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은 아이가 13세가 되면 성인식을 하고 성년 선물로 부모와 친지들이 현금을 선물하여 종잣돈을 만들어줍니다. 아이는 그 종자돈을 기반으로 부모와 함께 주식,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하여 키워가죠. 18세가 되면 독립하기 위해서입니다. 유대인 부모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의 일을 돕게 하는 등 경제와 금융 교육에 노출시키며 집안 경제활동의 일원으로 키웁니다. “너는 알 것 없으니 공부나 열심히 해.”라고 일축하는 한국의 부모들과 큰 차이가 있죠.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임에도, 우리 교육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 바로 경제 교육과 금융 교육입니다. 『부자 아빠의 자녀 교육법』에서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를 ‘금융IQ’라고 했죠.
돈머리는 젬병이었던 나는 약 2년간 집중적으로 재테크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손에 현금을 좀 쥐고 있었지만 선뜻 투자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 투자의 출발은 지식이지만 끝은 리스크를 감당할 용기더군요. 투자가로 살려면 배포와 배짱이 필요합니다.
투자 포트폴리오가 적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이들의 경제 교육을 빨리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샀을 때는 금리와 이자액을 알려주었고, 금리가 오르면 금리 상승이 우리 집안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신문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어요.
어려서부터 돈 관리를 해온 아이들은 은행과 증권사도 직접 다닙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용돈통장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중학생인 작은 아이의 사업(자전거 수리 등) 통장도 따로 자기 명의로 만들어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예금과 적금통장을 두서너 번 갈아타면서 복리에 대해서 배웠고, 만기가 되자 이자가 지난해보다 적어졌다고 저금리 기조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죠. 연말이면 물가상승을 고려해 용돈을 올려달라고 협상을 해오기도 합니다.
내가 만난 전문직 종사자 중에는 경제 교육과 금융 교육을 시키는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 일상에서 경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신문과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경제 뉴스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해외 경제이슈와 국내 정치·경제적 사안들이 집안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직감적으로 묻는다고 합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뉴스를 듣고 자금 여력이 있으면 환투자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아이도 있다고 해요.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나는 아이들과 함께 의논하여 원하는 투자활동을 정하고 소정의 투자금을 지원해주었습니다. 경제활동을 직접 경험하게 한 것이죠. 둘째의 경우 공부에서는 누나에게 밀리지만 경제활동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직접 수리하고 업그레이드하며 써본 경험이 쌓이자, 친구나 지인들의 자전거 부품 업그레이드나 중고 자전거 구매 대행, 중고부품 수리 매매 등으로 수익을 만들더군요. 한 때 거래금액이 점점 커져서 한때 성인의 수개월 치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에 육박한 적도 있습니다. 거래 규모가 너무 크다고 판단해 이 거래는 중단시켰습니다. 어쨌거나 둘째는 자신의 경제활동을 통해 깨지고 배우기를 반복하며 사업자로서의 적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공부보다 사업이 적성에 맞습니다. 현재는 자전거 중고부품을 유통하는 앱을 기획 중이고, 마케팅도 독학하며 어설프게나마 사업 기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액의 투자금은 고스란히 투자금통장에 넣고, 금융투자처를 고민하거나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죠. 미미하지만 사업자금 관리도 직접 합니다. 버려지는 자전거들을 재활용할 수 없을지 고민하며, 고등학생이 되면 사업자등록을 내고 국가에서 주는 창업자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검토 중입니다.
둘째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을 익히고 배우며, 차분히 미래 사업가로서의 자질을 키우고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공부로 1등을 하진 않겠지만, 자신의 꿈속에서 자기 길을 잘 찾아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포스트는 『똑똑한 모험생 양육법』을 참고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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