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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뒷담화도 거침없다? : 셀트리온 사람들의 익명 앱 활용법

경영 자기계발/셀트리오니즘

by 스마트북스 2021. 3. 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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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앱으로 쟁취한 복장 자유

임원을 제외한 셀트리오니언의 평균연령은 31.3세입니다(202011월 기준). 젊은 직원이 많아서 그런지 회사 분위기는 굉장히 역동적이지만. 그렇다고 IT 회사들처럼 자유분방한 것은 아닙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셀트리온은 복장 규정이 보수적이기로 유명합니다. 한여름에도 정장에 구두를 신어야 하며 비즈니스 캐주얼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캐주얼 데이로 지정된 매주 금요일에만 자유롭게 입을 수 있습니다. 옆 동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만 해도 티셔츠, 면바지, 스포츠웨어 등 옷차림이 각양각색입니다.
셀트리온이 정장을 고집하는 것은 신뢰감을 심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죠. 처음에는 해외 제약사나 규제 기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옷을 제대로 갖춰 입었습니다. 셀트리오니언들은 글로벌 비즈니스 업계에서 핸디캡이란 핸디캡은 모두 갖고 있었습니다. 동양인인 데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었으며 빅파마라는 든든한 배경도 없으니 약점을 잡히지 않으려면 용모 단정한 차림새로 전투에 임해야 했죠. 이제는 글로벌 회사로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복장 단속을 합니다.
사내 복장 규정에 대한 불만은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단골 소재입니다. 밀레니얼세대는 패션을 절대 포기할 수 없죠. 그들은 외부인을 만날 때는 어쩔 수 없더라도 회사에 있을 때는 편한 복장이 일의 능률도 높여준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끈질긴 앱 댓글 투쟁(?)에 회사가 한발 물러섰습니다. 정장 구두 대신 끈 없는 로퍼와 면바지까지 가능하도록 규정이 완화됐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운동화를 신어야 하는 사람들은 팀장에게 이야기하면 예외를 허용해줍니다.

불만 있으면 앱 열고 댓글

셀트리오니언(셀트리온 사람들)은 블라인드 앱에 적극적으로 회사에 대한 요구 사항을 건의합니다. 송도 본사 화장실에 이라는 작은 건의함과 엽서가 있는데 쓰레기통만도 못한 취급을 받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앱에 댓글을 다는 게 쉽고 빠르죠. 셀트리오니언이 블라인드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피드백이 즉각 오기 때문입니다. 서정진 회장(이하 서정진)은 은퇴 전 매일 블라인드 앱을 체크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업무 시간에도 임직원들이 올린 글을 보았습니다. 기업 오너들 중 블라인드 열성 사용자는 서정진이 유일하지 않을까요? 셀트리오니언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처럼 이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온갖 잡다한 이야기들이 다 올라옵니다. 에어컨이나 화장실 비데가 고장 났다는 제보부터 회사 시스템, 프로젝트 예산 부족, 상사나 동료에 대한 불만까지 다양합니다.
이건혁 셀트리온 홍보팀장은 회장님이 틈틈이 확인하시기 때문에 지적된 사항은 바로바로 처리된다면서 형광등을 갈아달라는 글이 올라오자마자 지원부서에서 새 등으로 교체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오너 일가에도 거침없는 발언

회장이 지켜본다고 직원들이 자기검열을 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익명 온라인 세계에서 셀트리오니언들은 거침없습니다. 오너 일가에 대한 얘기도 예외가 없죠. 서정진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본인이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로 있을 때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때문에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누가 썼는지 딱 알겠더군요. 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앞뒤 상황도 이해하고 있는 직원이어서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아는 척하지 않았어요. 그게 블라인드니까요. 시간이 지나니 왜 그런 글을 올렸는지 이해도 가고 저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는 저와 관련한 내용이 올라와도 일일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잘못된 점은 고치면 되고 불만이 있으면 이곳에 털어 놓으면서 풀면 되니까요.
서정진도 블라인드의 순기능이 더 많다는 쪽입니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들이 많겠어요. 이야기하고 풀 곳이 있어야죠.”
그는 상처받기 싫어서 인터넷 기사와 댓글을 보지 않는다면서 블라인드 앱은 수시로 확인합니다.
남들이야 뭐라고 욕해도 상관없지만 직원들의 뼈아픈 지적은 귀를 열고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직원들도 그가 블라인드에 민감하다는 걸 잘 알아서 이렇게 활용하는 것이죠.

이 포스트는 셀트리오니즘 :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는가를 바탕으로 발췌, 재구성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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