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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창업자 서정진의 기업가론

경영 자기계발/셀트리오니즘

by 스마트북스 2021. 2. 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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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은 없다?

“기업가정신이라는 원칙이 있는 게 아니다. 상황에 따라 바뀐다. 기업도 사람과 같다. 처음 창업하면 신생아다. 뜻한 바가 있어 사업을 한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어쩔 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사업에 뛰어든다. 나도 IMF 경제위기 이후 취직이 안 돼서 창업했다. 기업을 처음 할 때는 기업가정신 같은 건 없다. 돈을 많이 벌어서 마음껏 쓰고 싶은 본능만 있을 뿐이다. 처음엔 망하지 않으려고 ‘죽을 둥 살 둥’ 한다. 그러다 망하지 않을 정도가 되면 그때부터 돈을 벌려고 한다. 오로지 돈이 목표가 된다. 돈만 되면 사업이든 장사든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시기다. 기업가정신은 본능 단계를 넘어설 때 필요한 것이다. 모든 기업인이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성장하면서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기업가는 초등학생이다. 1학년은 안 망하려고 발버둥치는 단계, 2학년은 돈을 벌려고 뛰어다니는 단계, 3학년은 기업과 나라를 생각하는 단계, 4학년은 상생과 공존을 생각하는 단계, 5학년은 다음 세대를 두려워 하는 단계다. 인생 졸업을 앞둔 6학년은 회사를 물려주고 떠난 뒤의 시기다. 물론 모든 기업가가 6학년까지 성장할 수는 없다.”

마지막 정의는 ‘희생’

“사장이 돈을 벌어 저 혼자 잘 먹고 잘살려고 하면 회사가 절대 커지지 않는다. 자기 생각만 하는 사장을 위해 열심히 일할 직원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려면 구성원에게 보람과 신뢰를 줘야 한다. 회사가 발전하면 내가 발전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창업자가 바뀌어야 한다. 자기를 버려야 한다.

기업가정신의 마지막 정의는 하나다. 희생이다. 창업자는 기업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람이어야지 군림해선 안 된다. 직원들이 사장 회장 개인의 회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라고 여기도록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이 자신의 이익보다 회사의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회사를 신뢰할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거다.”

 

혼자 똑똑해선 안 된다

직원들이 나를 도왔다. 파트너들도 나를 도왔고 주주들은 나를 믿고 기다려줬다. 많은 투자자들이 한편이 되어 나를 밀어줬다. 절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내가 이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 해도 30퍼센트의 필요조건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70퍼센트의 충분조건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혼자 잘난 척하다 끝나는 거다. 사업과 장사는 다르다. 장사는 저 혼자 똑똑하면 할 수 있다. 사업은 혼자 똑똑하면 안 된다. 기업가가 가져야 할 덕목은 기다려주는 것이다.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고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한다. 보이는 대로 지적하면 ‘너 혼자 해봐. 너 잘났어’ 하며 구성원들이 참여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무진장 어렵다. 그래도 해야 한다.”

 

없는 것을 있다고 하지 말라

“사기를 치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더라도 좋은 점은 크게 부각시키고 나쁜 점은 줄이는 수준이어야지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은 사기다. 사업을 하다 보면 누구나 그런 유혹을 느낀다. 사기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도 많다. 자꾸 ‘호구’ 같은 사람이 없는지 찾게 된다.

그런데 생각보다 호구가 없다. 사기를 쳐서 한 번 성공할 순 있지만 발전할 수는 없다. 한 번은 모르고 넘어갈 수 있어도 두 번, 세 번이 되면 온 동네 소문이 다 난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사기 치면 언젠가 발목을 잡힌다. 제 발등을 자기가 찍는 것이다. 누군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을 때 ‘그 사람은 믿을 만하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

 

직원들에게 인정받아라

“우리 회사 부회장과 사장들, 임원들에게 항상 ‘좋은 부하가 되지 말고 좋은 상사가 되어라’고 말한다. 회장인 나를 만족시키려고 하지 말고 직원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라는 이야기다.

카리스마는 아랫사람을 엄하게 대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존경을 받을 때 생긴다. 카리스마를 지닌 상사가 많아야 기업이 발전한다. 회장이 없어도 회사는 돌아가지만 임직원들이 없으면 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

리더는 교만해선 안 된다. 가급적이면 종교를 가지라고 권하는 이유다. 나는 독실한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종교가 가진 힘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성경의 마태복음 5장 7절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다’라는 것은 복 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복을 받으려면 긍휼을 실천해야 한다. 예수가 이 땅에 와 있다면 어려운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같이 살려고 할 것이다. 그래야 복이 온다. 신의 뜻을 지키지 않으면 복이 오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푸는 해답이다.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복을 받으려면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오직 미래에 관심을 두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이라면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그들이 원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미래 사업 전망에 대한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된다. ‘HOW TO’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을 분석해 사업을 디자인하는데 글로벌시장은 오직 미래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철저히 투명한 기업에만 투자한다.

기술이 있다면 국내에서 투자를 받으려고 하지 말고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좋다. 국내 투자자들은 성공과 실패, 이분법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성공하는 사업은 맞고 실패할 것같은 사업은 틀린 것이다. 맨해튼 투자자들은 확률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실패할 수 있어도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한다. 나 역시 그렇게 투자를 받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영어도 못하는데 어떻게 맨해튼에 가서 투자를 받느냐고 버럭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마다 나도 했는데, 당신이라 고 왜 안 되겠냐고 되묻는다. 지금이야 통역이라도 쓰지만 그때 내 영어는 알아듣는 게 신기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영어를 못해도 상관없다. 필요한 사람이 알아듣는다. 내가 영어를 대충 해도 진정성이 있으면 알아듣게 되어 있다.”

이 포스트는 『셀트리오니즘 :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는가』를 바탕으로 발췌, 재구성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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