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부동산 가치를 가늠하는 두 가지 지표

본문

부동산 가치를 가늠하는 두 가지 지표

부동산 관련 책을 읽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바로 그래서 앞으로 부동산이 오른다는 건지, 내린다는 건지일 것입니다. 이 질문보다 더 절실한 질문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대부분의 부동산 책들은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이며, 어디가 유망한지 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그 답이 맞는 답일까요? 그만큼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가격과 가치

경제학의 개념 중에서 매우 혼동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가치와 가격입니다. 가치와 가격은 어떻게 다를까요? ‘오마하의 현자라 불리는 워런 버핏은 이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당신이 내는 돈은 가격이지만, 돈을 내고 얻는 것은 가치라 한다.
가격은 한 상품에 붙어 있는 가격표의 숫자 그 자체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결정되지요. 반면 가치란 그 상품을 사용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효용의 크기로 정의할 수도 있고, 그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노동과 자본의 합으로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고전경제학에서는 이 가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느냐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지만, 이후 신고전파 경제학이 대세로 자리 잡은 이후에는 가격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물건의 가치와 가격이 일치하는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그저 가격이 실제 가치에 수렴해갈 것이라고 가정할 뿐이죠.
원유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087월 원유 가격은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치솟았다가 그해 연말 금융위기 직후 30달러 선까지 급락한 바 있습니다. 과연 원유가 우리에게 주는 효용의 크기가 이렇게 변했을까요? 또는 원유를 생산하는 데 들어간 노동과 자본의 비용(가치)이 그만큼 변했을까요?
둘 다 아닙니다. 변한 것은 수요와 공급의 세력 균형뿐입니다. 그런데도 가격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4배 이상 변동해버렸죠. 이런 예를 보건대, 가격은 그저 장기적으로 보아 그 가치에 수렴할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유가 아니라 부동산이라면 어떨까요    

월 임대료-서울, 홍콩, 뉴욕

부동산 가격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서로 밀고 당기기 끝에 이루어지는 합의의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부동산의 가치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의 가치 역시 기본적으로는 그 부동산을 이용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효용의 크기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의 효용가치는 어떻게 파악할까요?
뉴욕 한복판에 있는 아파트의 가치는 무엇보다 그곳에 위치한 세계적인 금융기관에 쉽게 출퇴근할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임대료가 엄청나게 비쌉니다. 반면 미국 어느 남부의 촌구석이라면 같은 돈으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올 법한 대저택을 구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강남의 아파트가 비싸다고 난리지만, 홍콩 중심가의 아파트는 강남 아파트보다 5배 이상 비쌉니다. 반면 강화도의 꽤 살기 좋은 다세대주택 가격은 강남 아파트의 10분의 1에 불과하죠. 이처럼 가격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부동산의 입지마다 생산해내는 가치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대료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의 표는 미국에서 월 임대료 1,500달러로 구할 수 있는 주택의 면적을 도시별로 비교한 것입니다. 뉴욕에서는 8평 원룸을, 필라델피아에서는 24평짜리 아파트를 구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월세 150만원이라면 20~30평대 아파트를 구할 수 있습니다.

 

주요 도시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나라마다 지역마다 평균적인 주택가격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가격이 과연 가치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도 역시나 다릅니다. 부자 나라의 주택가격은 비싸고 가난한 나라는 싼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이를 상대적으로 비교해보기 위해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라는 지표를 사용합니다. 이는 주택 시장의 중간값을 중산층 가구의 연간 총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PIR(Price to Income,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연간 소득의 몇 년치를 모아야 중간 정도 수준의 주택을 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위 그래프는 주요 국가 및 도시별 PIR 지수입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홍콩과 밴쿠버는 주택가격이 가구소득에 비해서 평균보다 훨씬 비쌉니다. 반면 뉴욕의 집값은 매우 높지만 소득 대비로 보면 오히려 싼 편이죠.
    

부동산 버블, 그 기준은?

부동산 가치는 딱 짚어서 얼마라고 말하기 곤란한 면이 있습니다. 그 부동산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를 정량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농토라면 산출 농작물의 가치이고, 상가라면 입지상의 이점으로 올릴 수 있는 매출 추가 상승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택이라면 생활상의 편익이나 직장과의 접근성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부동산의 부가가치를 숫자로 표시해주는 것이 바로 임대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부동산은 대체로 임대료가 비싸고, 부동산 자체의 가격도 높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임대료로 추정할 수 있는 가치에 비해 훨씬 높다면 버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남대로의 상가 임대료가 비싸다고 해서 무조건 버블이라고 할 수는 없죠. 그 상가에서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연 매출 상승분이 1억원인데, 임대료가 연 5천만원이라면 싸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대한민국 부동산 7가지 질문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