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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우리나라와 잘 맞을까? : 재생에너지 쟁점 총정리

경제상식 경제공부/탄력성장 (에너지)

by 스마트북스 2021. 2. 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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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의 장단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와 달리 발전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연료비도 들지 않으며, 원전이나 화력발전에 비해 두배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화석연료에 비해 떨어지는 경제성, 날씨에 따른 간헐성, 설비용량 대비 낮은 이용률, 계통 안정성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에서는 땅이 넓고 일사량이 많은 해외에 비해, 산지 위주의 좁은 국토,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날씨 등을 가진 우리나라는 애초에 재생에너지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지금의 재생에너지 보급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재생에너지의 장단점과 우리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과연 재생에너지가 우리나라 에너지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요?

보급 속도가 빠르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보급이 과속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지표로 현재 우리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해보겠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설비용량(201814GW)은 일본의 약 1/7, 중국의 1/50에 불과하며, 발전 비중(20194.9%)도 일본의 1/4, 중국의 1/5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주변국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 성적도 2017년 말에야 최초로 재생에너지만을 별도로 한 설비·발전 비중 목표를 세운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수립하면서 지난 몇 년 간 태양광·풍력 보급에 박차를 가한 결과라는 점입니다. 달리기로 치면 우리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출발이 늦어서 한창 속도를 높여도 모자랄 판국입니다. 과속 논란은 제대로 달리지도 못하게 옷자락을 잡아끄는 격이죠.

땅이 좁고 일사량이 적다?

재생에너지를 보급하기에는 우리나라의 땅이 좁고 일사량이 적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물론 전통 발전원과 비교했을 때, 동일한 용량의 발전을 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설비에 더 큰 면적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기술(태양광 효율 14%)로도 국내 재생에너지 입지 잠재량(시장 잠재량 기준 360GW)3020 목표 달성(신규 48.7GW)에 충분한 수준이며, 앞으로 기술혁신으로 태양광 등의 설비효율이 향상될 경우 동일 면적에서 생산 가능한 전력도 늘어나면서 입지 잠재량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태양광 이용률을 결정하는 일사량의 경우,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우리는 중국(태양광 1)과 유사하고, 일본(3)이나 독일(4)보다 오히려 나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태양광 세계 1~3위 중, 1위는 중국, 3위는 일본입니다(2위 미국). 글로벌 태양광 선도국들이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깝고, 기후여건도 비슷한 이웃이란 점에 비추어보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기업에게 이득이 될까?

우리가 입지 잠재량이나 일사량 등의 측면에서 재생에너지를 해볼 만하다고 해도, 재생에너지 확대의 과실을 다른 나라 기업들이 다 가져가 버린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태양광 분야에서 선진국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기업과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세계 태양광 시장의 80%(모듈 기준)를 장악한 중국의 압도적 공세 속에서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70% 내외의 내수점유율을 유지(미국은 자국산 모듈 비중이 6%, 인도는 7%, 일본은 약 18%) 중입니다. 비록 중국에 밀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소재 분야에서는 사업이 축소되었으나, 오히려 이는 우리 태양광 생태계를 고부가가치 셀, 모듈 중심으로 재편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풍력은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80%로 평가되나, 풍력 타워나 해상 풍력용 내압전선 등에서 국내 기업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집니다.
특히 우리는 발달된 기계산업 등을 바탕으로, 앞으로 터빈이나 너셀 등 핵심 부품 국산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므로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헐성 극복가능할까?

안정적 공급이 최우선 과제인 전력 분야에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커다란 약점입니다. 그러나 에너지 저장장치(수소 ESS) 보급 확대, 고도화된 발전량 예측기법을 통한 운영 최적화 등 보조수단의 발달로 이런 재생에너지의 단점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점이 속속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센터 운영이나 반도체 공정에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줘야 하는데, 미국의 구글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는 이미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만 사용하거나, 사용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에너지 저장장치에 쓰이는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정보통신기술(ICT)과 재생에너지를 결합해 발전소 운영 등을 최적화하는 에너지 혁신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부터 시행되는 녹색 프리미엄, 3자 전력구매계약(PPA)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 지원 제도는 이러한 혁신을 더욱 촉진하게 될 것입니다..

경제성 있을까?

재생에너지의 또 다른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경제성의 경우, 재생에너지 설비가 많이 보급된 영국 등은 이미 보조금 없이도 공급비용이 화석연료와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우리나라도 태양광발전 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에너지 전문기관들은 2020년대 후반이면 대규모 태양광의 경제성이 원전보다 우월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완벽한 에너지원이 아닙니다. 또 매우 급격하게 확대할 수 있는 에너지원도 아닙니다. 그러나 부존자원이 없는 대신 기술력이라는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기술혁신을 통한 단가 저감, 효율 향상이 중요한 재생에너지는 충분히 승산이 있는 분야입니다.

이 포스트는 『탄력성장』(김원준 외 지음)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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