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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과 부동산 불패신화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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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과 부동산 불패신화 점검

부동산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의 다른 점

수요 측면

부동산은 자산재이자 필수재입니다. 주식이나 채권은 가격이 올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곧바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 수중에 돈이 없어서 주식을 살 수 없거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쳐다보기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좀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직접적으로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부동산은 다릅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내가 사려는 집값이 올라서 살 수가 없게 되고, 전월세 가격이 오르며, 자칫하면 집에서 쫓겨날 위험도 생깁니다.
 
공급 측면

주식이 오르면 즉각 팔려는 사람이 생깁니다. 기존의 주주가 팔려고 내놓을 수도 있고, 회사가 주식을 추가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주식은 이처럼 가격의 변화에 따라 공급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동산 공급에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집값이 오른다는 소문이 돌면, 동네 공인중개소에 나와 있던 매물이 갑자기 싹 사라지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집주인들은 상승 기대감에 최대한 비싸게 팔기 위해 집을 내놓지 않고 이에 따라 시장에 공급이 미루어집니다.
이런 경우 새로 집을 지어 공급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동산의 신규 공급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건설사들은 이른바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려고신규 건설에 나서지만, 아무리 빨라도 건축에만 최소 2년이 걸리고, 재개발 같은 프로젝트는 이런저런 행정적 문제의 처리까지 고려하면 10여 년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신규 공급까지의 시차가 발생하고, 시장에서 적정가격을 찾는 것이 계속 지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수요/공급의 원리가 왜곡되어 작용하므로, 부동산 가격은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가격 상승이 오름세를 더욱 부채질하는 되먹임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부동산 시장은 수요 면에서 필수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실수요는 반드시 받쳐주는 편입니다. 그런데 공급 면에서는 신규 공급 주기가 길기 때문에 가수요가 생기면 이를 충족시키기가 매우 힘들고, 이런 경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정부의 개입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불패신화, 정말 유효한가!

자산상품은 크게 보면 주식, 채권, 부동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투자 상품들의 수익률 역시 장기적으로는 평균에 수렴합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자금의 흐름도 투자수익률도 결국은 평준화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채권의 수익률이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해 확실히 높다는 시그널이 보인다면, 돈은 채권으로 몰릴 것이고 결국 수익률이 낮아질 것입니다. 만약 부동산의 수익률이 확실히 높다면,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게 되고 이에 따라 임대수익률이 낮아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시장이 출렁거릴 수도 있고, 고수익이 가능한 시기와 종목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충분히 길게 잡고 전체의 평균을 잡아보면 투자상품들의 수익률은 거의 평균에 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우리가 보는 자산 전문가들은 그 와중에 좀 더 유리한 특정 시기와 종목을 찾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중반강남의 아파트가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때, 외환위기 직후 주식이 미친 듯이 올라갔을 때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표는 한국의 자산상품별 누적수익률을 보여줍니다. 주택의 누적 수익률은 집값이 올라서 얻는 자본이익과 임대를 통해 올리는 임대수익을 모두 포함한 것이며, 주식이나 채권은 전체 시장의 평균 수익률입니다.

 
흔히 ‘부동산 불패신화라고들 하는데 과연 그런지 살펴봅시다.

표를 보면 아파트의 20년 누적수익률은 357.2%이고, 단독주택은 약 94.8%입니다. 즉 단독주택을 20년 동안 소유했다면 누적수익률이 94.8%에 불과해서 손해를 봤다는 것입니다. 반면 주식의 20년 누적수익률은 194.6%이고, 회사채는 503.7%입니다. 한편, 강남아파트의 20년 누적수익률은 600%입니다. 하지만 강남이 한국의 부동산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니다. 외환위기 때 삼성전자 주식을 3만원대에 샀다면 현재 수익률은 5%가 넘습니다.
 
부동산을 하나의 투자상품으로 본다면 어떤 시기에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의 수익률이 다른 상품에 비해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고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자산 시장은 철저하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high risk, high return, row risk, row return)’의 법칙이 지배하는 곳입니다. 특정상품이 지속적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곳이 절대로 아니기 때문입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입니다라는 공익광고 문구가 있었습니다. 주택이 주거공간이 아니라 투기대상으로만 전락할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캠페인 문구는 한편으로는 부동산이라는 상품의 특징을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부동산이란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삶을 누리며 사는 곳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투자수익을 위해 사는(구매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가치적 지향은 부동산이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 우리의 현실적 지평에서는 부동산이 매매와 투자의 대상이자 수단임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포스트는 대한민국 부동산 7가지 질문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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