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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표현하는 글에선 형용사 사용에 주의하세요

좋은 부모/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

by 스마트북스 2017. 4. 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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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표현하는 글에선 형용사 사용에 주의하세요

글을 쓸 때 나의 감정을 얼마나 담아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가 종종 있을 것입니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에 집중해서 쓰다 보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또렷하지 않을 때가 있고, 반대로 주제만 강조해서 쓰다 보면 글이 너무 딱딱해져서 읽는 맛이 떨어질 때가 있죠.

 

형용사를 많이 쓰지 마세요

눈앞에 보이는 사람이나 일의 상황, 자연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마음 가는 대로 쓰는 게 주관적인 글입니다. 글을 주관적으로 쓸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어요. 사물을 보고 느낀 대로 쓰다 보면 슬프다’, ‘기쁘다’, ‘행복하다’, ‘좋다등등 형용사를 흔히 사용하는데, 되도록이면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감동을 주고 싶다고 해서 또는 나의 감정을 공유하고 싶다고 해서 감정을 정의하듯 글자로 옮겨 놓으면, 오히려 읽는 이는 공감하기 어려워요.
나의 감정이나 감동의 대상을 묘사하고 설명하되, 슬프다거나 기쁘다거나 하는 감정은 읽는 이의 몫으로 남겨 놓아야 합니다.

 

내가 기억하기로 지금까지의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앤 맨스필드 설리번 선생님이 내게 오신 날이다. 그날을 사이에 두고 이어지는 두 삶의 어마어마한 차이를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88733, 내가 일곱 살이 되기 석 달 전의 일이었다.
그날 오후, 나는 말없이 기다리며 현관에 서 있었다. 어머니의 움직임이며 집 안에서 느껴지는 분주한 기운으로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예감했으므로 현관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오후의 햇살이 현관을 뒤덮은 인동 덩굴 틈새로 뚫고 내려와 치켜든 내 얼굴을 비추었다. 내 손가락은 감미로운 남부의 봄을 맞아 갓 피어난 꽃이며 친근한 나뭇잎을 향해 거의 무의식적으로 더듬더듬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내 앞에 어떤 놀라운 미래가 펼쳐질지 알지 못했다. 몇 주 내내 분노와 비통이 나를 떠나지 않았고, 이런 격렬한 분투에 뒤이어 깊은 무력감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 헬렌 켈러, ‘나의 스승 설리번

 


태어난 지 19개월 만에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시청각 장애인에게 필요한 제도 마련을 위해 정치 활동가이자 교육자로 활동했던 헬렌 켈러. 앞의 글은 그녀가 일곱 살 때 스승인 앤 설리번을 만나던 날을 회상하며 쓴 에세이의 한 대목입니다. 자신의 힘든 삶과 외로운 마음이 특별한 형용사 없이도 그대로 전해집니다.

 


사회 시험 전날에 긴장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나는 눈을 감고 괜찮아. 시험을 망쳐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겨우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사회 시험에 최선을 다하였다. 성적이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공부가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괜찮아. 다음에 좀 더 공부해서 시험 잘 보자.’고 스스로를 위로하였다.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학생글, ‘괜찮아

시험을 앞두고 걱정이 되어 밤잠을 이루지 못하던 학생이 스스로 괜찮다고 위로했더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신이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세요. 뛰어난 글은 아니더라도 읽는 이가 공감하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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