 밀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백색 왜성은 다른 항성들과는 다르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없는 항성입니다. 핵융합 반응의 찌꺼기가 모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저 행성상 성운이 되면서 남긴 열에너지로 빛을 낼 뿐이죠. 그래서 백색 왜성은 스스로 빛을 낸다기보다는 천천히 식어가는 항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별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부르죠. 그렇다면 백색 왜성이 된 이후에 태양은 어떻게 될까요?
백색 왜성이 된 태양은 차갑게 식어갈 겁니다. 백색 왜성이 다 식으면, 별의 시체라 부르는 흑색 왜성으로 변합니다. 흑색 왜성은 아직까지 관측된 적은 없지만, 열도 없고 딱딱하게 굳어 마치 소행성과 같은 모습을 한 천체죠. 이렇게 흑색 왜성이 된 태양은 정말 낮은 확률이지만 다른 천체에 붙잡히거나 다른 항성의 중력에 이끌려 그 항성과 충돌하여 먹이가 되거나 혹은 빛을 잃은 채 우주를 영원히 떠돌게 될 겁니다. 이게 한때 찬란하던 태양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이 포스트는 만약에 과학 : 우주(천민우)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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