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게 시작하기보다는 찬찬히 올라가세요. 실력을 키우다보면 기회가 찾아오고 기회를 잡으면 성장의 발판이 마련됩니다.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옆도 둘러보고 뒤도 돌아보면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머니 병구완을 하던 중에 주얼리 제작과 판매에 눈을 뜬 강혜정 떼오로 대표는 현재 의류, 액세서리, 구두 등 패션 제품은 물론 화장품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쇼핑몰 떼오로는 2016년 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제가 아이템을 고르는 기준이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패션 트렌드가 살아 있는 상품이라고 할까요.”
강혜정(39) 떼오로 대표는 눈에 띄는 패션·뷰티 아이템이면 인터넷 검색을 비롯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활용해서 확보합니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아이템은 일단 사가지고 와서 제조사를 알아보기도 합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무조건 찾아내죠. 그녀의 근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강혜정 대표는 (한국의) 가족과 떨어져 이모가 있는 시애틀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커뮤니티칼리지에 입학했습니다. 선택 과목 중에 ‘주얼리 이론과 실습’이 있었는데, 평소 보석류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이 수업을 통해 보석을 세공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보석 세공 실습은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돌아보면 그게 ‘떼오로’ 창업의 시발점이 아닌가 합니다.
그녀가 한창 직장 생활에 열을 올리고 있던 2002년, 위암을 앓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강혜정 대표는 깊은 슬픔과 충격에 빠져들었습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그녀는 어머니를 설득해 함께 미국으로 갔습니다. 3년간의 한국 생활에 지쳐 있던 터라 ‘기회의 땅’ 미국에 정착해 살고 싶었던 것입니다. 미국에서 선택한 직업은 안경사였습니다. 안경사가 되면 전문직 종사자로 인정도 받고, 수입도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안경점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차분히 일을 배워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어머니가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것이죠.
“어머니는 3년 정도 암 투병 생활을 하셨어요. 암 환자를 위한 식단에 맞춰 식사를 챙겨드리고 병원에도 수시로 모시고 가야 해서 24시간 어머니와 함께 있었어요. 돌아보니, 살면서 그때처럼 어머니와 얘기를 많이 한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그렇게 집과 병원을 오가며 어머니를 돌보던 어느 날, 친구가 선물이라며 자신의 동생이 직접 만든 주얼리를 건넸습니다. 친구는 동생의 주얼리 사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그중 강혜정 대표의 귀가 솔깃해진 부분은 ‘주문을 받아서 집에서 주얼리를 제작해 판매할수도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시애틀에서 공부할 때 다양한 주얼리 작업을 했던 터라 주얼리라면 뭐든 자신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집에서 할 수 있다면, 어머니를 돌봐드리면서도 주얼리를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죠.
강혜정 대표는 바로 주얼리 부자재를 사러 동대문 종합상가로 향했습니다. 2004년의 일이었죠. 집에서 어머니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주얼리를 만들었습니다. 완제품 사진을 찍어 싸이월드에 올렸더니 주문이 쇄도했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들이 싸이월드를 보고는 구매할 수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제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주문을 받았기 때문에 어머니를 챙기면서 일하기에 괜찮았어요.”
입소문이 나자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량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문량이 늘자 그녀는 새벽잠을 포기했습니다. 낮에는 어머니를 돌봐드려야 했기 때문에 밤에 일을 시작해 다음 날 새벽에 부자재 구매와 주얼리 제작, 배송 준비까지 끝내야 했죠. 월평균 200만~3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생겼는데, 용돈으로 얼마간 쓰고 어머니 좋아하시는 음식을 사드리기에는 충분한 금액이었습니다.
어머니는 2007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떠나보낸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외로웠죠. 다른 생각에 빠지지 않고 삶의 중심을 잡게 도와줄 뭔가가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일이었습니다.
“마침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일본 모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사무실이 하나 남는다며 함께 일하자고 하더군요. 제가 영어도 곧잘 하고 모델 에이전시 근무 경력도 있는 걸 알고는 외국 모델 관리를 맡겨줬어요. 일이 그리 많지 않아서, 틈틈이 주얼리를 만들면서 회사를 다녔습니다.”
주얼리를 구매하려고 떼오로 사이트에 들어온 고객들이 하나둘 옷을 구매하면서 패션 의류 영역도 6개월 만에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동대문표 의류를 중심으로 떼오로를 운영하던 강혜정 대표는 차츰 다양한 제품군으로 눈을 돌려 휴대폰 케이스며 가방, 신발 등 패션 아이템은 물론이고 수분크림, 마스크팩 등 뷰티 아이템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2015년에는 이엘인터내셔널의 화장품을 떼오로 사이트에서 판매대행하다가 2016년부터는 이엘인터내셔널의 기술력에 그녀의 아이디어를 더해 자체 브랜드인 시스타 다시마 마스크팩을 출시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올해는 시스타 크림 등 다양한 기초 화장품 제작과 출시를 앞두고 있죠.
강혜정 대표는 떼오로의 히트 상품으로 ‘시스타 다시마 마스크팩’을 꼽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20억원 가운데 절반을 차지한 대박 상품입니다.
“3년 전에 피부가 너무 건조해서 피부과에 갔는데 병원에서 크림과 팩을 몇 개 주었어요. 집에서 사용해보니 기적처럼 피부가 촉촉해지더라고요. 그 후에 크림 10개를 더 주문해서 썼는데, 알고 보니까 피부과에서 제작한 상품이 아니라 수출 전문 화장품 회사가 생산한 것이더라고요.”
강혜정 대표는 피부과 실장을 졸라 그 크림을 만든 화장품 회사 이엘인터내셔널 대표를 소개받았습니다. 몇 번이나 만나자고 했지만 처음에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귀찮을 정도로 졸라대니 나중에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며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국내 판권을 갖고 제품을 팔겠다는 제안도 단번에 거절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설득해 허락을 얻었지요.
떼오로에서는 2015년 3월 이엘인터내셔널의 ‘엘라라 여신 크림’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순식간에 2,000여 개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며 히트를 쳤습니다. 이후 강혜정 대표는 이엘인터내셔널의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향과 제형 등을 한 단계 끌어올려 생산한 떼오로 자체 브랜드 시스타 다시마 마스크팩을 선보였습니다. 2016년 11월 말까지 5만 장이 판매된 이 제품은 두타 면세점에 입점도 했습니다. 올해는 시스타 다시마 크림 출시와 함께 화장품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이 포스트는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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